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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퇴임 앞둔 바이든, ‘트럼프 저격수’ 前 공화당 의원에 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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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체니, 1·6 사태 후 트럼프 탄핵 찬성

대선 과정에선 민주당 후보 해리스 지지

퇴임이 채 20일도 남지 않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리즈 체니(58) 전 공화당 하원의원에게 ‘대통령 시민 메달’(Presidential Citizens Medal)을 수여했다. 대통령 시민 메달은 미국에서 민간인에게 주어지는 훈장으로는 ‘대통령 자유 메달’(Presidential Medal of Freedom)에 이어 두 번째로 훈격이 높다.

딕 체니 전 부통령(2001∼2009년 재임)의 딸인 체니 전 의원은 공화당 소속이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대립각을 세워 왔고, 지난 대선 과정에서는 민주당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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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리즈 체니 전 공화당 하원의원에게 ‘대통령 시민 메달’ 훈장을 수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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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체니 전 의원 등 20명에게 대통령 시민 메달을 수여했다. 이 가운데 이미 세상을 떠난 4명에게 추서된 훈장은 유족 등이 대신 받았다. 1969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에 의해 제정된 대통령 시민 메달은 조국이나 동료 시민을 위해 모범적인 봉사 활동을 한 미국 시민이 수여 대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체니 전 의원을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1·6 테러 사태 진상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우리나라가 추구하는 자유, 존엄성, 품위 등의 이상을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내고 초당적 입장에서 반대 정파한테도 손을 내밀었다”고 밝혔다. 2021년 1월6일 당시 대통령이던 트럼프가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지지자들을 선동해 연방의회 의사당을 습격하도록 한 1·6 사태에 대응한 체니 전 의원의 태도를 높이 평가한 것이다.

체니 전 의원은 2017년 1월 공화당 소속 연방 하원의원으로 의정 활동을 시작했다. 트럼프가 1·6 사태를 일으켰을 당시 그는 공화당 하원의 서열 3위에 해당하는 의원총회 의장이었다. 공화당 의원들이 대체로 트럼프 편을 든 가운데 체니 전 의원은 확고한 반(反)트럼프 입장에 섰다. 사태 8일 뒤인 2021년 1월14일 하원은 트럼프 탄핵소추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32표 대 반대 197표로 통과시켰다. 체니 전 의원은 공화당 의원이면서도 탄핵 찬성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그 뒤 얼마 안 돼 트럼프 행정부 임기가 끝나고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탄핵은 결국 불발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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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미국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이 리즈 체니 전 공화당 하원의원과 함께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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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행정부 들어 2021년 9월 하원이 1·6 사태 전모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위원회를 만들었을 때 체니 전 의원은 부위원장을 맡아 엄정한 조사를 이끌었다. 위원회 조사 결과를 토대로 검찰은 트럼프를 반역 등 혐의로 기소했으나,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형사처벌은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친트럼프 진영은 체니 전 의원을 ‘배신자’로 규정하고 보복에 나섰다. 트럼프 본인이 직접 나서 “그녀(체니 전 의원)를 감옥에 보낼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결국 체니 전 의원은 2022년 11월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인 와이오밍주(州)에서 공화당 공천을 받지 못했고, 2023년 1월 3선 의원을 끝으로 하원을 떠났다. 그는 최근 미 대선에선 트럼프 대신 민주당 해리스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직접 해리스와 함께 유세 현장을 다니며 연설을 하기도 했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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