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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그 영화 어때] 봉준호와 박찬욱이 돌아온다, 2025년 영화 기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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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조선일보 문화부 신정선 기자입니다. ‘그 영화 어때’ 구독자 여러분, 2025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해 더 부지런히 구독자 여러분을 찾아뵙겠습니다. ‘그 영화 어때’ 109번째 레터올해 개봉할 신작 소개입니다. 반갑고 기대되는 영화가 꽤 많은데요, 다들 관심 있으실 몇 편 골랐습니다. 제가 오늘(3일) 아침자 신문 기사로도 쓰긴 했는데, 레터에선 지면이 좁아 기사에 못 들어간 영화까지 말씀드려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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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pire, December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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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신작이라면 이 분 영화 빼놓을 수 없죠.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입니다. 3월 개봉이고요. ‘그 영화 어때’ 오랜 구독자시라면 기억하실 거에요. 이 영화, 제가 작년에 레터로 보내드렸죠. 작년에 개봉한다고 해서 원작 소설 읽어보고 대략의 내용을 말씀드렸는데, 개봉이 한 해 미뤄지면서 올해 3월에 드디어.

영화 전문지 ‘엠파이어’에서 지난달 커버스토리로 ‘미키17′을 다뤘는데요, 궁금해서 잡지를 사서 읽어 봤습니다. 저작권 때문에 여기에 올리지는 못하는데, 촬영 현장 사진도 실었고, 봉 감독님 줌 인터뷰도 했더군요. ‘기생충’ 이후 6년 만에 내놓는 영화이니 감독님 본인이 부담이 크지 않으실까요.봉 감독님 말씀이 “‘기생충’ 이후 꽤 시간이 지났단 걸 알고 있다, 그런데 저는 하루도 쉰 날이 없다, 쉬지 않고 일했다”고 하시네요. 세상 모두가 주목하는 작품(즉, 언제든 비판 나아가 비난할 준비가 된 작품)을 만든다는 건 역시 쉽지 않나봅니다. 봉 감독님이 “‘미키 17′은 제 영화 중 가장 인간적인 이야기”라고 하셨는데, 어떨지. 원작 소설은 앞부분은 괜찮은데 뒤에가 별로거든요. 왜 그럴 때 있잖아요. 애걔? 이거야? 싶은. ‘엠파이어’ 기사를 보니 원작의 미미한 인물들을 개성있게 살렸나 봅니다. 아래에 작년 ‘그 영화 어때’ 38번째 레터 링크 붙일게요. ‘미키17′ 원작이 궁금하시다면 도움이 되실 거에요.

기사클릭☞결국 개봉 미뤄진 봉준호 신작 ‘미키17′, 어떤 작품이기에기사클릭



박찬욱 감독 3년 만의 연출작 ‘어쩔수가없다’ 역시 기대작입니다. 작년에 나온 ‘전,란’은 박찬욱 브랜드를 활용하긴 했지만, 박 감독님의 연출작은 아니었죠. 이번에 기사 쓰면서 전작인 ‘헤어질 결심’ 관객수를 확인하다가 새삼 놀랐어요. 189만명이라. 그때 제가 담당기자가 아니어서 상황을 정확히 모르겠는데, 마케팅의 총체적 실패였을까요. 그래서 ‘어쩔수가없다’에 더 주목하게 됩니다. 박 감독님이 흥행에 연연하실 위치는 아니지만 어떤 감독이라도 대중의 반응과 평가는 무시할 수 없으니까요.

전 박 감독님의 문어체 제목이 참 좋아요. 원작 소설 제목은 ‘도끼’인데 어떻게 저렇게 매력적인 제목으로 바꾸셨는지. 25년 일한 직장에서 해고된 남자가 인간 사냥에 나선다는 줄거리인데요, 이병헌이 주연입니다. 혹시 오징어게임2 보셨나요. 의견이 많이 엇갈리지만 저는 오겜2가 매우 세련되게 잘 만든 시즌2 라고 생각합니다. 시즌3으로 가는 다리를 이만큼 탄탄하게 지어놓기가 어디 쉽던가요. 특히 이병헌. 오겜2 크레딧에 이병헌 말고 이병헌의 눈도 따로 올려야 한다고 이 연사 강력하게 주장합니다. 흠흠. OTT는 제 담당이 아니라서, 오겜 얘기는 자세히 하지 않겠지만, 이병헌이 나오는 박찬욱의 신작에 제 기대포인트 만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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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수가없다


올해 신작을 쓰기 전에 영화 쪽 몇 분께 여쭤봤는데 공통적으로 꼽히는 작품이 ‘전지적 독자 시점’이었습니다. 7월 개봉인데요, ‘더 테러 라이브’의 김병우 감독이 연출합니다. 전 전독시를 그저 인기 웹툰 정도로만 알고 있었거든요. 이번에 기사 쓰기 전에 웹툰을 봤더니, 오호라, 이런 신통방통한 지점이. 왜 인기 있는지 알겠더라고요. (웹소설이 먼저, 웹툰이 나중에 나왔습니다.) 보시고 싶다면 네이버웹툰에 있습니다. 무료에요. 전 38회까지 봤는데 약간 오징어게임과 유사한 세계관도 보이네요. 누가 누굴 베꼈다 이런 건 아니고요, 요즘 대중문화 소재가 어느 정도 유사한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생존과 투쟁, 그를 지켜보는 익명의 다수, 그 과정에서 밑바닥을 드러내는 인간성, 자기 발견 등이 대표적이죠.

전독시는 지방대 나온 비정규직 청년이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인데요, 천만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와 ‘신과함께’를 만든 리얼라이즈픽쳐스에서 제작했습니다. 대중이 원하는 영화를 아는 제작사죠. 과연 올 여름에 천만영화 새로 나올지. 리얼라이즈픽쳐스의 원동연 대표님은 “천만영화가 목표라서 만든 게 아니고, 이 시대 청년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줄 스토리라서 만들었다”고 하시더군요. 이왕이면 위로와 희망도 주고, 천만도 돼서 극장가에 불이 붙었으면 좋겠네요.

웹툰 원작 영화론 ‘좀비가 되어버린 나의 딸’도 있습니다. 작품 보는 선구안이라면 뒤지지 않는 배급사 뉴(NEW)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우선 기대치 상승. 조정석 이정은 조여정 윤경호 최유리 캐스팅에 호감도 상승. 좀비가 된 딸을 다시 사람으로 돌리려고 시골집으로 낙향한 아버지(조정석)와 할머니(이정은), 아버지의 첫사랑(조여정)이 안겨주는 웃음과 감동 스토리라고 합니다. 좀비물이 이젠 좀 식상하지 않나 싶었는데, 죽고 죽이고 쫓고 쫓기는 기존 좀비물과 많이 다른, 코믹 가족 영화라는 전언. 작년에 깜짝 흥행한 NEW의 개성 넘치는 영화 ‘핸섬 가이즈’의 뒤를 이을 흥행작이 되지 않을지. 하반기 개봉인데, 대진표가 관건이겠습니다. 아래 이미지는 ‘좀비딸’ 작품 분위기를 보여주는 컷인데, 네이버웹툰에서 미공개본을 특별히 보내주셨어요. 구독자 여러분하고만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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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가 되어버린 나의 딸'/네이버웹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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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 중에선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5월), ‘아바타’ 3편인 ‘아바타: 불과 재’(12월), 작년 ‘위키드’ 파트1에서 이어지는 ‘위키드: 포 굿’(11월) 등이 개봉 일정을 잡았습니다. ‘전독시’의 천만행에 가장 큰 적수가 될 ‘슈퍼맨’도 있고요. 같은 7월에 개봉하니 피할 수 없는 대결이죠. 또 슈퍼맨인가 싶어서 별 기대가 없다가 예고편을 보고 놀랐습니다. 제 눈을 사로잡은 건 슈퍼맨의 단짝 슈퍼독! 제가 아래에 예고편 링크 붙일 테니 함 보세요. 구조를 요청하는 슈퍼맨의 휘파람을 듣고 저 멀리서 엄청난 눈보라를 일으키며 하얀 댕댕이가 달려옵니다. 슈퍼맨을 구해줄 정도면 만만치 않은 녀석인가본데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끝으로, ‘슈퍼맨’의 감독 제임스 건이 ‘슈퍼맨’을 왜 만들었는지 밝힌 인터뷰중 일부를 말씀드리며 오늘의 레터를 마무리할까 합니다. 저는 제임스 건의 저 말을 듣고 영화에 대해, 영화의 힘에 대해 다시 생각해봤답니다.

“We do have a battered Superman in the beginning. That is our country. I believe in the goodess of human beings, and I believe that most people in this country, despite their ideological beliefs, their politics, are doing their best to get by and be good people- despite what it may seem like to the other side, no matter what that other side might be. This movie is about that. It’s about the basic kindness of human beings.”

“영화 시작에 보이는 얻어맞은 슈퍼맨, 그게 우리나라다. 난 인간의 선함을 믿는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설혹 이데올로기가 다르고 정치적 믿음이 다르더라도, 각자가 살아가기 위해, 그리고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믿는다. 다른 쪽이 뭐가 됐든, 뭐라고 보여든지간에. ‘슈퍼맨’은 그에 대한 영화다. 인간의 근본적인 친절함에 대한 영화다.”

제임스 건이 말하는 우리나라는 미국이지만, 그의 말은 우리의 우리나라에도 맞는 말이 아닐지요. 인간의 선함과 친절함을 믿고 살려나갈 때, 보통 사람도 슈퍼맨을 구할 수 있고, 우리 일상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게 아닌지. 새해에는 그렇게 믿으면서 다들 밝은 날 맞이하시길. 저는 다음 레터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신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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