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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장사 안되는데 인건비 부담"…소상공인, 키오스크·서빙로봇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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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최저임금, 지난해보다 1.7% 오른 1만30원

“1만원 돌파는 상징적인 것…심리적 불안감 커져”

인건비 아끼려 디지털 기기 도입하는 움직임도

[이데일리 김세연 기자] “사람이 잘 안 구해져서 주휴수당을 합한 것보다 시급을 더 주고 직원을 고용하고 있었어요. 최저 시급이 오르니 여기서 임금을 더 올려야 할 것 같아서 부담이 커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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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서울 종로구 식당가가 한산한 모습이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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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에서 2년째 호두과자 가게를 운영하는 이모(40) 씨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씨는 “3~4시간 파트타임 아르바이트가 잘 구해지지 않아 개업 때 고용한 직원들과 오랫동안 함께 하고 있다”며 “오래 일한 직원들이라 월급을 올려주고 싶지만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다”라고 걱정했다. 인근에서 보쌈가게를 운영하는 A씨도 “당장은 느끼는 게 없지만 안 되겠다 싶으면 (직원을) 줄여야 하지 않겠나”라며 한숨을 쉬었다.

2025년 새해 최저임금은 지난해보다 1.7% 오른 1만30원이 됐다. 인상률로 보면 2021년(1.5%) 다음으로 높지 않아보이지만,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상징적인 수치인 ‘1만원’을 넘어서니 부담이 커졌다는 아우성이 들린다. 서울 관악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고장수 카페협동조합 이사장은 “경기 상황은 악화하고 최저 임금은 계속 상승하고 있어 카페 뿐만 아니라 모든 자영업이 위기”라며 “올 겨울은 어떻게 보낸다치더라도 올해 전체로 보면 폐업이 많이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라는 심경을 밝혔다.

최저임금 인상은 △법정 수당(연장근로 수당, 야간근로 수당, 휴일근로 수당) △복리후생비용(상여금, 식비, 교통비) △사회보험료(국민연금, 건강보험료, 고용보험료) 등도 함께 끌어올리기 마련이다. 고물가와 장기 경기침체라는 어려움에 직면한 자영업자에겐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같은 상황에서 인건비 부담을 피하기 위해 디지털 기기로 눈을 돌리는 소상공인도 늘고 있다. 지난달 중소기업중앙회가 식당과 카페, PC방 등 키오스크를 활용하는 업체 402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소상공인 키오스크 활용현황 및 정책발굴 실태조사’에서 93.8%는 ‘키오스크 도입이 경영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키오스크가 인건비 절감에 도움된다고 답한 294개 업체는 종업원을 평균 1.2명 줄였고 한 달 인건비는 약 138만원 절감되는 효과가 있었다고 답했다.

고장수 카페협동조합 이사장도 지난해 여름 자동화 기기를 도입하며 이미 직원을 2명에서 1명으로 줄인 상태다. 그는 “갈아낸 원두를 다시 다른 기계에 끼워 에스프레소를 추출할 필요없이 버튼 하나만 누르면 되는 전자동 기기로 바꿨다”며 “인력을 채용하면 교육을 해야하는데 그들이 오랫동안 일한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의도 직장가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장하니(33) 씨는 서빙로봇 3대를 도입했다. 그는 “짧은 파트타임은 사람이 잘 안 구해진다. 여의도는 브레이크 타임(휴식시간)이 있는데 풀타임으로 일할 직원을 구하는 것은 인건비 부담이 크기 때문에 처음부터 서빙로봇을 도입했는데 잘 쓰고 있다”고 말했다. 매장 직원 B씨도 “매장이 넓어서 서빙로봇이 확실히 업무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장기 불황에 임금 상승 등의 이유로 디지털 기기 도입이 늘자 고용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류필선 소상공인연합회 전문위원은 “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 1만원이 상징적인 부분이 있어 심리적으로 불안감이 증폭된다고 하더라”며 “소상공인 업종에서 고용을 창출하면서 취약계층의 고용을 일부 책임진 부분이 있었는데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기반이 약해졌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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