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2시 서울 용산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오석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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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 영장 집행이 중지됐답니다!"
"와(함성)"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가 3일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돌입했지만 대통령경호처와 대치 끝에 영장 집행을 중단하자 서울 용산구 한남동 루터교회 인근 대통령 관저 앞에 모인 집회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이날 오후 윤 대통령 지지자 약 2만명(경찰 추산)은 공수처가 대통령 관저에 도착한 오전 7시쯤부터 집회를 이어갔다. 오후 1시50분쯤 연단의 사회자가 "체포 영장 집행이 중지됐다"고 말하자 큰 북소리와 함께 5분 넘게 귀가 찢어질 듯한 환호성이 이어졌다. 몇몇 지지자들은 추위를 잊은 듯 제자리에서 위아래로 뛰었다.
참가자들은 손을 위로 들고 깃발을 흔들며 "드디어 우리가 이겼다" "주사파는 이제 끝났다"며 서로를 얼싸안고 기뻐했다.
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주변에 보수단체 회원과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집결해 있다. /사진제공=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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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에 참여한 한 60대 남성 A씨는 "나는 500m 건너편에서 집회에 참여하고 있었는데 거기서도 다 들렸다"며 "기세가 바뀌었으니 (대통령) 반대 세력은 이제 끝났다"고 밝혔다.
또 다른 60대 남성 B씨는 "검문소 쪽으로 내려가야 우리가 (윤 대통령을) 지킬 수 있는데 경찰이 막아서 화가 났었다"며 "어쩔 수 없이 집회 맞은편 장소에 있었는데 영장 집행 정지 소식이 들리고 너무나 기뻤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에 이어 오늘도 온 보람이 있다"고 했다.
오늘 오전 10시쯤 집회 현장에 도착했다는 50대 여성 C씨는 "공수처가 이번은 물러갔지만 워낙 악독하니 또 올 것"이라며 "그때마다 막으러 나올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약과고 여기서 밤을 샌 사람도 있다"며 "오늘 막혀서 한시름 놨다"고 말했다.
또 다른 50대 여성 D씨는 집회에 친구들과 함께 왔다. D씨는 "우리가 아침부터 '공수처 철수해라' '집 가'라고 계속했다"며 "우리는 언제든 나와야 할 상황이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이날 경찰은 기동대 45개 부대, 약 2700명을 현장에 투입해 관저 진입로에서 폴리스라인(경찰저지선)을 설치하고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관저 인근 진입을 막았다. 경찰은 기동대 버스 135대로 차 벽을 설치하고 관저 앞 도로 2개 차로를 통제했다.
공조본은 이날 오전 8시2분쯤 공수처 인력 30명, 특수단 직원 120명을 투입해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시작했지만 끝내 윤 대통령 신병을 확보하지 못했다. 공수처는 경호처를 결국 뚫지 못했다.
경호처장은 공조본에 경호법과 대통령 관저가 경호구역이라는 근거로 수색 불허 입장을 냈다. 공조본은 경호처장에게 체포영장을 제시하고 협조를 요청했지만 불발됐다.
앞서 공수처와 경찰은 이날 오전 8시2분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진입을 위해 공관촌에 들어갔다. 공관촌에는 △대통령 △국회의장 △대법원장 △국방부 장관 △외교부 장관 △합참의장 공관 등이 있다. 공수처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사건과 관련 내란 수괴(우두머리) 혐의를 받는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에게 세 차례 출석요구를 했고 윤 대통령은 불응했다.
이에 공수처는 법원에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했고 지난달 31일 발부받았다. 현직 대통령의 체포영장이 발부, 집행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송정현 기자 junghyun7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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