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다가올수록 격화하는 전황
수세 몰린 우크라, 전투·선전·외교 ‘총력’
공세 펴는 러시아…트럼프 의도는 안갯속
러시아 국방부가 2024년 10월17일(현지시간) 공개한 영상에서 한 러시아 군인이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진지를 향해 총을 발사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 제공. AP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우크라이나 전쟁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쿠르스크 전선에서 새해 들어서도 치열한 교전이 이어지고 있다. 탈환을 서두르는 러시아는 파병된 북한군을 쿠르스크에 추가 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세에 몰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 지휘 본부를 공략하는 동시에, 취임을 18일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을 향해 종전 협상에 발맞출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2일(현지시간) 키이우인디펜던트 등 우크라이나 매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 마리노 마을에 있는 러시아군 지휘 본부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번 공격은 무고한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상대로 테러를 저지르려는 러시아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드리 코발렌코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산하 허위정보대응센터장은 이번 공격으로 러시아 제810여단에 상당한 피해를 줬다고도 주장했다. 쿠르스크 당국은 릴스크 지역의 이바노프스코예가 포격을 받아 기숙학교와 우체국, 쇼핑센터, 주택 등이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러시아 본토 내 쿠르스크 지역은 우크라이나군이 지난해 8월 기습적으로 공격해 일부 점령한 곳으로, 러시아군이 최근 몇 달 사이 북한군 투입과 더불어 탈환 공세를 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훗날 러시아와 종전 협상에서 쿠르스크 지역이 잠재적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해왔는데, 갈수록 전황이 우크라이나에 불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의 반격을 저지하기 위해 최근 들어 러시아군의 주둔 기지 역할을 하는 몇몇 소규모 마을을 포격하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동시에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은 ‘실전 경험이 별로 없는 북한군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사기가 떨어진 북한군이 과음하고 있다’ 등 정보를 집중적으로 전하고 있다. HUR은 이날 새 북한군 병력이 쿠르스크 전선에 추가로 배치됐다고도 주장했다.
러시아는 쿠르스크를 비롯한 주요 전선에서 공세 수위를 높이는 동시에 우크라이나 군사산업단지 작업을 지원하는 에너지 시설과 군 비행장 등에 대한 공격도 병행 중이다. 새해 첫날에만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러시아의 드론 공격을 받아 2명이 숨지고 최소 6명이 다쳤다. ‘조기 종전’을 공언해온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이 가까워질수록 오히려 전황이 격화하는 등 전쟁의 흐름이 묘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024년 12월1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가 확정됐을 때부터 신속하게 축하를 전하는 등 외교적 노력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종전 협상에 임할 준비가 됐음을 강조해왔다. 영국 BBC는 “우크라이나가 종전 협상에 대해 우려하고 있긴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에게 ‘사업할 수 있는 사람’으로 여겨지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평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도 TV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전쟁에서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는 실제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막거나, 우리가 푸틴을 막도록 도울 수 있다”며 “나는 그가 진심으로 전쟁을 끝내고 싶어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 등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 조치를 함께 요구하고 있어 종전 협상이 빠르게 진행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수석연구원 마이클 코프먼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두 가지 과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BBC에 “상황을 안정시킬 충분한 시간이나, 성공적인 종전 협상에 대한 명확한 이론 없이 매우 부정적인 궤도를 지나온 전쟁을 물려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러·우를 향해 협상에 나서야 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지만, 양국의 입장 차이를 어떻게 좁힐지에 대한 구상을 명확하게 밝힌 적은 없다.
☞ 우크라 “북한군 쿠르스크에 추가배치…과음 문제도”
https://www.khan.co.kr/article/202501031018001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계엄, 시작과 끝은? 윤석열 ‘내란 사건’ 일지 완벽 정리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