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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6 (월)

저지선 뚫고 산길 넘고…'진입부터 철수까지' 5시간 반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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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3일) 이른 아침부터 온 국민이 지켜본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은 5시간 반 만에 허무하게 끝이 났습니다. 궁금한 점이 많으실 텐데 영장 집행 상황을 법조팀 연지환 기자와 세세하게 따져보겠습니다.

연 기자, 우선 관저 길목으로 가는 흰색 철문은 비교적 수월하게 진입을 했는데요?

[기자]

영상을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공수처 부장검사가 바리케이트 앞에서 경호처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고요.

먼저 바리케이트가 열렸습니다.

곧이어 관저로 가는 흰색 철문이 열렸습니다.

바로 대형 버스 한 대가 나타났는데요.

공수처에선 이걸 1차 저지선으로 표현했습니다.

여기서 경호처 차장과 관계자 50여 명이 있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 역시 뚫고 지나갔는데요, 이게 8시 3분입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우려한 것과 달리 집행이 수월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였습니다.

[앵커]

하지만, 곧바로 경호처가 세워 놓은 버스 차벽이 가로막았지요?

[기자]

네, 2차 저지선인데요.

공수처 설명에 따르면 차벽 주변으로 경호처와 군 부대 등 10여 명이 가로 막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사람들이 뒤엉키는 모습도 보입니다.

여기에서 공수처와 경호처 간에 몸싸움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이때부터 경찰들이 본격적으로 공수처를 지원하기 시작합니다.

이 2차 저지선도 오전 9시 15분에 뚫렸습니다.

일부는 산길을 타고 넘어갔다고 합니다.

[앵커]

그 다음부터는 영상으로는 잡히지 않는 공간이었지요?

[기자]

네, 2차 저지선을 뚫고 가자 그 뒤에 3차 저지선이 또 있었다고 합니다.

관저 건물과 불과 200미터 떨어진 곳이었는데요.

경호처가 생각보다 쉽게 물러서는가 했지만, 바로 이곳에 방어 본진을 꾸렸습니다.

1, 2차 방어선과 달리 언론 카메라에 포착되지 않은 장소에서 본격 저지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버스와 차량 10여 대로 차벽을 세우고 경호처와 군까지 200여 명이 겹겹이 인간벽을 만들고 있었다고 합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급여를 받는 경호처와 군이 직무를 수행하지도 않는 윤 대통령의 체포를 막아주는 사병처럼 활용된 겁니다.

이 대치가 시작된 게 오전 9시 51분쯤입니다.

공수처 인력과 경찰을 합하면 120여명 정도 됐지만 대치 끝에 진입을 하지 못했습니다.

공수처는 경호처가 개인 화기를 소지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현장에서 직접 꺼내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이 됐습니다.

[앵커]

그러면 여기에서 돌아온 것인가요?

[기자]

아닙니다. 협의를 해서 검사 3명이 이 3차 저지선 넘어 이동했습니다.

관저 건물 바로 앞 철문까지, 그러니까 4차 저지선이지요.

여기에서 변호사 2명, 김홍일 윤갑근 변호사와 만났지만 변호인들은 불법 체포라는 기존 주장한 반복했습니다.

철문은 끝내 열지 못하고 오후 1시 30분 체포영장 집행을 중지하고 철수했습니다.

[앵커]

이제 제일 궁금한 것은 2차 시도에서는 윤 대통령을 체포할 수 있겠느냐인데요?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거 아닌가요?

[기자]

현재로서는 오늘과 같은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경호처와 군부대까지 겹겹이 벽을 세우고 막아서는 상황, 그리고 관저 건물의 철문을 돌파할 방법을 찾지 않는다면 결과가 달라질 수 없을 겁니다.

공조수사본부가 박종준 경호처장 등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하고 출석 요구를 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박 처장이 수사에 응할지, 또 이런 압박으로 봉쇄를 풀 수 있을지는 불투명합니다.

[앵커]

법원이 발부한 영장 집행이 가로막히는 건 법치주의 국가에서 일어났다고 믿기 어려운 일이죠. 법원 영장 집행 방해한 일반사람들 모두 무거운 처벌 받지 않았습니까. 그럼 이제 이 영장은 의미 없게 되는 것인가요?

[기자]

체포영장 집행 시한이 오는 6일까지인 만큼 공수처는 집행 방법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다만, 언제 어떤 방식으로 재시도에 나설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공수처는 일단 현장 상황을 모두 채증을 했다며 추가 조치는 검토를 해서 결정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연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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