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이 저자]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거짓말’ 노한동
그의 책은 사무직의 괴로움이나 관료제의 따분함을 논하는 글이 아니다. 문체부에서 출판, 체육, 저작권 등을 담당하며 10년간 경험하고 관찰한 공직 사회의 무능한 일상과 좌절을 보여주는 르포다. 윗사람의 심기에 맞추는 데 전적으로 집중된 업무 평가 시스템, 복잡한 현실을 5분 만에 읽을 수 있도록 작성해야 하는 보고서, 바뀌는 정권과 여론에 갈피를 못 잡는 조직, ‘혈세’라면서도 예산 규모를 늘리기만 하면 성과로 평가받는 분위기 등 ‘가짜 노동’과 ‘거짓말’로 점철된 공무원 조직의 폐단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공무원 조직의 붕괴는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5년간 5년 차 미만 퇴사자는 2배 이상 늘었고, 5~7년 차 퇴사자 수는 3배 이상 증가했다. 사회적 지위와 안정적인 고용 형태 덕에 과거 ‘철밥통’이라 불리던 공무원의 인기는 시들해지고 있다. 노한동은 문제 해결의 초점을 ‘쓸데없고 무의미한 업무의 제거’에 뒀다. 국정감사 전날 밤을 새워 장관 답변을 준비했지만, 정작 발표가 끝나면 누구도 그 답변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 현실, 아무도 제대로 읽지 않는 수천~수만 페이지의 부처별 예산 사업 설명 자료 등 ‘보여주기식 행태’가 작금의 무능과 무기력을 만들었다는 것. “10년 동안 몸담았던 조직입니다. 애정에 기반한 제언입니다. 유능하고 효율적인 조직을 만들려면 관료의 ‘가짜 노동’을 줄이는 데 온 힘을 다해야 합니다.”
[김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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