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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6 (월)

"더 이상 서민음식 아냐"···김밥·햄버거, 10년 간 60%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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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룟값·인건비 등 오르자 메뉴 가격 ↑

김밥천국 '원조김밥' 가격 2배 비싸져

한국 맥도날드, 10년 간 6차례 인상

대체 음식 찾고 쿠폰 혜택 활용 등 대안

오른 가격에 고객 이탈···실적 악화 우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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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음식의 대표명사였던 김밥과 햄버거가 10년 새 가격이 60% 이상 비싸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이 오른 데다 이상기후, 공급망 이슈 등으로 재료 가격마저 상승하자 음식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올해도 고물가 현상이 지속됨에 따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며 서민들의 외식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4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김밥과 햄버거 등 대표적인 서민음식의 가격이 지난 10년 간 평균 50~60%씩 인상된 것으로 집계됐다. 김밥과 햄버거는 한 끼를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데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국내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서민들이 즐겨 찾던 ‘김밥천국’, 재료 가격 인상에 67% ↑
작년 김밥천국의 주요 메뉴 가격은 10년 전인 2014년 대비 약 66.67%의 인상률을 보였다. 원조김밥이 1500원에서 3000원으로 2배 올랐고, 라면(80%), 등심돈까스(78%), 참치김밥(60%), 김치찌개(56%) 등의 가격 인상폭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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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의 대표명사이자 서민들이 즐겨 찾는 김밥천국의 주요 메뉴들이 일제히 오른 것은 이상기후에 따른 농수산물 가격 인상 탓이 가장 크다. 대표 재료인 김은 매년 수출량이 급증하며 ‘원초(김의 원재료)’ 수급이 불안정해지며 지난 한 해만 하더라도 59%가 올랐다. 이에 일부 김밥천국 점포는 김밥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다른 외식업체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 지역 기준 김밥의 경우 김 가격이 폭등하며 지난해 1~11월까지 5.3%가 올랐다.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8개 외식 메뉴의 평균 가격 상승률이 4%임을 고려하면 이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국내 패스트푸드 대표명사 맥도날드···10년 간 6차례 가격 올려

대표적인 패스트푸드 맥도날드는 같은 기간 주요 메뉴 가격이 51.9%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빅맥 단품은 2014년 4500원에서 지난해 6300원으로 40%가 올랐고, 빅맥 세트메뉴는 6000원에서 8500원으로 42% 비싸졌다. 후렌치후라이 미디엄(100%), 치킨 맥너겟 6조각(88%), 코카콜라 미디엄(73%) 등도 가격이 인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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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간 맥도날드는 6차례에 걸쳐 가격 인상을 진행했다. 2022년에는 두 차례에 걸쳐 일부 메뉴 가격을 올렸고, 작년 11월에도 13개 메뉴 가격을 평균 3.7% 인상했다. 당시 맥도날드는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인건비 등 제반 비용이 상승한 데 따른 영향”이라며 “고객 부담을 줄이고자 조정 품목과 규모를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단품 2000원으로 가장 저렴했던 메뉴였던 치즈버거를 단종시키는 대신 ‘토마토 치즈 비프버거’와 ‘트리플 치즈버거’를 출시하며 각각 4600원, 6700원으로 책정했다.



美 맥도날드, 연 평균 10%씩 인상···고객 64% 떠나

본국인 미국 맥도날드도 10년 간 주요 메뉴 가격이 평균 100% 가까이 올랐다. 미국의 개인금융 정보업체 파이낸스 버즈가 지난 달 29일 발간한 ‘미국의 식료품 물가 추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주요 메뉴 가격이 10년 간 평균 100%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인상률은 치즈버거(107%), 맥너겟 10조각(79%), 빅맥(78%) 순이었다. 같은 기간 미국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이 31%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가파른 상승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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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패스트푸드 가격이 오르는 것은 인건비 상승의 영향이 크다. 국내의 경우 2014년 최저임금은 5210원에서 지난해 9860원으로 89.3%가 올랐다. 미국 뉴욕, 캘리포니아 등 주요 대도시는 최저임금이 시간 당 8달러(한화 약 1만1800원)에서 16달러(2만3500원)까지 2배 올랐다. 이 외에도 인플레이션, 공급망 문제 등도 가격 인상을 부추겼다.



부담 커진 고객들, 대체제 찾기 나서···실적 악화 우려도

한 끼에 저렴하게 먹을 수 있었던 외식 메뉴 물가가 급등하며 소비자들의 부담이 늘고 있다. 이에 고객들은 편의점 김밥, 햄버거 등 더욱 저렴한 메뉴를 찾거나 앱 쿠폰, 멤버십 포인트 등 가격 혜택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밥, 햄버거 등 가격 인상으로 인해 고객들의 이탈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외식의 빈도를 줄이고 가정에서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미국 소비자연맹(CFA)에 따르면 저소득층 소비자의 64%가 패스트푸드 가격이 부담스러워 매장 이용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곧 실적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실제로 한국 맥도날드는 2022년 두 차례 가격을 인상했지만 다음 해에도 여전히 203억원의 영업 손실을 내며 5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김밥천국 역시 영업이익이 2022년 1582만원에서 2023년 440만원으로 72.2%가 줄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가성비' 음식을 즐겨 먹던 고객일수록 가격 인상에 대한 민감도가 더 높다”며 “더 저렴한 대체 음식을 찾거나 혜택을 활용하는 고객들이 늘어나며 실적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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