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11시 탑골공원에서 시국선언
“일부 노인, 극우유튜버들 몰지각한 행동하고 있어”
윤석열에 대한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이 불발된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탄핵 지지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윤석열 체포와 구속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살 만큼 살았으니 내가 총을 맞겠다!”
지난해 12월, 계엄군에 맞서 어느 70대 노인이 한 말이다.
노년 단체들이 윤석열 즉각 구속·파면하라는 시국선언을 한다.
60+기후행동(상임대표 신명식)이 윤석열의 내란 사태를 맞아 여러 노년단체들과 연대해 ‘노인 시국선언’ 행동을 4일 오전 11시 탑골공원에서 진행한다.
60+기후행동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극우로 편향된 한국의 노인상을 걷어내고 젊은이들과 손 맞잡고 진정한 민주주의와 경제정의, 기후정의를 위해 행동하는 새로운 노년상을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여러 차례 군사쿠데타와 비상계엄을 겪은 노년 세대로서 과거의 정신적 육체적 공포를 상기하며 이번 내란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을 즉각 구속 수사할 것과 헌법재판소의 조속한 파면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대한민국의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이룩해낸 노년 세대들인데 그 공은 내려놓고 민주주의 수호와 완성, 경제 불평등과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남은 여력을 다할 것을 함께 약속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노년 단체 시국선언문
내란수괴 윤석열 구속·파면을 촉구하는 노인시국선언
불법 비상계엄과 내란으로 인해 나라 전체가 한 달째 혼돈에 빠져있습니다. 내란수괴는 탄핵심판과 수사에 응하지 않고 있으며 법원의 체포영장조차 거부하고 일부 지지자들을 선동해 당장의 위기를 빠져나가려는 추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여러 차례 군사쿠데타와 비상계엄을 겪은 노년세대로서 더는 좌시할 수 없어서 현 시국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밝히고자 합니다.
1980년 5월 전두환 일당이 전국으로 비상계엄을 확대했을 때 광주의 시민과 학생들만이 목숨을 걸고 항거했습니다.
언론은 쿠데타세력의 나팔수를 자처했고, 수많은 언론인 교원 학생들이 거리로 쫓겨났습니다. 대학가에는 사복경찰이 상주 했으며, 청년들은 거리에서 수시로 검문을 당하고 가방을 열어보여야 했습니다.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회사가 고용한 깡패들에게 몽둥이질을 당했지만 도움을 청할 곳이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이런 공포정치 속에서 ‘성공한 쿠데타’는 오랫동안 처벌 받지 않았고, 반란 무리들은 호의호식하고, 제 수명을 다했습니다.
그 후 44년 동안 국민의 의식 속에 광주의 희생은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았습니다. 그러나 윤석열이 저지른 12.3내란에는 세대를 뛰어넘어 온 국민이 손을 잡고 민주주의를 지켜냈습니다.
우리는 비상계엄이 선포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도나도 국회로 달려갔습니다. 어느 중년은 계엄군의 목을 끌어안고 길바닥에 뒹굴었으며, 어느 청년은 무장차량을 온몸으로 가로막았습니다. 어느 70대 노인은 “살 만큼 살았으니 내가 총을 맞겠다”며 계엄군에 맞섰습니다.
이렇게 목숨을 건 항거와 그날 이후 칼바람을 맞으며 여의도와 지역 광장에서 민주주의를 외쳤기에 ‘제2의 광주유혈사태’와 전쟁을 막았습니다. 무엇보다 20·30청년들이 앞장섰기에 대한민국의 미래는 절망에서 희망으로 바뀌었습니다.
우리는 ‘눈 떠 보니 선진국’이라는 말이 나올 때 무척 자랑스러웠습니다. 노년들이 그에 일조했다는 자부심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세계 10위 경제대국에서 군대를 동원한 내란이 일어났습니다, 대한민국은 ‘눈 떠 보니 후진국’이 되고 말았습니다.
다행히 헌법 위에 군림하려는 내란을 저지했지만, 짓밟힌 국민의 자존심은 어떻게 치유를 해야 합니까? 헌법 위에 찍힌 군홧발 자국을 어떻게 지워야 합니까?
이런 판에 일부 노인과 극우유튜버들은 한남동으로 몰려가 윤석열을 지키겠다는 몰지각한 행동을 보이고 있습니다. 어른으로서 더는 추태를 부리지 말 것을 촉구합니다.
하루빨리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우리 국민들이 받은 충격과 상처를 치유하고 추락한 대한민국의 위상을 되살리기 위한 조치들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지난 1일 윤석열이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보낸 지지호소 편지. "실시간 생중계 유튜브를 통해 모습을 보고 있다"고 썼다. [사진=석동현 변호사.]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하나, 헌법재판소는 하루빨리 윤석열을 대통령 직에서 파면하십시오. 내란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국가신인도가 추락하고 경제가 휘청거립니다. 민생도 정말 어렵습니다. 온갖 실정과 악행을 내란으로 덮으려한 윤석열을 파면해야 대한민국이 새롭게 출발할 수 있습니다.
둘, 수사당국과 법원은 내란수괴와 그 일당을 신속하고 엄중하게 처벌하십시오. 어떠한 방해세력의 압력에도 굴하지 말고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가기 바랍니다.
이상 시급한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우리 노년들은 다시 광장에 섰습니다. 우리 공동체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세대를 뛰어넘어 모두와 손을 잡겠습니다.
우리는 당면 요구가 관철되더라도 멈추지 않겠습니다.
경제 불평등과 기후위기 등 어두운 그림자를 떠안게 된 젊은 세대에게 부끄럽지 않은 노년이 되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국민을 정말 두려워하는 정권이 들어서면 나라를 안정시키고 우리 사회를 대개혁 하는데 힘을 보태겠습니다.
2025년 1월 4일
50+금융노조연대/ 60+기후행동/ 고령사회를 이롭게 하는 여성연합/ 노년유니온/ 노후희망유니온/ 월남참전개혁연대/ 월남참전자미지급금환수추진위원회/ 이음나눔유니온/ 전국시니어노동조합/ 한국노년단체총연합회 (가나다순)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