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가격 하락에 수익성 우려 커져
트럼프 출범에 소통채널 강화해야
클러스터 조성 위한 법안 통과도 시급
[용인=뉴시스] 김종택 기자 = 경기도 용인시 원삼면 일대에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4.05.23. jtk@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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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올해 반도체 업계가 지난해보다 더 무거운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는 진단이다.
당장 범용 반도체 가격 하락에 대비해야 하고, 중국 업체들과 차별화 전략도 추진해야 한다. 이달부터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와의 소통을 강화해 미국 투자 사업을 안정시켜야 하는 과제도 있다.
지난해 처리가 무산된 반도체특별법, 전력망확충특별법 등도 올해 통과해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이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다.
中 공세 확대…韓, HBM 전환 시급
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해결할 과제들이 지난해보다 한결 만만치 않다는 관측이다. 반도체 시장 경쟁은 더 치열해졌지만 국내외 지정학적 불안이 커지면서 업황이 나빠지고 있어서다.우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매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범용 메모리 가격 하락을 대비해야 한다.
중국 메모리 업체들이 자국 정부의 보조금에 힘입어 구형 D램 가격을 대폭 낮추고 있어서다. 창신메모리(CXMT)의 경우 구형 D램인 'DDR4'를 최근 반값에 내놓을 정도다.
지난해 11월 PC용 D램 범용제품의 평균 고정 거래가격은 4개월 만에 35.7% 하락했는데 올해 하락 폭은 더 커질 수 있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매출을 이끌던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도 수요 위축으로 올 1분기 가격이 최대 10% 하락할 전망이다.
업계는 고대역폭메모리(HBM)로의 전환을 최대한 빨리 이뤄내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중국의 범용 메모리 물량 공세가 이뤄지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물량 조절 만으로는 가격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중국의 범용 칩 시장 장악력은 커질 것"이라며 "결국 HBM으로의 전환을 얼마나 빨리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피닉스=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2일(현지시각)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열린 '아메리카페스트'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2024.1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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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출범…보조금·관세 변수 커
이달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변수도 주목된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정부와 반도체 보조금 규모를 확정 지었지만 실제 지급까지는 안심할 수 없다.특히 업계에서는 트럼프 2기에서 보조금 지원법 폐기나 축소가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
보편관세 적용 및 전략 물자 수출 금지로 한국 반도체 기업의 현지 사업도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반도체 업체들은 트럼프 인맥 잡기에도 치중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대관조직 글로벌퍼블릭어페어스(GPA)팀을 실 단위로 승격했다. SK하이닉스도 그룹 차원 조직인 'SK아메리카스'가 트럼프 2기 인맥 확보에 공들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연되고 있는 반도체특별법과 전력망확충특별법 국회 통과도 시급하다. 글로벌 경쟁 기업들은 자국 정부로부터 수조원씩 지원을 받고 있어 한국의 차세대 칩 연구개발(R&D)를 위한 보조금은 필수적이다.
경기 남부 반도체 클러스터의 적기 조성을 위해 인허가 절차 간소화를 통한 신속한 전력망 구축도 이뤄져야 한다. 세계 최대 반도체 산업단지인 용인 클러스터는 내년에 용지를 착공해, 2030년 첫 공장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기업 만의 힘으로 위기를 극복하기는 어렵다"며 "업계와 정계 간 네트워크가 더 중요해졌다"고 전했다.
이혁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올해 반도체 업계는 어느 때보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져 위기 징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기술 패권 경쟁에서도 도태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
☞공감언론 뉴시스 leejy522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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