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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비선 실세’ 의혹을 받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지난해 10월 문상호 정보사령관에게 연락해 “대규모 탈북 징후가 있으니 임무 수행을 잘하는 인원을 선발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4일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공소장을 보면, 김 전 장관은 지난해 10월14일 문 사령관에게 연락해 ‘노상원 장군이 하는 일을 잘 도와주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역 장군에게 군 내 성추행 사건으로 불명예 전역을 한 예비역 장군의 지시를 따르라고 명령한 것이다. 이후 노 전 사령관은 같은 달 문 사령관에게 전화해 “대규모 탈북 징후가 있으니 임무 수행을 잘할 수 있는 인원을 선발하라”며 “극도로 민감한 사안이니 보안을 철저히 유지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문 사령관은 정보사 소속 김봉규·정성욱 대령에게 임무 수행 요원 15~20명씩을 선발 보고하라고 명령했다.
이후 노 전 사령관은 ‘탈북 징후 대응’과 상관없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탈취 임무를 정보사 소속 인원들에게 부여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1월 초 경기 안산시 내 카페에서 문 사령관과 김 대령을 만나 ‘비상계엄 선포 시 선관위 전산 자료를 확보하고 직원들을 체포·감금해 신문함으로써 부정선거가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라는 취지의 임무를 전달했다.
비상계엄 당시 국회와 선관위에 병력을 투입한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 또한 비상계엄 전 특전사 인원들에게 ‘북한 오물풍선 대응’ 등을 거론하며 출동 준비 태세를 갖출 것을 지시했다. 곽 사령관은 계엄 선포 전날인 지난달 2일 오전 군 행사에서 공수1특전여단장과 9공수특전여단장을 만나 “다음 주에 북한 오물 풍선 등 도발 가능성이 아주 크다는 정보가 있다”며 “여단별로 출동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으라”고 지시했다. 같은 날 오후엔 707특수임무단장을 집무실로 불러 “서울 지역에 북한의 직간접적인 도발이 있을 수 있다”며 “서울 지역 동시다발 테러에 대비해 총 없이 비살상무기를 이용한 진압작전을 준비해보자”고 말했다.
주요 정치인 체포조 운용 등 혐의를 받는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도 북한 오물풍선을 사유로 준비태세를 갖출 것을 예하 부대에 지시했다. 여 사령관은 지난해 11월부터 ‘북한 오물풍선 상황이 심각하다’는 이유로 처·실장 등의 음주를 자제시키고 통신 대기를 철저히 할 것을 수차례 지시했다. 계엄 당일 오전에도 방첩사 참모장에게 “북한 쓰레기 풍선 상황이 심각하다”며 음주 자제 및 통신대기를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편집자 주: 공소장에 담긴 피고인의 혐의는 재판을 거쳐 무죄, 혹은 유죄로 최종 판단을 받게 됩니다. 최종 확정판결 전까지 피고인은 무죄로 추정됩니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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