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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7 (화)

[단독] 비상계엄 당시 "이재명 체포조 5명"… 가장 먼저 꾸려져 국회 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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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전 장관 공소장 입수]
정치인 체포조 10개팀 꾸려
국무회의서 한덕수·최상목 등
계엄 반대하자 尹 "나는 간다"
한국일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달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계엄군이 놓고 간 수갑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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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감금하기 위해 국군방첩사령부 수사단 5명으로 구성된 체포조가 꾸려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체포조는 방첩사에서 조직한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 등 정치인 체포조 10개팀 가운데 가장 먼저 꾸려져 국회로 출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표가 계엄군의 1순위 타깃이었다는 의미다.

4일 한국일보가 김용현 전 국방장관의 공소장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방첩사 수사단장과 수사조정과장은 지난달 4일 0시 25분쯤 여인형 당시 방첩사령관 지시로 수사과 병력 5명을 '이재명 체포조'로 지명하고 "국회로 가서 경찰과 합류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표 체포조'를 시작으로, 새벽 1시 5분까지 총 10개팀·49명의 수사관으로 구성된 '정치권 주요 인사 체포조'가 국회로 잇따라 출동했다.

윤 대통령 이름만 141차례 등장

한국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대국민 특별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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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이 계엄 당일 계엄군에게 실탄을 소지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공소장에 담겼다. 문 전 사령관은 계엄선포 당일 밤 10시쯤 정보사 부하들에게 "상부로부터 지시를 받은 것이 있다"면서 "전투복에 야전상의, 전투조끼, 전투모, 권총 휴대, 실탄 인당 10발 정도(5발씩 탄창 2개)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김 전 장관 공소장에 윤 대통령의 이름은 141회나 등장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24일쯤 관저에서 김 전 장관과 차를 마시며 △명태균 의혹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문제 △이 대표 재판 △야당의 판·검사 및 감사원장, 국방장관 무더기 탄핵 추진을 우려하면서 '특단의 대책'을 언급했고, 이에 김 전 장관이 비상계엄 선포를 대비해 자체적으로 실무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고령 등도 김 전 장관 작품이었다.

윤 대통령은 이후 계엄 이틀 전인 지난달 1일 김 전 장관을 불러 "지금 비상계엄을 하면 얼마나 동원 되느냐"고 물었고, 김 전 장관이 사전에 준비해둔 포고령에서 '야간 통행금지' 문구 삭제만 지시하고 거의 그대로 승인했다고 한다.

한덕수 등 "계엄 반대"에도... 尹 "나는 간다"

한국일보

지난해 5월 7일 한덕수(왼쪽) 국무총리와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 겸 부총리가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나란히 참석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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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 직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비상계엄을 일방적으로 강행한 상황도 구체적으로 적시됐다.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 당일 점심 무렵부터 오후 9시 33분까지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과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에게 소집 이유를 알려주지 않은 채 "대통령실로 빨리 들어오라"며 국무회의를 소집했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밝히자 한 총리는 "계엄을 선포할 경우, 경제가 아주 어려워진다. 대외신인도 하락이 우려된다"며 만류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각각 "외교적 영향 뿐 아니라 70년 동안 대한민국이 쌓은 성취를 무너뜨리는 것이다" "경제와 국가 신인도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안 된다"고 반대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윤 대통령은 "종북 좌파들을 이 상태로 놔두면 나라가 거덜나고 경제든 외교든 아무것도 안 된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어 "지금 이 계획을 바꾸면 모든 게 다 틀어진다"면서 "대통령의 결단이다. 국무회의 심의를 했고 발표를 해야 하니 나는 간다"라고 말하고 김 전 장관과 함께 국무회의장을 퇴장, 이후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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