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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정치 현안 거리 두는 최상목 권한대행…반쪽짜리 불확실성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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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주재 1차 대외경제현안간담회 개최
같은 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접견
"선택적 대응은 대외신인도 제고에 한계"
한국일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현안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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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제 불확실성 해소에 나섰지만, 대외 현안에 치우친 '반쪽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정치 불확실성 해소의 핵심 쟁점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은 외면한 채 정답이 뚜렷한 경제 현안에만 앞장서고 있다는 것이다. 최 권한대행의 침묵이 정치적 혼란을 가중시켜, 경제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목소리도 커진다.

최 권한대행은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1차 대외경제현안간담회를 개최하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관련해 대응태세를 점검했다. 경제·외교·산업부처 수장이 모여 통상현안을 논의하는 회의체로, 기존 부총리 주재 대외경제장관 간담회를 대통령 권한대행 회의체로 격상했다. 이 자리에는 조태열 외교부 장관,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박성택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참석했으며, 매주 월요일 열기로 했다.

최 권한대행은 이 자리에서 "우리 경제는 국내 정치 상황과 미국 신정부 출범 등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 경제가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만큼 나아진다'는 각오로 불확실성 타개에 전력을 기울이고 경제를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오는 20일 미 신정부 출범 전, 우리 경제에 파급효과가 큰 산업별 이슈를 꼼꼼히 점검하고 대미(對美) 협력 방안을 국익 관점에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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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권한대행은 이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접견했다. 외교·안보 분야에도 보폭을 넓히며 국정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부각한 것이다. 최 권한대행은 미국이 한미동맹과 한국 민주주의에 지지와 신뢰를 보여준 데 사의를 표하면서 "블링컨 장관의 방한은 그 자체로 흔들림 없는 한미동맹을 보여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굳건한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을 바탕으로 외교·안보 기조를 지속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한미 양국의 핵심 성과들이 계속 이행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자"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최 권한대행 흔들기를 멈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이런 선택적 대응은 대외신인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국내 정치의 불확실성 해소가 가장 시급한 문제인데,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2명을 임명했던 것처럼 '정치적 결단'을 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외신인도 문제는 정치 리스크이며,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하면 환율은 계속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정치에 의해 경제가 흔들리고 있는 만큼 정치 현안을 해결하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도 "헌법재판관 2명을 임명했으면서 윤 대통령 체포는 못 하게 그냥 두는 건 대내외적으로 혼동된 사인만 줄 뿐"이라며 "정치 불안정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외신인도를 높이려는 메시지는 의미 없다.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해결한 후 경제 문제에 올인하는 게 옳은 순서"라고 말했다.


세종= 이성원 기자 support@hankookilbo.com
세종=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세종=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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