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리사 쿡 연준 이사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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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주 위주의 미국 나스닥지수가 6일(현지시간) 이틀째 1%대의 높은 상승세를 이어간 가운데 리사 쿡 연방준비은행(연준) 이사가 6일(현지시간) 미국 주식시장에 대해 고평가됐다는 의미의 경고를 던졌다. 마켓워치는 연준 위원이 증시에 던진 경고 중 가장 직설적인 것이었다고 평가했다.
쿡 이사는 이날 미시간대 로스쿨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주식과 회사채를 포함해 수많은 자산군의 밸류에이션이 높아져 있는 상태"라며 "주식과 회사채 시장의 추정 리스크 프리미엄은 역사적인 분포도상 거의 바닥에 근접해 있어 시장이 완벽한 상황을 반영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으며 따라서 부정적인 경제 뉴스나 투자 심리의 변화로 인한 큰 폭의 하락에 취약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주식이나 회사채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상품이다. 이같은 원금 손실 리스크 때문에 주식이나 회사채는 사실상 원금이 보장되는 국채보다는 기대 수익률이 더 높아야 한다. 이를 리스크 프리미엄이라고 한다. 하지만 주가와 회사채 가격이 너무 올라 국채 대비 리스크 프리미엄이 거의 사라졌다는 의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융시장에 대해 이처럼 직설적으로 고평가돼 있다는 평가를 내린 적이 없다. 마켓워치는 이날 쿡 이사의 발언이 1996년 12월에 앨런 그린스펀 당시 연준 의장이 증시가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 상태라고 경고한 것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그린스펀 의장의 당시 경고는 증시에 파장을 불러 일으켰지만 일시적인 충격에 그쳤고 미국 증시는 2000년 3월 버블 붕괴 전까지 3년 이상 급등세를 더 이어갔다.
B. 라일리 웰스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아트 호건은 마켓워치와 전화 인터뷰에서 "(그린스펀 의장은) 틀리지 않았지만 3년 이상 빨리 (증시 과열을) 경고한 셈이 됐다"며 "그 때부터 연준 위원들은 (시장의) 밸류에이션에 대해 발언하는 것을 피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쿡 이사의 언급은 아예 금융시장에서 무시됐다. 다우존스지수는 0.06% 약보합 마감했지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기술주가 급등하면서 S&P500지수는 0.6%, 나스닥지수는 1.2% 상승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의 불안도를 보여주는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도 0.6% 하락한 16.04로 안정적이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회사채 시장 불안지수 역시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현재 증시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기준에서 너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S&P500지수의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주가매출액비율(PSR)은 과거 10년 평균보다 2 표준편차가 더 높은 상태다.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가 만든 경기 순환적으로 조정된 주가수익(CAPE) 비율은 현재 약 37배로 닷컴 버블 붕괴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근접해 있다. CAPE 비율은 S&P500지수를 기업들의 과거 10년간 연평균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것이다.
CAPE 비율은 장기간의 연평균 EPS를 통해 경기 순환에 따른 기업들의 순이익 변동을 완화해 현재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과거 역사와 비교해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 더 잘 파악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CAPE 비율은 오랫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해왔기 때문에 시장 타이밍을 잡는데는 유효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B. 라일리 웰스의 호건은 S&P500지수 내 11개 섹터 가운데 5개 섹터가 지난해 S&P500지수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며 이는 증시 랠리가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에서 확산돼 가고 있다는 증거일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주가 밸류에이션 우려도 완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월가 대부분의 전략가들은 올해도 미국 증시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티펠의 배리 배니스터처럼 올해 증시 하락을 예상하는 극소수의 전략가들도 밸류에이션이 아니라 경제 약화 같은 다른 악재의 도출로 증시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한다. 펀데멘털상에 문제가 생겨야 높은 밸류에이션이 증시를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캐피털 웰스 플래닝의 최고경영자(CEO)인 케빈 심슨은 이날 보고서에서 "다음주부터 지난해 4분기 어닝 시즌이 시작되면 투자자들이 기업들의 이익 성장세가 현재의 주가 밸류에이션을 지지할 수 있을지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S&P500 기업들의 올해 EPS 성장률은 15% 가까이로 전망되는데 이는 과거 평균의 2배가 넘는 수준"이라며 실적 성장세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황에서 "대형 기술주의 실적 전망에 적신호가 켜진다면 밸류에이션에 대한 우려가 증폭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7일엔 오전 10시에 지난해 12월 공급관리협회(ISM) 서비스업 지수와 지난해 11월 구인 규모가 발표된다. 오전 8시에는 톰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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