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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7 (화)

윤 대통령, 계엄날 국무위원들 만류에도…"돌이킬 수 없다"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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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소장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당일 국무회의를 열기 위해 점심 무렵부터 국무위원들에게 연락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국무회의에선 한덕수 국무총리와 최상목 부총리,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국가 경제와 신인도에 악영향을 준다며 말렸지만, 윤 대통령은 "돌이킬 수 없다"며 계엄 선포를 강행했습니다.

계속해서 이승환 기자입니다.

[기자]

비상계엄 선포 당일인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은 점심 무렵부터 국무위원들에게 연락했습니다.

국무회의를 소집하기 위해서였는데, 이유는 알려주지 않은 채 '대통령실로 빨리 들어오라'는 지시만 했다는 게 검찰 설명입니다.

오후 8시 40분에서 10시 사이, 국무위원 수가 국무회의 의사 정족수에 미치지 못한 상황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경제가 아주 어려워지고 대외신인도 하락이 우려된다'며 비상계엄 선포를 말립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와 조태열 외교부 장관도 윤 대통령을 만류했습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종북 좌파들을 이 상태로 놔두면 나라가 거덜나고 경제든 외교든 아무것도 안 된다. 국무위원의 상황 인식과 대통령의 상황 인식은 다르다. 돌이킬 수 없다'며 계엄 선포를 강행했습니다.

[조태열/외교부 장관 (2024년 12월 13일 / 국회 긴급현안질의) : 여러 차례에 걸쳐서 '외교적 파장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이 지난 70여 년 간 쌓아 올린 모든 성취를 한꺼번에 무너뜨릴 수도 있을 만큼 심각한 사안이니 재고해 주십시오'를 거듭 요청 드렸습니다. '이건 나의 판단에서 하는 거다'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으셨습니다.]

대통령 집무실에서 나온 조 장관이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경위를 묻자 '대통령님이 깊은 고뇌에 찬 결단을 하신 것이니 국무위원들은 그 뜻에 따라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조 장관이 '그럼 군대가 다 대기하고 있는 겁니까'라고 묻자 김 전 장관은 '이미 군대가 대기하고 있다. 언론에도 22시에 특별담화가 있다고 이미 얘기해놨기 때문에 이제 더 이상 계획을 바꿀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에게 비상계엄 선포라는 답은 정해져 있었고, 요건도 갖추지 못했던 국무회의는 요식행위에 불과했다는 정황이 거듭 확인된 겁니다.

[영상취재 주수영 김영묵 신승규 / 영상편집 강경아 / 영상디자인 최석헌]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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