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강원 강릉에 있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사무실에 폭발물 설치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수색을 벌였다. [사진 출처 = 강원경찰청,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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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심화한 여야 간의 대립이 새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의 극단적 대결 구도에 정당별 지지자들이 가세하면서 살해 협박 등 ‘정치 테러’의 위험성도 커지는 모습이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7시 43분께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흉기를 휘두르겠다는 협박 글이 게시됐다. 작성자의 신원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으나, 현재 경찰이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달 2일 오전 10시 24분께는 서울경찰청에 ‘국민의힘 당사와 권성동 원내대표의 집 주변에 폭발물을 설치하겠다는 내용의 팩스가 왔다’는 신고가 또 접수됐다. 경찰은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경력 20여명과 탐지견 2마리를 투입해 긴급 수색을 벌였다.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조사 결과, 이 팩스는 전날 오후 11시 25분과 11시 29분 총 두 차례에 걸쳐 당사로 발송됐다. 경찰은 팩스가 일본 변호사 명의로 발신된 점을 토대로 지난 2023년 8월부터 지속된 국내 주요 기관에 대한 테러 협박 사건과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
강릉 교동에 위치한 권 원내대표의 지역구 사무실과 강릉 자택도 수색했으나, 폭발물 등 위험물질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같은 날 오후 3시께에는 한 유튜버에게 발신자 표시 제한 방식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살해하겠다”는 전화까지 걸려 와 경찰이 추적에 나선 상태다.
지난 2일 강원 강릉에 있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사무실에 폭발물 설치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수색을 벌였다. [사진 출처 = 강원경찰청,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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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대표 살해 협박 신고가 접수된 날은 실제로 이 대표에 대한 흉기 피습이 이뤄진 지 1년째 되는 날이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월 2일 부산을 방문했다가 김모씨(67)가 휘두른 흉기에 목 부위를 찔려 병원으로 이송, 수술과 입원 치료를 받고 8일 만에 퇴원한 바 있다.
정부와 여야를 모두 막론하고 테러 위협이 가해지고는 있지만, 국민의힘 인사들이 다소 위협을 더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찬성한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의 경우 원내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것은 물론, 살해 협박까지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지난달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협박 전화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 신변에 실질적인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털어놨다. 진행자가 “계속 서울에 있다가 어제 울산에 갔느냐”고 물었을 때도 김 의원은 “어디에 있다는 얘기도 좀 아끼고 있다”고 답했다.
여권에 따르면 일부 의원실에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전화가 온종일 걸려 오거나, 의원 개인의 휴대전화로 문자 메시지가 끊임없이 쏟아진 사례도 있었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매경닷컴에 “실질적인 협박 같은 게 아니더라도 저강도의 정치 테러”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각 의원실이 느끼는 위험 부담이 커지면서 의원들의 지역구 활동 역시 일부 위축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28일 부산 남구에 위치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사무실에는 ‘촛불 시민’이라고 밝힌 10여명이 몰려들어 ‘내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하며 경찰과 대치했다.
당시 해당 사무소에서는 박 의원이 매주 지역 주민을 만나기 위해 개최하는 ‘국회의원 좀 만납시다’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고 한다. 경찰의 중재로 물리적 충돌이나 돌발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으나, 시위대의 농성으로 박 의원과 직원들은 9시간 동안 사실상 감금상태에 있었다. 이날 민원 접수행사는 파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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