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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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국민의힘의 윤석열 대통령 옹호를 내란공범 ‘커밍아웃’이라고 표현한 걸 두고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성소수자가 자신의 정체성을 밝히는 행위인 커밍아웃이란 어휘를 이 맥락에서 쓴 점이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 의원총회에서 “국민의힘은 일체의 내란선동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헌법과 법률을 부정하는 자를 옹호하는 것은 스스로 내란공범이자 반국가세력이라고 커밍아웃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란공범, 반국가세력이 아니라면 국가 비상상황에서 국가 이익을 최우선으로 두고 책임 있게 행동해달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해 6월7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커밍아웃’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는 현충일인 전날 부산의 한 아파트에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가 걸려 논란이 된 것에 대해 “윤석열 정부와 여권에서 노골적인 ‘친일 커밍아웃’이 계속되는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커밍아웃은 성소수자가 자신의 성적지향이나 성별정체성 등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으로, ‘벽장에서 나온다(coming out of the closet)’라는 문구에서 유래됐다. 국가인권위원회·한국기자협회가 2011년 제정한 인권보도준칙은 커밍아웃은 성소수자가 자신을 긍정하고 당당하게 성정체성을 밝히는 의미로 사용되기 때문에 범죄사실을 고백하는 표현 등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X(옛 트위터)에선 박 원내대표의 발언이 성소수자 인권운동이 만들어온 용어의 역사성을 훼손하는 일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X 이용자는 “자신이 성소수자임을 밝히는 행위, 누군가는 목숨을 걸고 하는 행위를 칭하는 단어를 저 부끄럼 없는 내란동조자를 향해 쓰다니요. 이 광장에는 많은 성소수자들이 있다. 우리 모두에게 사과를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또 다른 이용자는 “내란공범자라고 ‘자백’하는 것이라 해도 충분한 부분에서 왜 성소수자가 자신의 정체성을 밝히는 행위인 커밍아웃을 굳이 사용하는가”라며 “소수자에 대한 생각·배려도 없는 어휘 선택이 굉장히 실망스럽다”고 했다.
☞ “커밍아웃이란 용어, 쉽게 사용할 말 아닙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011011439001
☞ [기자메모]더 이상 “나중에”는 안 된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412161508001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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