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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당국·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의 국고채 보유액은 지난해 12월 약 3조원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한 달간 국채 현물을 3조원가량 순매도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외국인 투자자의 국채 보유액은 연간으로는 약 19조원 ‘플러스’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연말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탓에 20조원을 넘지 못했다.
선행지표 격인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의 ‘팔자’ 움직임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기재부의 국채시장 통계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작년 12월 한국 국채(선물 3~30년물 기준)를 15조8949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비상계엄 직후인 12월 4일부터 따지면 18조713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월간 기준으로는 지난 2021년 9월 마이너스(-) 21조3513억원 이후로 3년 3개월만의 최대 순매도액이다. 한국 국채의 가격상승(금리 하락)에 베팅했던 투자심리가 주춤해진 것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다소 매파적 메시지를 보내면서 글로벌 금리인하가 늦어질 것이라는 판단이 깔린 것이지만, 한국의 정치 불안이 매도세를 더욱 자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불안 장기화로 외국인의 ‘국채 매도’가 본격화한다면, 재정당국의 자금조달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기재부가 확정한 ’2025년 국고채 발행계획’에 따르면 올해 국고채 총발행 한도는 197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 가운데 순발행 한도만 80조원 규모다.
만기도래한 국채 차환 또는 상환리스크를 덜기 위한 만기 평탄화 바이백(채권매입) 등 시장조성용 발행분을 제외하고, 나랏빚을 늘리는 이른바 ‘적자국채’만 80조원에 달한다는 뜻이다.
이와 별도로 20조원 규모의 ‘원화 외평채’까지 발행될 예정이다. 국고채에 원화 외평채, 현실화 가능성이 열려있는 추경 물량까지 고려한다면, 시장에서 소화해야 하는 국고채는 230조~24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국채 발행이 증가하면 금리는 상승(가격 하락)하게 된다. 가뜩이나 역대급 국채발행으로 금리상승 압력이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의 셀코리아까지 더해진다면 시중금리는 크게 뛸 우려가 있다. 시장에서 국채물량을 소화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중앙정부로서는 그만큼 조달비용이 불어나게 된다.
다만 정부는 국채 만기가 도래하는 3·6·9·12월에 상환 물량이 몰리는 데다, 연말 장부 마감까지 겹치는 계절적 요인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아직 우리나라 국채를 팔아치우는 신호로 해석하기는 무리라는 해명이다.
정민하 기자(mi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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