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대해부]기술력 주목받는 아바텍, L사와 자동차 전장 및 IT기기 MLCC 납품협의 진행
아바텍 CI. /사진=아바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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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은 한해 증시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다. 연초 분위기가 어떻게 형성되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달라진다. 올해도 주목할 업종은 많지만 AI(인공지능)나 자율주행처럼 장기적 관점에서 지켜봐야 하는 것들이 있다. 태양광처럼 턴어라운드 여부에 따라 주가가 크게 엇갈릴 업종도 있다.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 산업은 AI와 자율주행, 태양광에 모두 걸쳐있어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 업종에서는 삼성전기가 대표기업인데 중소형주 가운데는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6배 수준인 아바텍도 주목할 만하다는 평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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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자율주행·태양광 아우르는 'MLCC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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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CC는 전자 회로의 안정성과 성능을 높이는 핵심 부품으로, AI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최근 수요가 급증했다. AI는 고성능 연산이 가능한 GPU(그래픽처리장치), TPU(텐서 처리 장치), ASIC(애플리케이션 전용 집적회로)가 중요한데 이들 칩은 전압과 전류량이 안정적으로 공급돼야 한다. 이 역할을 하는 게 MLCC인데 AI 서버 1대에 사용되는 MLCC는 2만개 이상이다.
AI 서버업체들은 성능 업그레이드를 위해 3세대 스냅드래곤8 모델보다 높은 사양의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채택을 검토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MLCC 사용량이 30%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5일 원리포트 리서치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2022년부터 2030년까지 AI와 데이터 센터 확장으로 글로벌 MLCC 시장이 연평균 7~10% 성장할 것으로 본다. 특히 고용량, 고전압, 고온 환경에서도 작동 가능한 고부가가치 MLCC가 AI 시장의 수요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기와 일본의 무라타(Murata), TDK, AVX 등이 AI와 고성능 컴퓨팅 시장을 타겟으로 한 MLCC 개발에 집중하는 배경이다.
MLCC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분야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이다. AI 알고리즘과 연동되는 다양한 전장 장치에 투입되는 MLCC는 차량 1대에 사용되는 8000~1만개에 이른다.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MLCC의 용량과 신뢰성이 더욱 중요해진다.
최근 부상하는 분야는 태양광이다. 태양광 인버터(1대 기준)에는 1500~3000개의 MLCC가 사용되고, ESS의 전력 관리 장치에는 1000~2000개 이상의 MLCC가 사용된다. 상업용 태양광 발전 시스템에는 수만개의 MLCC가 필요하다.
전 세계 태양광 발전은 중국기업들의 점유율이 높았는데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취임이 다가오면서 미국 정부가 중국산 부품을 사용할 경우 높은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태양광은 특히 유럽에서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유럽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후, 러시아산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고 에너지 자급자족을 강화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EU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45%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현재 재생에너지 비중이 50%를 넘은 독일은 2030년까지 80%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연간 태양광 설치량을 22GW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스페인은 태양광 및 풍력 발전의 비중을 2030년까지 74%로 확대하고 이탈리아는 세금 감면 및 보조금 지원을 통해 소규모 주택용 태양광 설치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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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텍, MLCC 기술력 주목받는 중소형주…"전장용 납품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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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바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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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텍은 MLCC와 관련해 보기 드문 기술력을 지니고 있는 기업이다. 2018년 MLCC 사업투자를 발표한 후 2019년 상반기 설비투자가 이뤄졌고, 그 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양산이 시작됐다. 개발기간은 짧지만 아바텍의 제품은 높은 기술력과 세계적인 품질수준을 인정받아 2022년부터 태양광 모듈에 쓰이는 MLCC를 글로벌 업체에 납품한 이력이 있다.
태양광 모듈은 여름에는 표면 온도가 60℃를 훌쩍 넘어서고 겨울밤에는 마이너스 10~20℃를 넘나드는 악조건에서 가동된다. 이 때문에 자동차용과 동일한 품질 인증(AEC-Q200)받아야 하는데 아바텍의 제품은 이를 충족하고 있다.
아바텍은 현재 기술적 난이도가 최고등급인 전장용 MLCC 납품 진행 중이다. 대기업 L사에 테스트를 통과하여 IT용/전장용으로 본격 납품을 시작하였으며, 태양광 해외업체 S사는 하반기부터 공급 재개 예정이다. 이와 함께 독일 완성차 3사에도 MLCC 납품을 위한 품질 평가를 받고 있으며, IT 및 디스플레이 업체들과도 물밑 협상이 빠르게 진행되는 중이다.
MLCC 생산능력은 2024년 말 월 30억개이고, 올해 설비를 확장해 월 90억개 규모로 확보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전장 및 산업용 부품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며 2026년에는 1000억원 이상의 MLCC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는 신규 매출처만 10곳이 넘는다.
이처럼 막대한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아바텍 주가가 바닥에 머물러 있는 이유는 시장에서 기대한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바텍은 2023년과 2024년 MLCC와 관련한 매출이 크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국내외 여건 악화 탓에 성과를 내지 못했다. 2023년의 경우 설비투자가 지연됐고, 2024년에는 대규모 공급계약을 앞둔 이스라엘 지역에서 전쟁이 발생하면서 납품 일정이 백지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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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텍, MLCC 매출 회복 이뤄지면 가파른 성장 곡선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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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년간 아바텍 주가 추이/그래픽=김다나 |
2023년 1~3분기 MLCC 매출이 200억원가량이었는데, 이후 5개 분기 동안 매출이 거의 없었다. 올해 MLCC 매출 회복이 이뤄진다면 내년부터는 가파른 성장곡선이 그려질 가능성이 높다. 관건은 대규모 수주가 나오는 시기다. 보수적으로는 3분기 안에 나온다고 봐야 하는데, 2분기 깜짝 수주가 나온다면 컨센서스를 뛰어넘는 성과가 나온다고 봐야 한다.
긍정적인 것은 기존 주력사업인 디스플레이 식각이 호조라는 점이다. 식각은 두께와 무게를 줄이기 위해 LCD나 OLED 패널을 얇게 만드는 기술을 얘기하는데, 가공한 패널에 기능성 코팅을 더하기도 한다. 태블릿PC와 모바일기기 등 중소형패널에 주로 사용한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는 식각이 중요한 공정으로 들어간다. 패널을 얇게 하면서도 기계적 강도를 유지하는 것이 기술력인데 아바텍과 관계사인 아바코는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과거에는 LCD패널 식각이 메인이었는데 이제는 수익성이 높은 OLED 패널에 식각공정이 큰 역할을 하면서 아바텍의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아바텍은 OLED 식각 기술 분야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OLED 패널의 슬리밍(Slimming) 및 백코팅(Back Coating) 기술은 2024년 1분기부터 북미 대형 IT 고객사의 태블릿 등 제품군에 적용되었으며, 2025년에는 자동차용 제품군에도 동일 기술이 적용됨으로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IT-OLED 시장의 성장이 가속화됨에 따라, 아바텍의 식각 기술은 6세대 OLED 생산을 넘어서 8세대 기술까지 대응할 수 있다. 회사는 높은 생산 품질과 기술 안정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고객사들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2023년 99억원에 불과했던 ATO(Advanced Thin OLED) 매출은 지난해 3분기까지 362억원으로 늘어났다. 전체적으로 2023년 연간 매출은 757억원이었고, 2024년 매출은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 예상돼 수익성도 전년 대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
증권가에서는 아바텍의 식각 및 OLED 패널 관련 매출이 탄탄하게 유지되는 가운데 MLCC 매출 성장이 가시화되면 올해 하반기부터는 지금까지와 질이 다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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