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훈기가 감도는 방 안에서도 손쉽게 ‘오징어게임’ 참가자가 될 수 있는 게임이 있다. 넷플릭스가 공개한 ‘오징어게임: 모바일서바이벌’이다.

오징어게임: 모바일서바이벌은 작년 12월17일 넷플릭스가 ‘오징어게임 시즌2’ 공개에 앞서 출시한 작품이다. 오징어게임 IP(지식재산)를 기반한 32인 서바이벌 게임으로, 총 3라운드 동안 미니 게임을 플레이하고 최후의 승자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넷플릭스 멤버쉽 없이도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원작 기반 게임답게 오징어게임: 모바일서바이벌에는 원작 요소가 가득하다. 귀를 사로잡는 특유의 배경음악부터 게임을 진행하는 성우 음성, 캐릭터 의상 등이 고스란히 구현됐다.

미니 게임 상당수도 원작의 그것과 동일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부터 ‘달고나’, ‘유리 바닥 건너기’ 등 드라마를 본 이용자라면 익숙한 게임들을 즐길 수 있었다. 과거 오징어게임 흥행 후 잇달아 출시된 유사 서바이벌 장르 게임과 확연히 구분되는 지점이다.

다만 플랫폼 특성에 맞게 몇몇 게임은 간소화되거나 변형됐다. 예컨대 달고나 게임은 원작과 달리 단체전 형태로 진행된다. 다른 플레이어들과 여러 층으로 쌓인 거대한 모형 테두리를 따라 질주해 달고나를 떼어내고, 빠르게 결승선을 통과하는 식이다.

유리 바닥 건너기 역시 여러 플레이어가 동시에 도전해 속도를 겨루는 형태로 진행됐다. 다만 깨진 바닥 아래 일부 구간에 트램펄린을 배치해 생존 기회를 열어두거나, 추락하는 바닥 외에 또 다른 장애물이 등장하는 등 원작과 비교해 다채로운 구성이었다.

게임 전반은 장르 특성에 맞게 잘 디자인됐다는 인상이었다. 조작이 단순하고, 판 당 소요되는 시간도 짧아 가볍게 즐기기에 부담이 없었다. 협력 플레이도 제공해 파티게임으로 활용될 여지도 있었다. 오징어게임 애청자라면 한 번쯤 내려 받아 플레이 할 만하다.

다만, 원작 기반이라는 특수성을 제외하고 서바이벌 게임 자체로서 매력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원작 기반 미니 게임들은 죄다 단조로운 구성이고, 이외 오리지널 미니 게임은 ‘폴가이즈’ 등 유명 서바이벌 게임 내 콘텐츠와 유사해 개성이 부족했다. 이들처럼 눈을 사로잡게 만드는 그래픽 품질이나 뛰어난 맵 디자인을 자랑하는 것도 아니었다.

게다가 일순 승부가 갈리는 서바이벌 게임은 조작감이 매우 중요한데, 미흡한 최적화로 인해 캐릭터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운 등 쾌적한 플레이가 어려웠다. 네트워크 끊김 현상도 잦았다. 이밖에 자잘한 오류도 많아 완성도가 높은 게임이라고 보긴 힘들었다.

넷플릭스는 구독자 감소세를 완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몇 년 전부터 플랫폼 내에서 게임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실제 ‘GTA 트릴로지’, ‘풋볼 매니저’ 등 외부 IP를 구독 형태로 제공해 2023년 12월 2700만회 이상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는 등 성과를 내기도 했다.

다만 수익 수단으로의 확장 잠재력을 내포하고 있는 자사 IP 기반 자체 개발작들은 ‘홍보물’ 그 이상의 가능성을 아직까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수준급 품질의 게임에 익숙해진 게임 이용자들을 만족시키기엔 역부족이란 평가다. 작년엔 자체 AAA 게임 개발 스튜디오가 폐쇄되는 등 내부 상황도 녹록치 않다. 넷플릭스는 캐주얼 게임 개발로 전략을 선회한 상황이다.

한편, 오징어게임: 모바일서바이벌은 원작 흥행에 힘입어 출시 2주 만에 다운로드수 100만회를 기록했다. 4일 기준 구글 플레이 액션·어드벤처 카테고리에선 인기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달 26일 공개된 오징어게임 시즌2는 8일 연속 TV쇼 부문 글로벌 1위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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