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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7 (화)

명문대, 대학원 나왔는데...훠궈집 직원·마사지 인턴 한다는 이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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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BBC, 학력에 걸맞지 않은 中청년 취직 현실 보도
한해 대졸자 1천만명 쏟아지는데 일자리는 부족


매일경제

중국 선양의 취업 박람회 참가자들. [AFP 연합뉴스]


중국 청년들이 겪는 극심한 취업난이 좀처럼 나아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4일 영국 BBC는 중국 구직 시장에서 학력에 걸맞지 않은 직장에 취직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며 물리학 석사 학위자가 잡부로 취직하거나 명문 칭화대 박사 학위자가 비정규직 보조경찰에 지원하는 일이 드물지 않다고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최근 금융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쑨잔(25)씨도 중국 난징의 한 훠궈집에 취직했다. 쑨씨는 “투자은행에서 일하는 것이 꿈이었다”면서 “돈을 많이 벌고 싶어 그런 직장을 찾았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꽤 좋은 대학을 나오고도 식당 직원을 선택한 것은 그의 부모에게 큰 걱정거리가 됐다. 쑨씨는 일하는 동안 요식 사업을 배워 가게를 창업하는 것이 꿈이라면서 “사업이 성공하면 가족 중 비판하는 사람들의 의견도 바뀔 것”이라고 기대했다.

원하는 직업을 찾지 못한 대졸자들은 단역배우로라도 일하기 위해 상하이 남부 영화 제작 거점 도시 헝뎬으로 몰리기도 한다. 전자정보공학을 전공했다는 우싱하이(26) 씨는 “사람들은 종종 여기에 와서 몇 달만 일한다”며 자신도 정규직을 찾을 때까지 그렇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화 연출과 시나리오를 전공한 리모 씨는 “이게 바로 중국의 상황”이라면서 “졸업하는 순간 실업자가 되고 만다”라고 한탄했다.

명문 홍콩과학기술대에서 재무학 학위를 받았다는 우단(29) 씨는 현재 상하이의 한 스포츠 부상 마사지 클리닉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다. 우씨는 가족들이 그의 선택을 환영하지 않았다면서 “석사 과정 동창 중 일자리를 구한 사람은 극소수”라고 밝혔다.

실업률 3달 연속 떨어졌지만...취직 불안에 공시족 몰려
매일경제

지난 1일 베이징의 한 대학에 마련된 국가시험장에서 내년도 국가 공무원 시험인 ‘궈카오’에 응시하는 수험생 모습. [사진=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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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는 한 해 약 1000만명의 대학 졸업생이 쏟아져나온다. 하지만 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중국은 25세 미만 청년 실업률이 2023년 6월 사상 최고인 21.3%까지 치솟자 통계 발표를 돌연 중단했다. 이후 중·고교와 대학 재학생을 실업률 통계에서 제외한 새로운 청년 실업률을 그해 12월부터 발표하기 시작했다.

새로 바뀐 버전의 중국 청년 실업률은 작년 11월 기준 석달째 하락하긴 했지만, 16.1%로 여전히 높다. 홍콩시립대 장쥔 교수는 “중국 본토의 구직 상황이 매우 어려워 많은 젊은이가 기대치를 완전히 재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고용에 대한 중국 대학생들의 불안은 국가 공무원 시험인 ‘궈카오’의 경쟁률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치러진 궈카오의 필기시험 응시자 수는 작년보다 약 40만명 많은 341만6000명으로 나타났다. 평균 경쟁률만 86대 1에 달했다.

대학원을 진학하는 학생 수가 최근 수년 새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점도 중국의 얼어붙은 고용 시장의 현실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중국 펑파이신문에 따르면, 간쑤성 란저우대의 경우 올해 대학원생 수가 대학생 수를 앞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보다 앞서 상하이 푸단대는 지난해 10월 대학원생 수가 대학생 수(1만5000명)보다 2배 이상인 3만7000명이라고 밝힌 바 있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대학원에 진학하는 중국 청년 수가 역사적인 수준을 넘어섰다”며 “고용 시장이 개선될 때까지 기다리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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