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주에 총영사관 설립 추진
마러라고와 가까운 마이애미 거론
IMF 이전 마이애미서 영사관 운영
트럼프 2기 실세, 플로리다 출신들
정재계 “플로리다 공관 확보 시급”
교민들도 수년 전부터 공관 요구
설립되면 미국 내 10번째 총영사관
마러라고와 가까운 마이애미 거론
IMF 이전 마이애미서 영사관 운영
트럼프 2기 실세, 플로리다 출신들
정재계 “플로리다 공관 확보 시급”
교민들도 수년 전부터 공관 요구
설립되면 미국 내 10번째 총영사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달 31일 자신이 소유한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새해 전야 파티를 열었다. 사진은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함께 행사장에 입장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현지 언론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는 모습. [AFP = 연합뉴스] |
정부가 트럼프의 ‘겨울 백악관’으로 불리는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인근에 공관 설립을 추진한다. 트럼프의 정치적 근거지인 플로리다주에 네트워크를 구축해 정치·경제 사안에 신속하게 대응한다는 차원이다. 특히 트럼프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대미외교의 핵심 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5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외교부는 현재 미국 남부 플로리다주에 총영사관을 신규 설립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연초 열리는 외교부 심의위원회에 해당 안건이 회부될 가능성이 높다. 외교부는 향후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등과 협의를 위해 정치·경제적 이유와 교민 수요 등을 검토하고 있다.
신규 총영사관 입지로는 마이애미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마러라고와 약 100㎞ 떨어져 차량으로 2시간 정도 거리다. 플로리다 옆 조지아주 소재 애틀랜타 총영사관이 있지만 마러라고까지는 비행기로 2시간, 차량으로는 약 9시간이 소요돼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떨어진다.
마이애미를 입지로 선정할 경우 관련 절차도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다. 총영사관이 있었던 지역이기 때문이다. 마이애미 총영사관은 1997년 외환위기 시절 정부의 해외공관정비작업으로 폐쇄됐다. 공관 설립을 위해서는 행안부와 기재부, 국회를 설득해야 하고 미국과도 협의가 있어야 하는데, 과거 총영사관이 있었다는 점에서 관련 절차가 보다 수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 소식통은 “‘정상 부재’로 우리 대미 외교가 뒤처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플로리다에 공관을 확보하는 게 매우 시급하다”며 “트럼프는 1기에 비해 더 자주 마러라고에 내려갈 수 있고, 2기 행정부 주요 인사들이 플로리다 출신들이다. 미국의 정치 지형 변화를 고려하면 장기적으로도 플로리다주 공관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실제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후 전 세계가 주목하는 지역이 미국 플로리다주다. 대선 직후 전 세계 정재계 인사들이 앞다퉈 마러라고를 찾아 트럼프에게 ‘눈도장’을 찍고 있다. 지난달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부인인 아키에 여사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마러라고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만났다. 외교가는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 2기에는 본인이 완전히 신뢰하는 인물들과 국정을 운영할 가능성이 높아 마러라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과거 대통령 재임 시기에도 트럼프 당선인은 아베 전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러라고에서 회담했다.
트럼프 핵심 측근들의 정치적 고향도 모두 플로리다주다. 트럼프 당선인의 ‘1호 인사’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인 수지 와일스 트럼프 대선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은 과거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선거 운동을 돕는 등 플로리다주가 정치적 근거지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지명된 마이크 월츠 하원의원과 국무장관 지명자인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지역구가 플로리다주다.
플로리다주의 정치적 위상은 앞으로도 높아질 전망이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위성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국에서 남부로의 인구 이동 추세가 관찰되고 있고, 플로리다주에는 특히 유대인이 많다”며 “마이애미의 경우 라틴아메리카로의 관문으로, 우리가 중남미 외교를 강화하기 위해서도 중요한 지역”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세계 주요국들은 플로리다주에 이미 외교 공관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등이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총영사관을 두고 있다. 또 다른 외교 소식통은 “우리보다 국력이 크지 않은 나라들도 적극적으로 플로리다주를 공략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재계도 플로리다주 공관 설립을 정부에 지속 요청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 전후 그가 대선캠프를 꾸린 마러라고를 몇 번 방문했는데 우리 소통 채널이 없어서 여러 어려움을 겪었다”며 “트럼프 2기에는 기업 활동이 곧 외교이기 때문에 최대한 마러라고 가까이에 공관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정부 측에 수차례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교민 수요 역시 충분하다는 평가다. 외교부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플로리다주에는 약 5만3000명의 한인이 거주하고 있는데, 민원 수요가 많아 조지아주에 있는 애틀랜타 총영사관에서 매년 3~4회 순회영사를 실시하고 있다. 플로리다주 한인단체들은 출장소라도 개설해달라고 외교부 측에 꾸준히 요구해왔다.
플로리다주에 총영사관이 설립되면 미국에 있는 한국의 총영사관은 10곳이 된다. 현재 정부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뉴욕, 샌프란시스코, 애틀랜타, 시애틀, 보스턴, 시카고, 휴스턴, 호놀룰루에 총영사관을 두고 있다.
이와 관련 외교부는 “관련된 수요 제기가 있어서 이를 토대로 검토해나가고자 한다”며 “현재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고 밝혔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