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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7 (화)

“제 건물 공개합니다”…션, 239억 들여 루게릭 요양 병원 준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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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션과 고(故) 박승일 농구 코치의 ‘꿈의 병원’인 루게릭(근 위축성 측삭경화증) 요양병원의 내외부 모습이 공개됐다.

세계일보

유튜브 채널 '션과 함께'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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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유튜브 채널 ‘션과 함께’에 올라온 ‘몰래 숨겨왔던 239억짜리 건물, 최초로 공개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션은 서울 한남나들목에서 시작해 경기 용인시에 있는 ‘승일희망요양병원’까지 약 42㎞를 달렸다.

한참을 달려 병원 앞에 도착한 션은 “제 건물”이라며 “제 친구 고 박승일 공동대표와 저의 꿈이었던 국내 최초, 아니 세계 최초 루게릭 요양 병원”이라고 소개했다. 션은 “조사했는데 전 세계에 단 하나도 없는 아주 특별한 병원”이라고 덧붙였다.

고(故) 박승일은 연세대와 실업 기아자동차에서 농구 선수로 활동했고, 2002년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에서 코치로 일하다가 루게릭병 판정을 받고 23년간 투병했다. 션과 함께 2011년 비영리재단 승일희망재단을 설립한 이후 아이스버킷 챌린지 등 루게릭 요양병원 건립을 위한 각종 모금 활동을 진행했다.

영상에는 고(故) 박승일 누나인 박성자 승일희망재단 상임이사도 등장했다. 박 이사는 “건물 외부는 큰 창문처럼 되어 있다. 인지능력은 있으신데 눈으로 말씀하시는 분들을 떠올리며 디자인했다. 또 바깥바람 쐬실 수 있는 정원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공개된 진료실과 처치실은 넓은 공간을 자랑했다. 박 이사는 “의료진들이 깜짝 놀라더라. 이렇게 넓은 공간으로 일해본 적이 없다고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져서 좋다고 하시더라”고 전했다. 션은 “환우들이 바깥을 못 나간다. 그런데 인지 능력이 있으시니, 바깥을 느끼고 싶어 하는 니즈가 많다. 최대한 느끼시고 나갈 수 있게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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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션과 함께'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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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은 병원을 둘러보며 박승일과의 첫 만남을 떠올렸다. 그는 “승일이가 눈을 깜빡거릴 수 있어서 안구 마우스를 통해 책을 썼다. 우리 교회 집사님이 그 책을 전해줬는데 받자마자 다 읽었다. 거기 승일의 꿈이 국내 최초 루게릭 병원을 짓는 것이라고 쓰여 있었다”고 밝혔다.

가수 션이 루게릭요양병원 완공을 앞두고 지난달 세상을 떠난 박승일 승일희망재단 공동대표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승일이가 눈을 깜빡거릴 수 있어서 안구 마우스를 통해 책을 썼다. 우리 교회 집사님이 그 책을 전해줬는데 받자마자 다 읽었다. 거기 승일의 꿈이 국내 최초 루게릭 병원을 짓는 것이라고 쓰여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션은 1년간 1억 정도 모아둔 상태였다. 그는 “이걸 어디에 써야 하지 고민하던 차에 이 친구의 꿈에 이 돈이 전달되는 게 맞겠구나. 1억 수표를 끊어서 박승일을 찾아갔다”고 떠올렸다.

이어 “처음에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모르겠더라. 아픈 사람 앞에선 그렇지 않나. 승일이가 먼저 친구 하자면서 편하게 다가왔다. 1살 형이다. 수표를 전달하고 갔는데 허리 아프다고 했더니 마음에 쓰였나 보다. 굴을 한 박스를 사서 집에 보내줬더라. 세심한 좋은 친구였다”며 그리움을 전했다.

박 이사는 “승일이가 아프지만 밝았고, 그를 보고 간 분들은 삶의 힘을, 에너지를 얻고 간다고 하시기도 했다”며 “편하게 해주려는 타고난 기질이 있어서 저 또한 자랑스럽고 이 일을 통해 좋은 일을 하게 해줬다는 부분에 대해 고마움이 많은 누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션은 “책에 승일이가 10억 정도 있으면 지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썼다. 승일이도 그걸 믿은 나도 세상 물정을 잘 모른 거였다. 냅다 돕겠다고 간 건데, 세심하게 환우분을 위해 작은 것까지 다 하다 보니 계속 올라서 239억 빌딩”이라고 말했다. 이어 “승일이는 22년 동안 꿈꿔왔던 거고, 완공된 걸 못 보고 하늘나라에 간 게 많이 아쉽다”고 했다.

션은 “승일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이라며 눈물을 훔쳤다. 아울러 “승일이를 만나고, 루게릭 요양 병원 꿈을 꾸면서 달리고 모금도 했기 때문에 승일이에게 병원 다 지어졌다고 마지막 선물”이라며 마지막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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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수많은 연예인, 선후배, 시민들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 아주 특별한 아이스버킷 챌린지. 여러분이 함께 해주셔서 세계 최초 루게릭 요양 병원이 지어졌다”며 “하늘나라에 있는 박승일 대표, 하늘나라에서 꼭 도전해 줘”라고 소리쳤다.

아이스버킷챌린지 등을 통해 35만 명 이상이 기부해 건립된 이 병원은 그들의 마음을 소중히 하고자 기부월도 제작했다. 2014년부터 시작된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총 3번 진행됐다.

션은 “3번의 챌린지마다 10억 정도 모금이 됐다”며 “그렇게 모금된 것 외 많은 사람이 알게 되어 개인 후원자도 늘었고, 몇천만원 1억까지 기부해 주는 분들이 있었다. 30억 훨씬 이상 모금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부자들의 뜻에 맞게 쓰였으면 하는 바람으로 저는 13년 동안 한 번도 월급을 받은 적이 없다. 단 1원도. 나와 혜영이도 병원 건립을 응원하면서 13년 동안 승일희망재단에 대략 7억 기부했다”고 밝혔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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