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배후엔 마가, 윤석열 뒤엔 태극기 부대"
"尹 지지자들, '尹 보호는 종북 세력에게서 한국 지키는 것'이라 생각"
"탄핵 반대자들, 극우 유튜버 영상 보며 음모론 믿어"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사진은 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탄핵 반대 집회를 하고 있는 모습. 2025.01.05. kgb@newsis.co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내란 수괴(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을 둘러싼 한국 정치 위기의 중심엔 극우 유튜버들이 퍼뜨리는 음모론이 있다는 외신의 해석이 나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각) '두려움과 음모론이 어떻게 한국의 정치적 위기를 부추기는가'라는 제하 해설기사를 통해 "윤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던 극우 유투버들은 계엄령 시행 실패 이후 윤 대통령의 동맹이 됐다"고 보도했다.
NYT는 먼저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이번 '12·3 비상계엄' 사태 원인을 전적으로 더불어민주당을 위시한 '거대 야당'에 두고 있으며, 윤 대통령의 탄핵은 곧 북한에 나라를 파는 것과 같다고 여긴다는 점을 짚었다.
NYT는 "그들에게 윤 대통령을 보호하는 것은 사법부부터 학교, 언론에 이르기까지 사회 곳곳에 뿌리내린 '종북주의자'들로부터 한국을 지키는 것과 동의어로 여겨진다"고 해설했다.
실제 탄핵 반대자들은 민주당이 29번에 달하는 '줄탄핵' 등을 통해 윤 대통령의 정치적 행보를 무력화시켰기에 내란을 일으킨 것은 민주당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당초 지난 4월 총선 결과는 조작됐기에 민주당이 의회 다수당을 차지한 것 또한 무효라고 생각하고 있다.
NYT는 "한국인들은 일반적으로 이런 음모론이 윤 대통령을 찬양하는 극우 유튜버들이 퍼뜨린 온라인 선동 정치에 불과하다고 일축한다"면서 "하지만 뿌리 깊은 정치적 양극화 속에서, 이런 음모론은 윤 대통령의 상황을 둘러싼 혼란을 부추겨 열성적인 신봉자들을 대거 거리로 나가게 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탄핵 반대 집회 연설자들은 윤 대통령을 탄핵하려는 시도를 '북한의 명령에 따른 쿠데타'라고 부른다고 NYT는 전했다.
특히 NYT는 극우 유튜버들과 함께 이른바 '태극기 부대'가 진보 성향 정치인들에 대한 악의적인 공격으로 집회를 고조시키고 있으며, 윤 대통령이 이들의 비호를 받으며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NYT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뒤에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있다면, 윤 대통령은 태극기 부대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들은 주로 나이 많은 기독교인들로 구성돼 있으며 애국가와 성조기 물결, 진보 성향 정치인들이 중국과 북한에 나라를 넘길 것이라는 비난으로 집회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적었다.
안병진 경희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도 NYT와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남한판 마가에 의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윤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이 주장하는 음모론이 극우 유투버들이 퍼뜨리는 내용과 유사하다는 점을 들면서 "(유튜브) 알고리즘에 의해 사람들이 '정보 거품'(또는 필터 버블)에 갇혀, 국가가 분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필터 버블이란 인터넷 정보제공자가 맞춤형 정보를 이용자에게 제공해 이용자는 필터링된 정보만을 접하게 되는 현상을 지칭한다.
실제 NYT와 인터뷰한 대다수의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은 "유튜브"를 출처로 들며 선거 사기 음모론을 믿는다고 말하거나, 기존 언론에 대한 불신으로 "진실만 말하는 유튜브만 본다"고 말했다.
칼럼니스트인 홍성국씨는 NYT에 "윤 대통령의 내란은 알고리즘 중독으로 인해 시작된 세계 최초의 반란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ighton@newsis.com
▶ 네이버에서 뉴시스 구독하기
▶ K-Artprice, 유명 미술작품 가격 공개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