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체포 구속 긴급행동'에서 민주노총, 진보당 등 진보단체를 비롯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체포 및 구속을 요구하며 응원봉과 손피켓을 들고 있다. 2025.1.5/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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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혜연 유수연 장시온 기자 =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시한을 하루 앞둔 5일 관저 앞에는 폭설에도 불구하고 수만 명대 대규모 인파가 운집해 윤 대통령 지지·탄핵 집회를 이어갔다.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인근 한남일신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윤 대통령 체포를 촉구했다.

눈이 내리는 궂은 날씨였지만 집회 참가자들은 우산이나 우비를 쓰고 속속 모여들었다. 젖은 바닥 때문에 일부 참가자들은 궁여지책으로 돗자리나 캠핑용 의자를 깔고 앉기도 했지만 그나마도 전부 젖은 열악한 환경이었다.

그럼에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많은 인원이 모이면서 집회 열기는 뜨거워졌다. '쫄보 윤석열 처단' '총칼 윤석열 파면' 손 플래카드가 눈에 띄었고 '전국집순이협회' 등 기발한 깃발도 등장했다.

이들은 지난 3일 윤 대통령 체포가 무산된 것을 규탄하며 경찰에 "양심이 있다면 내란수괴 윤석열을 체포하고 그를 비호하는 경호처도 공무집행방해로 체포하라"고 요구했다.

참여연대 비상행동 의장단 소속 진영종 씨는 "국민에게 총부리 겨눈 내란범의 체포영장을 우리 세금으로 월급 받는 경호처장이라는 자가 감히 막았다. 기가 막힐 노릇"이라며 "체포영장 (시한) 마감인 내일까지 1박 2일로 이 자리에서 농성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유효기간 만료를 앞둔 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 출입구에 철조망이 설치돼 있다. 2025.1.5/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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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참가자들은 이날 윤 대통령 체포를 막겠다는 취지로 입장을 낸 박종준 경호처장에 대해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 관악구에서 온 이 모 씨(28·여)는 이마를 짚으며 "국민이 바보인 줄 아는 것 같다"며 "체포를 안 하니까 윤석열이 주변 사람을 시켜서 선동을 계속한다"고 말했다.

경기 시흥에서 온 50대 남성은 "경호처장부터 먼저 체포해야겠다"며 "공수처가 관저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미적거리니까 경호처장 주제에 헌정 질서를 꾸짖고 있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주최 측 추산 2만여 명에서 시작된 집회 인원은 오후 5시가 되자 두 배 이상 늘어나면서 전 차로를 점거했다. 경찰은 극심한 차량 정체를 이유로 집회 해산 명령을 3차까지 발동했다. 결국 참가자들이 물러나 하위 차선 2개 차로가 뚫리면서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인근 루터교회 일대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지지 집회를 열고 있다. / 뉴스1 장시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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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비슷한 시각 루터교회 인근에서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중심으로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대국본) 등 보수단체가 집회를 열고 '탄핵 무효'와 '이재명 구속'을 연호했다. 공수처장과 체포영장을 발부한 서부지법 판사를 구속하라는 구호도 나왔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집회에 참석해 "나라를 지키는 데 가장 선봉에 선 성도님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며 "좌파 사법 카르텔, 주사파 척결하는 전쟁으로 대한민국을 지키는 투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목사는 "내일 전국의 모든 성도가 다 모이라. 30만 명 가자"라면서 "절대로 이재명은 못 이긴다. 윤석열이 이긴다"고 주장했다.

서울 광진구에서 온 50대 여성 윤 모 씨는 "경호처는 아주 일을 잘하고 있다"며 "위법한 체포영장 집행은 당연히 막아야 한다"고 했다. 포항에서 온 27세 남성은 전날 민주노총 조합원이 경찰관 폭행으로 현행범 체포된 것을 지적하며 "대통령 고유 권한인 계엄령 선포를 왜 너희들 허락 맡아야 하나"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날 집회 관리를 위해 양 진영 사이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통행하는 시민들만 한 줄로 지나갈 수 있도록 제한했다. 양측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 도발이나 말다툼이 벌어질 기미가 보이면 즉각 경찰이 제지하고 분리해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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