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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은박지 두른 초콜릿 같아"…한남동에 출몰한 '키세스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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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열 담요 두른 시위 참가자들 화제

허쉬 유명 초콜릿 키세스 포장 닮아

"사람들이 은박지를 두르고 있네요. 꼭 키세스가 된 것 같아요."

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대에 일명 '키세스단'이 출몰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집중됐다. 키세스는 해외의 유명 초콜릿 과자로, 독특한 모양의 초콜릿을 은박으로 감싸 판매한다. 이날 느닷없이 폭설이 내리면서 시위 참가자들은 은색 방열 담요를 몸에 두른 채 길 위에 앉아 있었는데, 이 모습이 영락없이 키세스를 닮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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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 페이스북에 공개한 사진.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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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세스단을 촬영한 사진은 엑스(X) 등 여러 SNS를 통해 누리꾼에 공유됐다. 시위 참가자들은 눈발이 거센 상황에도 길에 앉은 채 시위용 응원봉을 흔들었고, 심지어 밤에도 자리를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현직 의원이 공유한 사진도 화제가 됐다. 정혜경 진보당 국회의원(비례)실은 이날 "정 의원이) 지난 3일 오후 3시부터 노동자, 시민들과 함께 2박3일 동안 '체포 촉구 행동'에 참여하고 있다"며 여러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은 두터운 함박눈 속에서 패딩, 담요로 무장한 시민들이 꿋꿋하게 응원봉을 흔드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저의 20대를 끄집어낸 응원봉 소녀들. 한 명 한 명의 이야기가 주옥같아 단 한 순간도 놓칠 수가 없었다"며 수일간 시위에 참여한 이유를 전했다. 이어 "이 소녀들의 외침에 화답하는 정치를 하리라 다짐"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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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길 모습. MBC 뉴스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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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세스는 미국의 초콜릿 제조 대기업인 '허쉬'의 대표 제품군이다. 물방울, 혹은 밤톨을 닮은 초콜릿을 은박지, 금박지 등으로 감싸 포장한 형태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1907년 탄생 이래로 서구는 물론 국내에서도 활발하게 판매되고 있다.

이날 시위대 모습을 본 누리꾼들은 "궂은 날씨에도 열정이 대단하다", "키세스단을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더라", "나와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이 모였다는 사실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등 응원의 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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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초콜릿 제조업체 허쉬의 키세스 오리지널. 위키피디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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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모든 시민이 시위대에 호의적인 의견을 보낸 건 아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시위가 한남동 중심 상권인 한강진역 인근을 점거한 사실을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 이번 대규모 집회로 인해 인근 도로 10개 차로가 점거되는가 하면, 서울 지하철역 6호선은 한강진역을 20분간 무정차 통과하기도 했다.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이어진 시위는 이틀간 10만명(경찰 추산)이 동원됐다. 이 과정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 2명이 경찰을 폭행한 혐의로 체포됐다가 석방되기도 했다.

친(親) 윤석열 대통령 보수 단체들도 대통령 관저로 집결해 맞불 시위를 펼치면서 혼란이 가중되기도 했다. 다만 경찰이 바리케이드로 두 집회 사이를 갈라놓고 통제해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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