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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제 건물입니다”…션, 239억원 세계 최초 ‘루게릭 병원’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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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진=유튜브 ‘션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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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션이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난 박승일 승일희망재단 공동대표와 함께 설립한 ‘꿈의 병원’인 세계 최초 루게릭 요양병원 완공 소식을 전했다.

지난 5일 션의 유튜브 채널 ‘션과 함께’에는 ‘몰래 숨겨왔던 239억짜리 건물, 최초로 공개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에서 션은 “제가 용인에 건물을 하나 지었다. 15년 동안 정말 열심히 모아서 빌딩이 다 지어졌다”며 서울 한남나들목에서 시작해 경기 용인시에 있는 ‘승일희망요양병원’까지 약 42㎞를 풀 코스 마라톤을 하는 것처럼 달려서 이동했다.

병원 앞에 도착한 그는 “제 건물”이라며 “제 친구 고(故) 박승일 공동대표와 저의 꿈이었던 국내 최초, 아니 세계 최초 루게릭 요양 병원이다. 전 세계에 단 하나도 없는 아주 특별한 병원”이라고 소개했다. 션은 이 병원이 2023년 착공해 완공까지 239억 원이 들었다고 밝혔다.

고 박승일 공동대표는 연세대와 실업 기아자동차에서 농구 선수로 활동했고, 2002년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에서 코치로 활동하다 루게릭병 판정을 받고 23년간 투병했다.

션은 고인과 함께 2011년 비영리재단 승일희망재단을 설립한 이후 아이스버킷 챌린지 등 루게릭 요양병원 건립을 위한 각종 모금 활동을 진행해 왔다. 다만 고인은 긴 투병 끝 준공일을 3개월 앞두고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날 고인의 친누나인 박성자 승일희망재단 상임이사와 고재춘 승일희망재단 사무국장이 함께 출연해 병원 외부부터 내부 로비, 강당, 입원실 등을 자세히 소개했다. 이들은 아직 내부 인테리어는 끝나지 않은 상태이며 3월에 개원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병원은 환자들이 침대에서 밖을 볼 수 있도록 창문이 낮고 크게 설치됐으며, 침대에 누운 상태로 야외 정원으로 나올 수 있게 출입문의 턱을 없애고 폭도 넓혔다. 션은 “환자들이 인지 능력을 갖고 있기에 최대한 바깥을 느낄 수 있도록 신경 썼다”고도 했다.

병원 로비 한쪽에는 ‘기부 벽’도 설치될 예정이다. 박 이사는 “35만 명 이상이 기부하시고 캠페인에 참여해 주셔서 이 공간(병원)이 이뤄졌기에 (기부 벽을) 제작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션은 고인과의 첫 만남에 대해 “승일이가 눈만 깜빡거릴 수 있어서 안구 마우스를 통해 ‘눈으로 희망을 쓰다’라는 책을 썼다. 우연히 그 책을 읽게 됐는데 책에 승일이의 꿈이 ‘국내 최초 루게릭 요양병원’이라고 쓰여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마침 그때 어딘가 꼭 필요한 일에 쓰려고 1억 정도를 저금해 둔 게 있었다. 어디에 써야 할지 고민하던 참에 ‘이 친구의 꿈에 이 돈이 전달되는 게 맞겠다’ 싶어서 1억 원 수표를 끊어서 승일이를 찾아갔다”고 덧붙였다.

션은 “처음엔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몰랐다. 승일이가 나보다 한 살 위인데 먼저 ‘친구 하자’고 편하게 다가왔다”며 “수표를 전달하고 갔는데 제가 허리 아픈 게 신경 쓰였는지 ‘허리에 굴이 좋다’면서 굴 한 박스를 보내줬다. 정말 세심하고 마음이 깊은 친구였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승일이가 한 10억 정도 있으면 (병원을) 지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책에 썼다. 승일이도 그렇고 그걸 믿은 나도 세상 물정 참 모르는 거였다. 계속 올라서 239억 빌딩이 됐다”고 부연했다. 120억 원은 국비 지원, 나머지 119억 원은 기부자와 기업을 통해 마련됐다고 한다.

션은 “승일이가 22년 동안 꿈꿔왔던 병원이다. 완공된 걸 못 보고 하늘나라로 가서 매우 아쉽다”며 “서울에서 용인까지 달려온 건 승일이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이라면서 울먹거리기도 했다.

끝으로 션은 모금을 위해 2014년부터 시작한 아이스 버킷 챌린지 등에 참여한 연예인 동료와 선후배,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뒤 영하 1도의 날씨에 직접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선보였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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