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킹콩 by 스타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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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특별한 배우 이동욱(44)이 특별한 마음으로 '하얼빈'의 의미를 높였다.
액션 영화 '하얼빈'(우민호 감독, 하이브미디어코프 제작)에서 신아산 전투에서 일본군 포로를 살려준 안중근(현빈)에게 반감을 가진 독립군 이창섭을 연기한 이동욱. 그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하얼빈'의 출연 계기부터 작품에 쏟은 애정과 열정을 고백했다.
'하얼빈'은 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숨 막히는 추적과 의심을 그린 작품이다. 안중근이라는 인물에 대한 거대한 심리 드라마는 물론 그와 뜻을 함께한 동지들 사이의 진심과 신념, 고뇌와 의심을 둘러싼 갈등을 묵직하고 진중하게 다룬 '하얼빈'은 지난해 12월 24일 개봉, 13일 연속 흥행 1위를 지킨 것은 물론 2일 만에 100만, 5일 만에 200만, 9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순항 중이다.
특히 '하얼빈'은 현빈 박정민 조우진 전여빈 등 화려한 캐스팅에 더해 이동욱의 특별출연으로 더욱 무게가 실렸다. 안중근과 대립하지만 조국을 지키고자 하는 신념은 같았던 독립군 이창섭으로 변신한 이동욱은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새로운 매력으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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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동욱은 '하얼빈'의 출연 과정에 대해 "제작자 김원국 하이브미디어코프 대표, 우민호 감독과 사적인 자리에서 술을 한 잔 하게 될 기회가 있었다. 그날은 즐거운 대화를 나누고 헤어졌는데 한 두 달 뒤에 이창섭이라는 역할이 있다며 시나리오를 받게 됐다. 우민호 감독이 지금까지 보여주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더라. 우민호 감독의 부름이라 쉽게 할 수 있었다. 게다가 현빈도 있지만 유재명 조우진 박정민 전여빈 등과 연기를 해보고 싶었다. 훌륭한 배우들과 좋은 스태프들이 함께 큰 프로젝트를 하는 건 내 필모그래피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았다"며 "우민호 감독이 OCN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에서 내 새로운 모습을 봤다고 하더라. 그 모습이 인상 깊었다며 '하얼빈'에 캐스팅하게 됐다고 들었다. 실제로 연기할 때는 특별한 주문을 많이 하지 않았다. 다만 조금 진중하고 선이 굵고 되돌아보지 않는 모습이길 바란다고 했다. 그게 안중근과 대비되는 이창섭이기도 했다. 평소 다른 작품에서는 애드리브도 하긴 하는데 이 작품은 그럴 엄두가 안 나더라. 그분들(독립군)에게 희화화되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될 것 같아 진중한 모습으로 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주연이 아닌 특별출연에 대해서도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이창섭은 분량이 많지 않다고 느꼈다. 그래서 내 할 몫만 열심히 해보자 했는데 막상 촬영이 들어가니까 왜 회차가 많지?' 싶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꽤 촬영한 것 같다. 영화 초반에 나오는 신아산 전투 신은 촬영할 때 20일 가까이 광주에 머물렀다. 일주일 정도 예상하고 내려갔는데 생각보다 더 오래 있어야 했다"며 "이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하게 해줘서 감사하다. 나에게 주어진 몫을 온전히 잘 하고자 했다. '그리고 이동욱'이라고 붙여줘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판타지 주인공에서 거친 독립군으로 변신한 이동욱은 "이 작품이 내 필모에서 절대적이고 아주 중요하다고는 생각 안 한다. 만약 이 작품을 못 했다고 하더라도 다른 작품에서 이동욱으로서 연기를 하고 있는 것 아닌가? 큰 작품을 해야 큰 배우가 되는 논리에 갇히고 싶지 않다. 그저 노동자로서 노동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려고 했다. 그래서 큰 작품에 대한 욕심이나 부담은 없었다"며 "내가 연기한 이창섭 역시 가공의 인물이다. '평소' 이동욱, 그리고 '핑계고' 욱동이와 달리 '하얼빈'에선 웃길 일 없다'가 내가 이 작품에 임한 자세였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얼빈' 속 거친 얼굴에 대한 부담을 못 느꼈다. 다만 수염이 가짜처럼 느껴질까봐 걱정은 했다. tvN 드라마 '구미호뎐1938' 마지막 촬영쯤과 '하얼빈' 초반 촬영이 좀 겹쳤다. '구미호뎐1938'은 레드브라운 헤어스타일을 보였고 '하얼빈'은 까만 헤어스타일이 필요했다. 그래서 2주 사이 염색을 세 번 했다. 또 '구미호뎐1938'에서 판타지를 하다가 '하얼빈'은 현실 연기를 해야 해서 내 스스로 버겁더라. '구미호뎐1938'은 시즌제를 하면서 드라마에 대한 애정이 컸고 온전히 마무리를 잘 해야 한다는 그런 부담감도 있었다"고 말했다.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핑계고' 욱동이에 대한 소회도 남달랐다. 이동욱은 "나의 서브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팬들이 '핑계고'를 워낙 많이 좋아해준다. 그 이야기를 어디에 가도 항상 듣는다. '핑계고'에서 작품상을 2연패하기도 했다. 올해 '핑계고' 시상식은 진짜 아무 생각 없이 참석했다. 그런데 막상 전년도 대상 수상자로서 시상을 하는데 봉투 열기 전 '내 이름이 있으면 어쩌지?' '곤란한데?'라며 헛된 상상을 했는데 역시 황정민 선배가 받았더라. 아쉽다기 보다는 한 번쯤 더 받아야 할 것 같다"고 고백해 모두를 웃게 만들었다.
이어 "처음에는 유재석 형이 불러서 '핑계고'를 간 것이다. 내가 예능 경험이 아예 없는 배우가 아니다. SBS '강심장'도 그렇고 내 이름을 건 토크쇼도 했다. 주변에 아는 개그맨 선후배도 많다. 평소에도 즐거운 것을 좋아한다. '핑계고' 나가는 게 내 인생에서 나를 바닥으로 끌어내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핑계고' 대상 받고는 부담이 좀 있더라. 더는 웃길 자신이 없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기 마련이다. 올해도 더 웃겨보겠다"고 비장한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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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에 대해서도 깊은 연대를 느낀 이동욱이다. 그는 "현빈과 같이 연기 해보고 싶었다. 지금까지 현빈 출연작을 보면서 현장에서 어떨까 너무 궁금하더라. 역할이나 무게감 때문인지 몰라도 이번 작품에서 현빈은 굉장히 진중했다. 주연으로서 리더십도 있었다. 옆에서 가만히 지켜만 봐도 든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안에서 현빈과 단둘이 촬영한 장면이 있다. 사전에 어떻게 할까 의논할 새도 없이 촬영이 즉흥적으로 들어간 신이었다. '될 대로 돼라' 하고 자리에 앉았는데 액션 하자마자 오가는 눈빛과 호흡들이 굉장히 좋더라. 연기하면서 오랜만에 느낀 짜릿함이 있다. 말을 하지 않아도 되는구나 싶었다. 우민호 감독도 흡족해했던 장면이다. 안중근과 이창섭이 서로에 대한 단단한 믿음을 보여주는 것 같더라"고 곱씹었다.
'하얼빈'을 통해 현빈과 돈독한 유대를 쌓은 이동욱은 "라트비아 촬영 당시 쉬는 날 산책을 많이 했다. 달리 할 게 없더라. 라트비아가 워낙 작기도 했고 아침에 운동하고 식사 후 다 같이 산책을 자주 했다. 그게 유일한 일상이었다. 우민호 감독도 나와 현빈이 산책하러 나가면 '오우, 좋아!'라며 자주 밖에 다니라고 하더라"며 "흥행은 내가 바라는 대로 될 수 없고 내 힘으로만 되는 것도 아니다. 이번 '하얼빈'은 너무 잘 되고 있어서 다행이고 기쁘다. 그리고 현빈이 열심히 하고 있다. 현빈이 계속 힘내주길 바라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18일 서울 용산 CGV에서 영화 '하얼빈' 언론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배우 이동욱이 포즈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cjg@sportschosun.com/2024.12.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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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은 시국과 맞물린 '하얼빈' 개봉에 대해서도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그는 "이런 시국이라는 게 안타깝다. 우리 영화에서도 이토 히로부미(릴리 프랭키)가 이렇게 이야기하지 않나? 어리석은 지도자들이 있지만 늘 국민의 힘으로 이겨낸다고. 역사가 반복되는 게 안타깝다. 국난을 이겨내는 DNA가 있다고 하면 서글프지만 이번에도 잘 이겨내고 정상화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얼빈'은 2년 전에 촬영을 마쳤고 어쩌면 여름 개봉이 될 수 있었는데 겨울에 개봉하면서 이 시국을 만나게 됐다. 참 묘하더라. 오늘 자고 일어나면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세상인데, 이런 시국과 영화가 맞물려 묘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다"고 말했다. 탄핵 지지 집회에 나선 팬들을 응원한 이유 역시 "그냥 집회에 나간 팬들을 응원하고 싶었다. 내가 옆자리에 함께할 수는 없으니까 힘내라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 국민 모두가 비슷한 마음이지 않을까 싶다"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뿐만 아니라 이동욱은 지난 4일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피해 지원을 위해 5000만원을 기부한 소식도 전해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됐다. 그는 "일부러 국가 애도 기간 마지막 날인 4일에 기부를 했다. 사람들이 한 번 더 기억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나보다 더 자주 많은 액수로 기부하는 사람들도 있지 않나? 기부 기사가 많이 나고 많은 분들의 입에 오르게 돼 오히려 쑥스럽다. 내 작은 마음이 또 다른 기부로 이어진다면 그 역시 좋은 일이지 않을까 싶어 마음을 전하게 됐다"고 답했다.
'하얼빈'은 현빈, 박정민, 조우진, 전여빈, 박훈, 유재명, 그리고 이동욱 등이 출연했고 '내부자들' '남산의 부장들'의 우민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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