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1.08 (수)

"토종 스타트업 세계 진출 지원"… 美대표 창업사관학교 韓상륙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드레이퍼스타트업하우스 가로수센터점 내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의 대표적 스타트업 인큐베이션센터(창업육성기관)인 드레이퍼스타트업하우스(DSH)가 한국에 상륙했다. 핫메일, 스카이프, 테슬라, 스페이스X 등 유니콘 기업을 발굴해 키웠던 실리콘밸리의 전설 팀 드레이퍼가 설립한 창업 에코 시스템의 출발점이 된다.

드레이퍼는 전 세계에 스타트업 100만개를 만들겠다는 야심 찬 비전으로 '미트 더 드레이퍼(Meet the Draper)'라는 창업경진대회 프로그램과 온라인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한편, '드레이퍼 유니버시티'라는 교육기관까지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올해 1월 스타트업들이 입주할 4층 규모 단독 건물을 열고 인큐베이팅 사업을 본격 펼치게 됐다. 세계 진출을 노리는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기 위해 국내 대표 기업이나 창업 지원 기관과 손잡아 주목받는다. K뷰티의 열린 혁신(open innovation)을 도모하는 LG생활건강은 물론 서울바이오허브와 서울과학기술대학 창업지원단 등과 잇달아 전략적 제휴(MOU)를 체결했다. 국내 경기와 상장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은 가운데 해외 진출길을 뚫어줄 새로운 파트너로 기대를 모은다.

이세용 DSH코리아 대표는 "한국 시장에 맞춰서 스타트업 사업 모델을 완성한 후에 글로벌 진출을 위해 바꾸려면 늦어져서 자칫 시장 기회를 놓칠 수 있다"며 "우리 역할은 국내 스타트업 초기부터 글로벌 시각을 잡아주면서 글로벌 투자 네트워크와 연결해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강남 가로수길 대로변에 여는 스타트업 인큐베이션 센터 DSH는 멤버십 기반 공유사무실로 스타트업은 1~4인 규모로 입주할 수 있다. 각 사의 사업 모델을 진단하고 교육하거나 코칭, 네트워킹, 백오피스 지원, 투자 기회 제공까지 원스톱으로 지원받는다.

DSH는 현재 미국 실리콘밸리는 물론 인도, 싱가포르, 발리 등 이미 34곳에 지역 거점을 두고 있다. 이들 입주사는 초기 단계 투자에 집중하는 드레이퍼스타트업하우스벤처펀드와 시리즈 A·B단계에 투자하는 드레이퍼어소시에이츠와 연결되는 기회를 얻는다.

매일경제

이세용 드레이퍼스타트업하우스 대표(왼쪽)와 김현우 서울바이오허브 센터장.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 대표는 한국에서 특히 주목하는 3가지 분야로 드레이퍼가 강점을 가진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딥테크 영역은 물론이고 한국이 강점을 가진 바이오 헬스케어나 인공지능(AI) 기반 의료기기 영역, K콘텐츠를 포함한 K오리지널리티 영역을 꼽았다. 최근 토종 커피 가맹점의 동남아시아 투자 유치 사례 등에서 보듯 글로벌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K오리지널리티 영역은 급부상한 K엔터와 K뷰티가 좀 더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산업화해야 메이저 산업계로 편입될 수 있어서 잠재력이 높다고 한다.

앞서 지난해 말 서울바이오허브와 손잡고 디지털헬스케어 분야 유망 스타트업을 선발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챌린지' 프로그램부터 진행했다. 메디컬AI(심전도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개발 기업)와 슈파스(인공지능 기반 디지털병리 형태계측 솔루션 개발 기업), 위스메디컬(원격 의료 수면진단 솔루션 개발 기업) 등 토종 스타트업 3곳이 DSH와 함께 글로벌 진출을 추진하는 첫 타자가 됐다.

이 대표는 "슈파스는 기술력과 인증 단계에서 앞서가 세일즈(현지 영업)가 활성화되면 성장 가능성이 크고, 메디컬AI는 생성형 AI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심전도 측정 기술의 가치가 높은 데다 코로나19 부작용 이슈와 맞물려 상용화에 관한 관심이 뜨겁다. 위스메디컬은 인증이 아직 남아 있지만 기존 검사의 대체재가 될 수 있으면서 미국에 관련 보험 코드가 있어 확장성이 기대된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DSH는 미국 외 지역에서 글로벌 성공 사례를 쌓아왔다. 이 대표는 "싱가포르의 비즈니스 생산성 소프트웨어 기업인 아빌렉스(Arbilex)와 필리핀의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이너웍스(Innerworks)가 2023년 7월 DSH를 통해 각각 후기와 초기 단계 투자금을 확보한 후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화했다"고 소개했다.

이 대표는 "드레이퍼는 딥테크와 블록체인 영역에서 특화된 만큼 AI와 빅데이터가 파마(제약)나 메디컬(의료)에 적용되는 중간 영역에서 한국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가 비교적 사이클이 짧기 때문에 좀 더 집중할 계획"이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동등성 인증 평가를 받고 보험에 포함되면서 의사들이 채택하는 단계까지 도달하려면 우리 조직의 현지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를 함께한 서울바이오허브의 김현우 센터장은 "인력과 지원이 한정된 창업기업에 글로벌 진출은 무엇보다 명확한 전략이 필요하다"며 "기본 인프라와 교육은 우리가 맡지만 비즈니스 영역은 한계가 있으니 글로벌 시장과 연결해줄 수 있는 주체인 DSH와 협업했다"고 밝혔다.

[이한나 선임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