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총재 "입수되는 데이터 바탕으로 인하 속도 유연하게 결정"
우리나라 기준금리 변동 추이/그래픽=윤선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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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기준금리 결정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경기와 환율, 두 변수를 사이에 둔 한국은행의 고민은 깊어진다. 소비 부진과 수출 불확실성 등을 보면 추가 인하는 필요하다. 다만 금융위기 수준으로 뛴 원/달러 환율은 부담이다. 미국이 물가 상승 우려로 정책금리를 예상보다 느리게, 소폭 내릴 것이란 전망도 한은의 금리인하를 고심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6일 한은에 따르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는 오는 16일 열린다. 새해 첫 통방회의다. 한은은 이달 회의를 시작으로 연내 총 8번의 통방회의를 진행한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10월과 11월 2회 연속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3.5%에서 3.0%로 내려온 상태다.
올해도 기준금리 인하 기조는 이어간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일 신년사에서 "통화정책은 상황 변화에 맞춰 유연하고 기민하게 운영될 필요가 있다"며 "입수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내외 리스크 요인들의 전개 양상과 경제흐름 변화를 점검해 금리인하 속도를 유연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상황에서 한은이 통화정책에 고려하는 변수들은 크게 △물가 △성장 △환율 △가계부채 등이다. 물가는 최근 고환율 영향으로 반등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당분간 2%를 밑도는 안정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가계부채도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 등이 효과를 보면서 안정된 상태다.
경기 측면에서 보면 금리인하는 필요하다. 12·3 계엄사태 여파로 급격하게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실제 소비지표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소비지표가 눈에 띄게 꺾인다면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 금리인하 명분은 커진다. 이 총재는 "금통위 직전까지 데이터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1500원선을 위협하는 원/달러 환율은 부담이다. 국내 정치 불안과 달러 강세가 맞물리면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한 달 동안 70원 가까이 오른 상태다. 내외 금리차가 확대된다면 원/달러 환율이 추가 상승할 우려가 있다. 다만 직전 금통위에서는 환율 상승 우려보다 경기 하방에 대응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는 금통위원 의견이 더 우세했다.
대외 변수 중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태도 변화도 고려 요인이다.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면서 금리인하 필요성이 커진 우리와 달리 미국은 견조한 성장과 물가 상승 우려 등으로 금리인하 속도조절을 시사했다. 지난달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는 정책금리 상단을 3.9%로 상향 제시했다.
한은은 연준이 올해 정책금리를 1~2회 내릴 것으로 본다. 외자운용원은 지난달 30일 보고서에서 "디스인플레이션이 완만하게 진행되면서 인하 폭은 25~50bp에 그칠 전망"이라며 "향후 관세정책 등이 추가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작용한다면 인하 폭이 이보다 줄거나 동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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