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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이슈 시위와 파업

욕하고 몸싸움하고… ‘尹탄핵 찬반시위’ 대한민국 두 쪽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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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체포영장 만료일 집회 격화

양측 한남동 관저 인근 극한대치

상대 향해 ‘손가락 욕’하고 비난

공수처 尹체포 경찰 이관 소식에

“법집행 왜 안 하나” “이겼다” 극명

인파에 한남동 일대는 아수라장

출근 시간대에 교통혼잡 심각

시내버스 등 임시우회에 불편도

“이렇게 무능하고 무책임할 수 있나. 영장 받아놓고 집행도 못 한 공수처 규탄한다.”

“애국시민의 힘으로 공수처 홍위병을 물리쳤다. 이제는 헌재에 우리 힘을 보여주자.”

세계일보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회원들이 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신속 체포 촉구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6일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 관련 경찰 일임 기사'를 접한 후 환호하고 있는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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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영장 집행 마지막 날이던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 한남초등학교에서 북한남사거리로 향하는 길목에선 극우단체 신자유연대가 주최하는 대통령 수호 집회가, 한남오거리 방향에선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이 주최하는 대통령 체포 촉구 집회가 각각 열렸다.

한남동은 윤 대통령 탄핵 찬성과 반대로 갈라진 대한민국의 축소판이 됐다. 양 진영은 상반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극명한 대치 전선을 형성했다. 한남초를 사이에 두고 한쪽에선 “내란수괴 윤석열을 즉각 체포하라”는 구호와 함께 “체포영장 막아서는 경호처는 물러나라”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에 질세라 건너편에선 “불법 탄핵 막아내고 대한민국 바로 세우자”, “이재명을 체포하라”, “부정선거 수사하라”는 정반대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세계일보

“체포, 구속”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참가자들이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내란 수괴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를 촉구하고 있다. 이제원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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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기동대 8개 부대를 배치하고 관저 앞에 삼중 차벽을 세웠다. 또 차도와 인도 곳곳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는 등 양측의 무력 충돌에 대비했지만, 양 진영 집회 참가자 간 물리적 충돌과 고성·욕설은 수시로 오갔다. 이날 오전 대통령 지지자가 진보 성향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손가락으로 욕을 하자 몸싸움이 벌어졌고, 땅에 쓰러진 후 일어나지 못한 시민 한 명이 구급차로 이송되기도 했다.

특히 이날 오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을 경찰에 일임한 것과 관련해 양분된 집회 현장의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 한 달간 광장에서 “즉각 탄핵”을 외쳤던 탄핵 찬성 측은 분노와 허탈함을 토로했다.

전날부터 1박2일간 철야투쟁을 벌인 비상행동 집회 참가자 500여명(집회 측 추산)은 공수처와 경호처를 강한 목소리로 성토했다. 추위를 피하기 위해 은박 담요를 두른 윤모(63)씨는 “공수처가 (체포영장 집행을) 결국 경찰에 넘길 거였다면 왜 지금까지 시간을 끈 것인가”라며 “(대통령이) 이토록 명명백백한 죄를 지었는데도 엄정한 법 집행이 지연되는 걸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불법 탄핵”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유효기간 마지막 날인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탄핵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이제원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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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일산에서 왔다는 윤지영(45)씨는 “(체포영장 집행 불발이) 실망스럽고 속은 기분이 들지만 앞으로 경찰이 잘해주길 바란다”며 “대통령 사병 노릇을 한 경호처가 제대로 처벌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엔 1만5000여명(집회 측 추산)의 시민이 운집했다.

반면 대통령을 지키려 결집한 반대 측 참가자들은 공수처가 체포영장 집행을 경찰에 맡기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우리가 이겼다”를 연호했다. 70대 양모씨는 “3일 전에 (관저에) 들어갔다가 체포도 못 하더니 완전히 꼬리를 내린 셈”이라며 “이제는 헌법재판소도 우리 쪽 손을 들어주게 될 것”이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최원재(69)씨는 대통령 지지율이 반등했다는 한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계엄이 대통령 통치행위라는 당연한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며 “앞으로 모든 게 정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상행동 측은 이날 오후 3시30분 집회를 마치고 해산했지만, 신자유연대 측은 이날 늦은 저녁까지 집회를 이어갔다. 경찰은 오후 3시 기준 이 집회에 1만4000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

연일 계속된 시위로 한남동 일대는 극심한 교통 혼잡을 빚고 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한남대로 일신빌딩 편도 전차로와 시내방향 하위 2개 차로가 통제됐다. 서울시 교통정보센터(TOPIS)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쯤까지 한남대로 상행은 시속 7∼10㎞의 정체를 이어갔고, 일대를 지나는 시내버스·광역버스 총 12개 노선이 한때 임시 우회 운행했다.

이규희 기자 l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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