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트홀 첫 현악사중주단 상주음악가
9일 신년음악회부터 올해 4차례 독주회
현악 사중주단 아레테 콰르텟의 리더인 첼리스트 박성현(32)은 6일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로 활동을 앞둔 각오를 이같이 전했다.
제1바이올린 전채안(28), 제2바이올린 박은중(24), 비올라 장윤선(30), 박성현으로 구성된 아레테 콰르텟은 2019년 결성됐다. 2020년 금호영체임버콘서트로 데뷔했으며 올해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로서 오는 9일 금호아트홀의 신년음악회를 시작으로 모두 네 차례 독주 무대를 선보인다.
금호아트홀은 2013년부터 국내 공연장 최초로 상주음악가 제도를 운영했다. 현악 사중주단이 선정되기는 아레테 콰르텟이 처음이다. 박성현이 말했듯 현악 사중주에 대한 주목도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도 그동안 피아니스트, 바이올리니스트가 주로 선정됐다.
왼쪽부터 전채안, 박성현, 장윤선, 박은중 [사진 제공= 금호문화재단]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는 실내악 부문에서 아레테 콰르텟은 콩쿠르를 통해 스스로 기회를 개척해왔다.
아레테 콰르텟은 2021년 프라하 봄 국제 음악 콩쿠르를 시작으로 2023년 모차르트 국제 콩쿠르, 지난해 리옹 국제 실내악 콩쿠르에서 연달아 우승했다. 현재 한국 현악 사중주단 중 국제음악콩쿠르세계연맹(WFIMC)에 가입된 국제 콩쿠르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콩쿠르에 매진하는 이유는 더 많은 연주 기회를 얻기 위해서다. 박성현은 출전 콩쿠르를 선정할 때 콩쿠르의 위상뿐 아니라 수상시 부상으로 연주 기회가 포함돼 있는지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연주 기회에 갈망이 절실하다.
전채안은 "팀으로 활동하면서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며 "콩쿠르에 나가서 같이 음악하는 동료나 선생님들과 얘기도 나누고 무대 경험도 얻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콩쿠르 출전이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항공료, 숙박료 등 비용 부담도 있기 때문에 최대한 피하고 싶다"면서도 "하지만 현재 유럽에서의 안정적인 활동을 가장 우선적인 목표로 삼고 있고 이를 위해 노력이 더 필요하다면 콩쿠르를 준비할 생각"이라고 했다.
연주 기회에 대한 갈망이 큰 상황에서 네 차례나 자신들이 꾸미는 무대를 만들 수 있는 상주음악가는 무척 소중한 기회다. 금호아트홀은 아레테 콰르텟이 처음 데뷔한 무대여서 특별히 각별하다.
박성현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기쁘다고 했다. "굉장히 영광스럽고 기쁘면서도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 평소 실내악단에 가장 필요한 것이 상주음악가라고 생각했고 상주음악가 제도를 통해 저희가 발전해야 한국 클래식 음악계에도 어떤 방향성을 제시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그 책임감이 무대에서 전달되기를 바란다."
9일 신년음악회에서는 하이든의 '십자가 위 예수의 마지막 일곱 말씀'을 연주한다. '십자가 위 예수의 마지막 일곱 말씀'은 하이든이 1786년 발표한 관현악곡인데, 하이든은 이듬해 현악 사중주 판도 작곡해 발표했다. 하이든은 현악사중주에 많은 애정을 보여 평생동안 무려 68곡의 현악사중주 작품을 남겼다.
전채안은 "하이든은 현악사중주의 기반을 다진 작곡가"라며 "저희 공연 주제가 '공명'인데 인간의 다채로운 감정을 들려주고자 했던 하이든의 마음을 현악사중주의 음악으로 표현하려 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박은중, 전채안, 장윤선, 박성현 [사진 제공= 금호문화재단]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5월29일 공연에서는 하이든, 모차르트, 비트만, 브람스의 현악사중주 곡을, 9월4일에는 쇼스타코비치와 라벨의 현악 사중주 곡과 버르토크의 피아노 오중주를 연주한다.
막내 박은중은 9월 공연에 대해 "올해가 쇼스타코비치 서거 50주년, 라벨 탄생 150주년, 버르토크 서거 80주년을 맞는 해이기도 해서 아주 뜻깊은 공연이 될 것 같다"고 했다.
마지막이 될 11월13일 공연에서는 베토벤과 슈베르트가 생의 마지막으로 남긴 현악 사중주 곡을 연주한다.
팀 명 아레테는 고대 그리스어로 '참된 목적이나 사람이나 사물에 갖춰져 있는 가장 탁월한 성질'이라는 뜻이다.
전채안은 "저희가 진심으로 현악사중주를 하고 싶어서 모였기 때문에 '탁월한 음악가가 되어보자'라는 생각으로 팀명을 지었다"며 "저희가 먼저 비춰지는 음악이 아니라 작곡가가 먼저 관객에게 들리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했다.
박성현은 "현악사중주 음악이 가진 매력과 많은 작곡가들이 현악사중주를 작곡했던 이유, 곡에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고 왜 굳이 현악사중주로 곡을 썼는지 관객들에게 전달해주고 싶다"고 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