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러시아 협상 테이블로 나올 수 있도록 도와야"
마크롱, 머스크의 독일·영국 등 유럽 '내정간섭'에 불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 AFP=뉴스1 ⓒ News1 이창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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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향해 영토 회복과 관련해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4년 차로 접어들어 전쟁에 대한 피로도가 누적되면서 유럽도 빠른 종전을 바라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엘리제궁에서 프랑스 대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빠르고 쉬운 해결책은 없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는 영토 문제와 관련해 현실적인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러시아와의 빠른 종전 협상을 위한 우크라이나의 영토 양보를 시사하는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그동안 파병 가능성을 포함해 우크라이나에 대해 적극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태도를 보였으나 영토 양보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코 앞으로 다가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 동안 '24시간 내에 종전'을 공언한 만큼 오는 20일 취임 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종전 협상 중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은 우리가 상황의 본질을 바꾸고 러시아가 협상 테이블로 나오도록 설득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며 "유럽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전 보장을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새 대통령(트럼프)은 우크라이나가 패배하면 미국이 어떤 것도 얻을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피로감 때문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타협에 동의한다면 서방 국가들의 신뢰가 산산조각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황이 우크라이나에 불리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의 영토 회복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을 포함해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 취임 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줄어들 경우 전황은 우크라이나에 더욱 불리해질 수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항복은 유럽과 미국에 좋을 수 없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프랑스 르파리지앵과의 인터뷰에서 "(영토를) 되찾을 힘이 없다"고 말해 사실상 영토 양보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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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일론 머스크의 유럽 정치에 간섭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마크롱 대통령은 "10년 전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큰 소셜 네트워크의 소유주가 새로운 국제 반동 운동을 지지하고 독일을 포함한 선거에 직접 개입할 것이라고 누가 상상할 수 있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독일대안당(AfD)만이 독일을 구할 수 있다"며 독일 극우 정당인 AfD를 지지하는 목소리를 냈다. 또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를 "무능한 멍청이",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을 "반민주 폭군"이라고 비난했다.
지난 2일엔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에 대해 그가 왕립검찰청(CPS) 청장으로 재직 당시 아동 성 착취 사건을 은폐했다고 주장하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숄츠 총리는 "새로운 일이 아니고 냉정을 유지해야 한다"며 "트롤(troll·관심을 끌기 위해 일부러 시비 거는 사람)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고 말했다.
스타머 총리도 머스크의 사건 은폐 주장에 대해 "선을 넘었다"며 "정치의 치열함과 활발한 토론을 즐기지만 그것은 거짓이 아니라 사실과 진실에 기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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