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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北미사일 “음속 12배, 1500km 비행”… F-22 있는 오키나와 노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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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극초음속 IRBM 시험 성공”, 극초음속 미사일 가운데 역대 최장거리

작년 4월에 쏜 ‘화성포-16나’형과 동일, 요격 힘든 글라이더형 탄두부

비행거리·속도 늘려 괌 기지 타격력 확보 박차, 軍 “기만 가능성”

동아일보

6일 평양 일대에서 극초음속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이 발사되고 있다. 노동신문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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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신형 극초음속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그 어떤 조밀한 방어장벽도 효과적으로 뚫고 상대에게 심대한 군사적 타격을 가할 수 있다”며 “국가의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태평양 지역의 임의의 적수들을 믿음직하게 견제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반도 유사시 미 전략폭격기가 발진하는 괌 기지를 핵으로 때릴 수 있는 비장의 무기를 거의 완성했다는 위협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신형 극초음속 IRBM은 지난해 4월 김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발사한 ‘화성포-16나’형이 거의 유력하다.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매체들이 공개한 사진 속 글라이더형 탄두부 등 미사일 외형도 거의 차이가 없다.

하지만 북한이 주장한 비행제원은 한층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미사일이 예정된 궤도로 1500km를 비행한 공해상 목표가상수역에 정확히 탄착했다고 주장했다.

작년 4월 발사한 ‘화성포-16나’ 형의 비행거리(1000km)보다 400km를 더 날아갔다. 그간 북한이 발사한 극초음속미사일 가운데 최장 거리를 기록한 것.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6일 북한이 평양 일대에서 쏜 미사일이 약 1100km를 날아갔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저고도 변칙 기동으로 최종 낙하지점까지 포착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북한은 미사일이 1차 정점고도 99.8km, 2차 정점고도 42.5km를 찍었다고 주장했다. 2차례 풀업(Pull Up) 기동으로 상승-하강을 반복하는 변칙 비행을 했다는 것이다.

특히 2차 정점고도(42.5km)는 작년 4월에 쏜 ‘화성포-16나’ 형(72.3km)보다 크게 낮아졌다. 또 비행 속도도 음속의 12배를 기록했다고 북한은 주장했다. 그간 북한이 쏜 극초음속 미사일의 최대 비행 속도는 음속의 약 10~11배 정도였는데 이를 웃도는 비행 능력을 과시했다는 것이다.

이번에 쏜 극초음속 IRBM은 작년 4월 발사한 ‘화성포-16나’ 형처럼 글라이더형 탄두부를 장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라이더형 탄두부는 원뿔형 탄두부보다 비행궤도를 더 자유자재로 바꿀수 있어 요격이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더 낮고 빠르게 변칙기동을 하면서 사거리를 연장하는 테스트를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발표한 비행거리(1500km)는 평양에서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약 1420km)에 거의 정확히 닿는 거리다. 오키나와 기지에는 유사시 평양에 20~30분 내 도착해 북한 지휘부를 타격할 수 있는 F-22 스텔스전투기 등이 배치돼 있다.

군은 북한의 주장이 과장됐거나 기만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7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주장하는 비행거리와 2차 정점 고도 등은 기만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2차 정점 고도는 없었다”고 했다.

미사일이 한 차례 정점에 도달했을 뿐 이후 하강과 추가 상승을 통한 2차 정점은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평가로, 극초음속 미사일로 보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또 “극초음속 미사일은 종심이 짧은 한반도 내에서는 성능 발휘가 어려울 것”이라고도 했다. 작전 환경이 좁아 감시 공백 영역이 거의 없는 한반도에서는 미사일이 변칙 기동하더라도 추적·탐지가 가능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향후 사거리를 최대한 늘리는 추가 시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군 관계자는 “최소 3000km 이상을 날아가 전략폭격기 발진기지인 괌을 핵타격할수 있는 극초음속 IRBM 완성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러시아의 기술적 지원 제공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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