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능력평가 58위 신동아건설
미분양에 중견 건설사도 ‘휘청’
건설업계 “사업 여건 악화 지속”
[신동아건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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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건설 경기 침체와 고금리 지속, 공사비 급등,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한계 상황을 맞는 건설사들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아파트 브랜드 ‘파밀리에’를 보유한 중견건설사 신동아건설이 자금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건설업계에 도미노 부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신동아건설은 지난 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법원은 회사가 제출한 보전처분 신청서와 포괄적 금지명령 신청서 등을 검토한 뒤 이를 받아들일지 결정한다. 1977년 설립된 신동아건설은 지난해 기준 국내 시공능력평가 58위다. 1985년 당시 초고층 건물이었던 여의도 63빌딩을 지은 시공사이기도 하다.
신동아건설은 건설 경기 침체와 미분양 증가로 주요 사업장에서 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분양한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파밀리에 엘리프’는 1·2순위 청약에서 평균 0.5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미달 사태를 빚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동아건설의 2023년 말 부채 비율은 409.8%로, 적정 수준으로 평가되는 부채 비율(100~200%)을 훌쩍 넘어섰다.
지난해부터 중견 건설사의 법정관리 신청이 이어지면서 업계에선 줄도산 위기설이 확산하고 있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과거 파밀리에’ 부흥을 누렸던 신동아 건설은 타운하우스 미분양으로 수금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법정관리까지 간 것으로 추측된다”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지 못한 상황에서 주택시장이 얼어붙어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어 관계자는 “건설산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이 아니기 때문에 시의성 있게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일부 건설사는 자금줄이 막혀도 울며 겨자 먹기로 보유한 토지를 매각하며 급한 불을 끄고 있지만, 보유 자산마저 부족한 업체들은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자금줄이 막혀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견 건설사들은 원자재와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공사비가 고공 행진하는 데다 미분양 증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이 겹쳐 사업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 다른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은 그룹사의 지원을 받을 수도 있지만, 중견 건설사들은 스스로 한계 상황을 버텨내야 한다”며 “공사비가 치솟으면서 건설사의 부담이 가중되고, 분양 시장이 악화되면서 신규 수주가 위축돼 일감이 줄어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법정관리로 내몰리는 건설사들이 증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건설투자가 1.4% 줄고, 내년에는 2.1% 축소되며 감소 폭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 시장뿐 아니라 토목 부문도 사회기반시설(SOC) 예산 감소로 공공공사 수주가 줄고, 반도체를 비롯한 설비투자 확대가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신동아건설의 법정관리행은 현재 건설사들의 상황을 대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그동안 건설 공사비 증가한 상황에서 버티고 버티다가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건설사들이 3년 전 수주한 사업들은 공사비 급증으로 수익성이 낮을 수밖에 없으며, 경기 침체로 신규 수주도 녹록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박 연구위원은 “올해 들어 정부 공공공사 수주까지 줄어 일감이 없는 상황”이라며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커져 고금리·고환율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한계 상황에 직면하는 건설사들이 늘어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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