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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트뤼도 사임회견 단상서 날아간 종이…美보수들 “그의 임기같네” 조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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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6일(현지 시간) 오타와 총리 관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러 나오기 직전, 회견용 단상에 놓여있던 종이(붉은색 원 안)가 바람에 날아가고 있다. AP통신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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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54)가 사의를 밝힌 직후 6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필두로 미국의 보수성향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들은 환호와 조롱의 반응을 잇달아 내놨다.

2015년 11월 당시 44세로 집권한 그는 뛰어난 연설 능력, 호감형 외모, 진보적 가치관 등으로 ‘진보 정치의 아이콘’, ‘캐나다의 오바마’ 등으로 불리며 큰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고물가, 주택가격 폭등, 친(親)이민 정책 등에 불만을 품는 유권자까지 늘면서 지지율이 크게 하락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해 11월 대선 승리 후 캐나다를 향해 무역 수지 불균형과 국경 보안 문제 해소를 요구하며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뒤부터 대응 방안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며 트뤼도 총리의 퇴진론이 본격화됐다. 결국 트뤼도 총리는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을 2주 앞둔 이날 캐나다 오타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이 새 지도자를 선출하면 당 대표와 총리직에서 물러나려고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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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6일 오타와 총리 관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굳은 표정으로 당대표와 총리직 사의를 밝히고 있다. 오타와=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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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견 약 2시간 뒤 트럼프 당선인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계정에 올린 글에서 “많은 캐나다인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고 싶어 한다”라고 썼다. 그는 지난해 11월 트뤼도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도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는 것은 어떠냐”고 말했고, 지난달에도 트루스소셜에 “지난번 위대한 캐나다주(州·State) 쥐스탱 트뤼도 주지사(Governor)와의 만찬은 즐거웠다”며 비하하는 내용을 담은 글을 올린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올린 글에서 “미국은 캐나다의 생존에 필요한 막대한 무역 적자와 보조금을 더는 감당할 수 없다”며 “트뤼도 총리는 이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사임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캐나다가 미국과 합병한다면 관세는 사라지고 세금은 대폭 인하되고, 끊임없이 (아메리카 대륙) 주변을 맴도는 러시아와 중국 선박의 위협으로부터 완전히 안전해질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함께라면 얼마나 위대한 국가가 되겠는가!”라고 덧붙였다.

다른 보수성향 인플루언서들도 비난과 환호에 동조했다. 배우 지나 카라노는 2022년 코로나19 백신 의무화 정책에 항의하던 시위를 언급하며 “자유를 위해 일어섰지만 잔인하게 악마화되고 모든 캐나다인의 미래를 위하여”라고 썼다. 작가 캐럴 로스는 “미 MSNBC 방송에서 새 쇼를 시작할 저스틴 트뤼도에게 축하를 전한다”라고 올렸다. 퇴임 후 진보 성향 방송매체에서 일자리를 얻으라고 비꼰 것이다.

트뤼도 총리가 이날 관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러 나오기 직전 단상 위에 놓인 종이가 바람에 날아갔는데, 일각에서는 이 역시도 놀림감으로 삼았다. 폭스뉴스 진행자 마크 티센은 “그의 총리 재임 기간을 통째로 빗댄 것 같다”고 말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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