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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미국 연준 감독 부의장 조기 사임…트럼프와 법적 분쟁 위험 회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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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소속 마이클 바, 1년 반 정도 일찍 사임

연준 이사직 유지…임기 2032년 1월 만료

뉴스1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마이클 바 이사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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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에서 은행 규제를 책임지는 마이클 바 감독 부의장이 조기 사임하지만 이사직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은행 규제를 맡을 책임자를 새로 임명할 수는 있지만 바가 이사에서 물러나지 않기 때문에 트럼프의 인사 선택권은 다소 제약을 받을 수 있다.

6일(현지시간) 연준 성명에 따르면 바는 오는 2월 28일 혹은 후임자가 확정되는 시점부터 감독 부의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그의 부의장직 임기는 2026년 7월 말로 끝나지만 1년 반 정도 앞당겨 사임을 결정한 것이다. 하지만 바는 연준 이사직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는데 그의 이사 임기는 2032년 1월 끝난다.

바는 감독 부의장이라는 "직책을 둘러싼 분쟁의 위험"을 조기 사임의 배경으로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트럼프와 대립각을 세울 경우 발생할 금융시스템 환경에 위험을 가할 수 있다고 바는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월 바는 임기를 다 채우겠다고 밝혔지만 이후 차기 트럼프 행정부와의 잠재적 분쟁이 연준에 해롭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민주당 소속의 바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규제 부의장으로 지명한 인물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그는 트럼프가 자신을 해임하려고 시도할 경우 자신이 어떤 선택을 내릴 수 있을지를 외부 로펌에 법률자문을 구한 바 있다. 바는 자시의 변호사와 연준 법률고문 모두 궁극적으로 법적 싸움에서 이길 수 있지만 "매우 불쾌한 (deeply unpleasant)"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바의 조기 퇴임으로 1월 20일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트럼프는 은행 규제를 담당할 인사를 새로 임명해 금융업계에 보다 친화적 작업을 시작할 수 있을 길이 열렸다.

블룸버그가 바를 "월가의 천적"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그는 은행 부문에 더 엄격한 규칙을 세운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일례로 바젤 III 엔드게임 자본금 인상 등 미국 최대 은행에 대한 다양한 엄격한 규제를 추진한 바 있다.

스티펠의 브라이언 가드너 수석 워싱턴 정책 전략가는 투자 메모에서 "바의 사임은 다소 의외지만 은행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인수합병(M&A) 승인을 즉시 완화할 수 있고 시중 은행에 대한 자본 인상을 보류할 수 있다고 그는 예상했다.

가드너 전략가는 "트럼프 트레이드의 상당 부분이 이미 은행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이지만 일정이 가속할 가능성은 은행 업종에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바가 이사직을 유지했기 때문에 트럼프의 즉각적 선택지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7명으로 구성된 연준 이사회에는 2026년까지 공석이 없기 때문에 트럼프는 현재 이사들 중에서 새로운 감독 부의장을 선택하거나 기존 이사들 중에서 한 명을 다른 직책으로 이동시켜 자리를 확보해야 한다. 바의 후임에는 미셸 보우먼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물망에 오르내린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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