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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소추단 “내란죄 아닌 내란행위로 심판”, 尹 측 “소추 사유 80%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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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오는 14일)을 일주일 앞둔 7일 국회 탄핵소추단과 윤 대통령 대리인단이 ‘내란죄 제외’ 장외 공방전을 벌였다. 지난 3일 마지막 변론준비기일에서 국회 측이 ‘형법상 내란죄’를 소추 사유에서 “사실상 철회한다”고 주장하면서 번진 논쟁이 정식 재판 전 최대 쟁점으로 비화하자 여론전에 나서는 모양새다.

중앙일보

국회 탄핵소추단 장순욱(오른쪽), 김진한 변호사가 7일 서울 서초구 변호사교육문화관에서 기자간담회 준비를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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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음모행위' 소추 사유에 그대로”



국회 탄핵소추단은 7일 서울 서초동 대한변호사협회 건물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형법상 내란죄의 성립 여부까지 심판대상으로 삼아 판단을 구하지 않겠다는 것이 소추단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그 경우에도 소추의결서에서 ‘내란음모행위 국헌문란행위’ 부분은 한 글자도 철회·변경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추의결서에서 내란죄는 아주 부수적인 부분으로 서론 부분에 청구인(국회의원)이 쓴 ‘법적 평가’일뿐”이라며 “소추단은 내란 행위를 탄핵심판 성격에 맞게 헌법 위반으로 구성해 주장하고 판단 받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판단 대상으로는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헌법77조) 부존재 등 계엄선포의 위헌성, 계엄군의 국회·중앙선거관리위원회 침입 등을 거론했다.

소추단은 “소추 사유 변경 시 탄핵안 재의결이 필요하다”는 윤 대통령 대리인단 주장에 “법적 무지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소추 사실을 전혀 변경하지 않은 상태에서 청구인의 법적 평가 중 형법 위반 부분을 제외한 것”이라면서다. 또 “소추사유에 대한 법적 고려는 전적으로 헌재의 판단”이라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결정문을 인용하며 “소추 사실 평가는 헌재의 고유 권한”이라고도 했다.



"재판부 내란죄 제외 권유 발언은 실언"



지난 3일 변론준비기일에서 김진한 변호사가 내란죄 제외 취지를 설명하다 “재판부께서 제게 권유하신 바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민주당 측과 헌재의 짬짜미”(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라는 지적을 불렀던 데 대해선 “권유받은 바가 전혀 없다. ‘권유하셨던 것 아닐까’하는 추측으로 말한 실언”이라고 해명했다.

김 변호사는 “당시 정형식 헌법재판관이 ‘내란죄 언급된 것은 어떻게 할 건가’ 묻길래 재판부도 이것을 헌법적으로 판단하고 싶어한다고 저 나름대로 추측하고 상상했던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권유’라는 표현으로 혼란을 불렀다는 취재진 지적이 이어지자 김 변호사는 “사과라도 드릴까요?”라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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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지난 3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에 윤 대통령측 김홍일(오른쪽), 윤갑근 변호사가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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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측 “내란행위 심판은 궤변”



이에 맞서 윤 대통령 대리인단 윤갑근 변호사도 이날 “내란죄를 철회한 것은 소추사유의 중대한 변경으로 각하 사유”라는 입장문을 냈다. ‘내란죄 철회에 대한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의 입장’이란 제목으로 탄핵소추의결서 쪽수, 내란 언급 횟수 등을 언급하며 “내란죄 철회는 기존의 소추사유와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소추사유 변경”이라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윤 변호사는 “탄핵소추의결서는 탄핵소추 사유를 비상계엄 선포와 내란죄 단 2가지로 구성했다”며 “의결서는 계엄선포문 등 원문 인용과 여백을 제외하면 26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가운데 내란이라는 단어는 26쪽 중 21쪽에 걸쳐 29회 사용됐다”며 “내란죄 철회는 무려 80%에 해당하는 내용이 철회되는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탄핵소추단이 “내란죄가 아닌 내란 행위로 심판을 받겠다”고 주장한 데 대해선 “궤변이며 국민을 속이는 언어도단”이라고 반박했다. “형법상 내란죄에 해당하는지 여부도 판단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단정하고 헌법에 위배되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는 말인가”라면서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표결한 탄핵소추 사유가 심판 과정에서 철회된다는 것은 의원들의 표결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윤 변호사는 “대통령이 내란죄를 범하였기 때문에 권한 행사를 정지하고 탄핵소추를 한다는 것과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행위가 적합하지 않으므로 탄핵소추를 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평가”라고 말했다.

또 탄핵소추단과 마찬가지로 윤 변호사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결정문을 인용했다. “국회가 탄핵심판을 청구한 뒤 별도의 의결절차 없이 소추사유를 추가하거나 기존의 소추사유와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정도’로 소추사유를 변경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는 내용이다. 윤 변호사는 “헌재 기존 결정을 참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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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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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재판부 판단 사항” 재확인



내란죄 제외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헌법재판소는 이날 “탄핵 사유는 재판부에서 판단할 사항”(천재현 공보관)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아울러 탄핵심판 절차의 공정성을 의심하는 발언이 정치권에서 나오는 데 대해 천 공보관은 “헌재는 국민의 뜻에 따라 헌법적 분쟁을 해결하고 헌법 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설립된 심판 기관”이라며 “여야를 떠나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다”라고 말했다.

김준영ㆍ김정연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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