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 3대장 CES 총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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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인텔, AMD를 비롯한 미국 대표 반도체 기업들이 PC용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잇달아 공개했다. 작년만 하더라도 데이터센터용 AI 칩에 사활을 걸었는데, 올해는 전장이 PC용 시장으로 옮겨진 대목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6일(현지시간) 미국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 미켈롭 울트라에서 열린 CES 전야 기조연설에서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인 RTX 50시리즈를 공개했다. 신형 그래픽카드인 RTX 5070은 1000TOPS(초당 1조번 연산)의 성능이며 RTX 5070이 탑재된 랩톱은 기존 제품보다 전력소모가 절반에 불과하다.
하지만 가격은 549달러로 낮아 많은 청중의 탄성을 자아냈다. 가장 고성능 GPU인 RTX 5090은 1400TOPS의 성능을 갖고 있다. RTX 50 시리즈에는 9200만개의 트랜지스터와 그래픽 특화 D램인 ‘그래픽더블데이터레이트7(GDDR7)’이 탑재된다. 다만 공급사는 마이크론이다.
황 CEO는 “마이크론의 GDDR7 메모리를 탑재한다”며 “초당 1.8테라바이트로 이전 세대의 두 배 성능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격은 더 낮아졌다. 전작 중 최고 성능을 보이는 RTX 4090의 가격은 1599달러인 데 반해 이번 RTX 5070은 549달러다. 황 CEO는 이에 대해 “AI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라고 강조했다. AI를 통해 설계를 혁신했다는 메시지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 개막을 하루 앞둔 6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 내 미셀로브 울트라 아레나(Michelob Ultra Arena)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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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는 신형 GPU가 탑재된 랩톱도 공개했다. RTX 5070 랩톱은 전 세대 제품의 성능을 내면서도 전력소모는 절반으로 줄었다. 엔비디아는 또한 개인용 AI 슈퍼컴퓨터용 반도체도 공개했다. 팹리스 기업 미디어텍과 협력해 만든 GB10 반도체는 1페타플롭의 연산속도를 갖는다. 오는 5월 공개 예정인 ‘프로젝트 디지트(DIGITs)에 탑재된다. 프로젝트 디지트는 기존 데이터센터용 AI 컴퓨터인 DGX를 개인이 집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작게 만든 것이다. AI 연구자나 개발자, 데이터 분석가들이 비싼 GPU 사용료를 내지 않아도 자신의 컴퓨터로 작업할 수 있다.
이날 황 CEO는 AI 서버인 ‘GB200 NVL72’ 플랫폼을 소개하면서 방패 모양으로 된 소품을 들고나와 눈길을 끌었다. 그는 “72개의 블랙웰 GPU와 2592개의 그레이스 CPU 코어, 576개의 HBM 등으로 이뤄져 있다”고 강조했다. GB200 NVL72는 ‘GB200’이라는 블랙웰 GPU 기반 AI 가속기 36개를 연결한 고성능 서버 랙 솔루션이다.
무게만 1.5t에 달한다. 하지만 속도가 빠르다 보니 마치 하나의 거대한 반도체 칩처럼 작동하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황 CEO는 이를 시각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하려고 방패 형태로 디자인한 것이다. 해당 소품은 단순히 시각적 효과뿐만 아니라 기술의 통합성과 강력함을 상징한다. 황 CEO는 마블 영화의 히어로인 ‘캡틴 아메리카’가 트레이드마크인 방패를 든 모습을 연상케 했다.
PC용 AI 칩에 시동을 건 것은 엔비디아뿐만이 아니다. 인텔과 AMD가 마이크로소프트의 AI PC인 ‘코파일럿+ PC’용 AI 반도체를 대거 공개했다.
미셸 존스턴 홀도스 인텔 프로덕트그룹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이날 CES를 통해 “차세대 제품 ‘팬서 레이크(Panther Lake)’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팬서 레이크는 2025년 출시를 목표로 한 인텔의 차세대 프로세서다. AI 연산을 본격적으로 지원하는 아키텍처를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인터넷이 연결돼 있지 않아도 PC에서 실시간 번역, 영상 처리, 데이터 분석 등이 가능해진다.
아울러 인텔은 AI PC 시대를 예고하는 제품을 선보였다. 랩톱용인 ‘코어 울트라 200H’ 제품군, 고성능 게이밍 랩톱용 ‘코어 울트라 200HX’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또 기업을 위한 ‘코어 울트라 200V’ 시리즈를 소개했다.
홀도스 CEO는 “2025년은 인텔에 있어 전환점이 될 중요한 시점”이라며 “AI PC가 전체 시장의 41%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해했다.
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 AMD 클라이언트 사업부 수석 부사장 겸 총괄 관리자인 라훌 티쿠가 노트북용 ‘라이젠 AI 맥스’ 프로세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로이터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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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 역시 AI 시장에 불을 붙였다. AMD는 이날 AI 칩 신제품을 선보였다. 중앙처리장치(CPU)와 AI 칩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인텔과 엔비디아를 한꺼번에 겨냥한 대목이다. AMD는 이날 CES 미디어데이를 열고 랩톱용 프로세서 ‘라이젠 AI 맥스’ 시리즈를 공개했다. 라훌 티쿠 AMD 클라이언트 사업 부문 수석부사장은 “경쟁 제품과 비교해 1.4배 빠른 그래픽 성능을 보이는 제품”이라며 “이전 세대보다 AI 작업을 최대 90% 더 빠르게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경쟁사를 직접 거론했다. 티쿠 부사장은 “애플 맥북 프로 M4와 비교해보면 12코어 제품은 쉽게 이기고, 14코어 제품과도 경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AMD는 PC 제조업체 델이 기업용 고객 대상 PC 제품 일부에 AMD 칩을 탑재한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델은 그동안 소비자용 제품 일부에는 AMD 칩을 사용했다. 하지만 기업용 PC에는 인텔 제품만을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AMD는 인텔과 비교할 때 항상 저가형·저성능 옵션으로 분류돼 왔다”면서 “하지만 상황이 바뀌었다. 델이 기업용 PC에 AMD를 채택한 건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텔에 또 다른 타격”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퀄컴도 CES에서 스냅드래곤 X CPU가 탑재된 ARM 기반의 600달러 이하 랩톱과 데스크톱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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