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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프랑스 '극우 원로' 장마리 르펜 별세...향년 96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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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극우’ 정치의 상징적 인물인 장마리 르펜이 7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96세.

AFP통신 등에 따르면 유족은 이날 오후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장마리 르펜이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몇 년 전부터 건강이 악화한 그는 최근 요양시설에 머물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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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리 르펜.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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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리 르펜은 1972년 반공·민족주의, 반이민, 반유럽연합(EU)을 내세운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을 창당한 인물이다. 프랑스 북서부 라 트리니테 쉬르 메르에서 태어난 그는 20대에 프랑스 최연소 국회의원이 됐다. 정계 진출 초기 중동·아프리카·아시아인을 ‘열등한 인종’이라고 주장하는 등 극단적 민족·인종주의 노선으로 외면받았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사소한 사건’이라고 표현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1974년부터 2007년까지 다섯 차례 대선에 출마했지만 모두 낙선했다. 존재감을 드러낸 것은 2002년 대선 때다. 사회당 출신 리오넬 조스팽 총리를 누르고 극우 성향 후보 최초로 결선 투표에 진출했다. 당시 결선에선 자크 시라크 공화당 후보가 역대 최대의 몰표(82%)를 받으며 대통령이 됐지만, 그가 받은 18% 남짓 득표율은 프랑스 사회 전반에 충격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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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극우 정치인 장마리 르펜이 2014년11월 자신의 정치후계자인 막내딸 마린 르펜의 볼에 키스하며 애정을 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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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리 르펜의 말년은 정치 후계자였던 딸 마린 르펜과의 불화로 요약된다. 마린 르펜은 2011년 FN 대표직을 물려받은 후 나치 옹호 발언과 극단적 사상을 이유로 아버지 르펜을 2015년 당에서 영구 제명했다. 당시 홀로코스트에 대한 아버지의 발언을 "정치적 자살"이라고 강하게 비난했을 정도다. 이후 마린 르펜은 기존의 노선을 일부 수정해 FN 당명도 국민연합(RN)으로 변경했다. 이에 장마리 르펜 역시 딸을 직간접적으로 비판해왔다.

주요 외신들은 장마리 르펜의 별세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AP통신은 "장마리 르펜이 별세했지만, 그의 극우 민족주의 사상은 여전히 프랑스와 유럽 전역에서 이어지고 있다"며 "딸 마린 르펜은 FN(현 RN)을 프랑스에서 가장 강력한 정치세력 중 하나로 탈바꿈시켰고, 현재 2027년 대선을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BBC방송은 "수십년간 장마리 르펜은 프랑스에서 가장 논란이 많은 정치인이었다"면서도 "그럼에도 그의 강력한 반이민 정책은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었다"고 보도했다. 미국 CNN방송은 "전후 프랑스 극우 역사의 모든 단계에 그가 있다"고 짚었다.

이날 마린 르펜은 부친의 별세 소식에 즉각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극우 정치인 조르당 바르델라 RN 대표는 "항상 프랑스에 봉사하고 프랑스의 정체성과 주권을 수호했다"고 애도를 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극우의 역사적 인물"이라며 "그가 프랑스 정치에서 맡은 역할을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고 했다. 급진좌파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애도를 표하면서도 "그의 행동은 참을 수 없다. 그가 퍼뜨린 증오, 인종차별, 이슬람 혐오, 반유대주의에 대한 투쟁은 계속된다"고 전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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