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백지시위를 다룬 다큐멘터리 ‘우루무치 중루’의 한 장면. 유튜브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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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중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봉쇄 반대 시위를 다큐멘터리로 만든 중국인 감독이 법원에서 3년6개월형을 선고받았다.
8일 자유아시아방송 등 보도를 보면, 다큐멘터리 ‘우루무치 중루’의 감독 천핀린이 지난 6일 상하이 바오산 법원에서 ‘공공질서 소란죄’로 3년 6개월형을 선고받았다. 공공질서 소란죄는 중국 정부가 반체제 인사들을 통제할 때 적용하는 죄목이다. 검찰 쪽은 “천씨가 온라인에 거짓 정보를 확산하고 이를 통해 국가 지도자를 모욕하고 국가 이미지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우루무치 중루(乌鲁木齐中路)는 1시간17분 길이의 다큐멘터리로, 2022년 11월 중국 상하이·베이징 등에서 발생한 코로나19 바이러스 방역 조처를 이유로 시행됐던 봉쇄를 반대하는 시위인 이른바 ‘백지 시위’를 다뤘다. 다큐멘터리 제목인 ‘우루무치 중루’는 당시 상하이의 시위 장소 중 하나였던 거리 이름에서 따왔다. 천 감독은 백지 시위 1주년인 2023년 11월26일 유튜브 등을 통해 이 다큐멘터리를 공개했다.
다큐멘터리에는 중국 주민들이 코로나 봉쇄에 항의하는 모습과 코로나 봉쇄로 식량 부족에 시달리는 모습, 환자들이 격리 시설로 이송되는 모습, 허난성 정저우 폭스콘 공장에서 직원들이 시위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중국에서는 2022년 11월말부터 엄격한 코로나 봉쇄 정책인 ‘제로 코로나’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시작됐다. 11월24일 신장 우루무치의 봉쇄된 고층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1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이 계기가 됐다. 시위는 상하이와 광저우, 베이징, 시안 등 중국 전역으로 확산됐고, 시위자들은 아무것도 쓰지 않은 에이4(A4) 종이를 들고 당국의 극단적인 봉쇄 정책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시위 직후인 그해 12월부터 중국 당국은 코로나 봉쇄를 빠르게 완화했다.
사건을 담당했던 인권 변호사 팡셴구이는 미국의소리와 인터뷰에서 “우루무치 중루는 인터넷에 이미 존재하던 영상들을 편집한 것일 뿐, 천핀린이 직접 제작한 영상이 아니다”라며 “공소장에 언급된 ‘국가 지도자를 모욕하고 비난하는 발언’은 천핀린이 한 것이 아니라, 당시 시위자들이 외친 구호”라고 밝혔다. 이 다큐멘터리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퇴진’ 구호가 등장한다. 인권 변호사인 팡은 현재 외국으로 망명한 상태이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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