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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폭발물 어떻게 만들어?"…트럼프호텔 사이버트럭 폭파범, 챗GPT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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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당국 언급…폭파 혐의 그린베레 군인, 챗GPT에 폭발물 재료 구매·조합 방법과 폭파 방법 등 검색

머니투데이

새해 첫날 라스베이거스 트럼프호텔 앞에서 그린베레 소속 군인 매튜 리벨스버거가 폭파한 사이버트럭에서 불길이 타오르는 모습./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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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테슬라 사이버트럭에 폭발물을 싣고 미국 라스베이거스 트럼프호텔 앞에서 터뜨린 현역 군인이 챗GPT를 통해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지 경찰은 "미국에서 AI(인공지능)를 이용해 범행도구를 제작한 첫 사례"라며 유사범행 가능성을 우려했다.

7일(현지시간) AP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사건을 수사 중인 라스베이거스 경찰청 관계자는 현장에서 사망한 용의자 매튜 리벨스버거가 오픈AI의 챗GPT를 통해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날 밝혔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리벨스버거는 챗GPT를 통해 단순 화재가 아니라 폭발을 일으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및 폭발물 재료를 합법적으로 구하는 방법, 폭발물을 조합하는 방법, 개인정보를 노출하지 않고 휴대전화를 구매하는 방법 등을 검색한 것으로 조사됐다. 챗GPT가 리벨스버거에 어떤 정보를 제공했는지에 대해 경찰은 함구했다.

경찰 관계자는 "AI는 게임 체인저(중대 변수)"라며 "미국 영토에서 개인이 AI로 특정 (범행) 도구를 제작한 첫 사례로 알고 있다. 매우 우려스럽다"고 했다. AI를 이용한 유사 범행이 또 일어날까 우려스럽다는 취지다.

오픈AI는 경찰 브리핑 후 발표한 성명에서 "사고에 대해 유감"이라며 "AI가 책임감 있게 쓰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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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미국 라스베이거스 트럼프호텔 앞에서 사이버트럭을 폭파시킨 용의자 매튜 리벨스버거의 미국 여권 사진./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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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리벨스버거가 전문 지식을 요하는 정교한 폭발물을 제작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 주류·담배·화기·폭발물 단속국 소속 한 요원은 AP 인터뷰에서 리벨스버거가 미 육군 특수작전부대인 그린베레 소속임을 지적하며 "이 정도의 군 복무 경험을 가진 사람이 만들 만한 폭발물은 아니"라고 했다. 그린베레 소속 현역 군인이 고작 기름통과 폭죽을 갖고 폭발물을 제작했다는 게 의문이라는 취지인데, 이에 대해서는 경찰당국도 조사 중이다.

리벨스버거는 사이버트럭 안에서 총기로 극단 선택을 내렸고, 그 뒤 사이버트럭 짐칸에 있던 대형 폭죽과 휘발유 통이 폭발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당국은 리벨스버거의 총구에서 시작된 불꽃이 차량 내 유증기에 옮겨붙어 폭발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범행 동기 역시 아직 조사 중이나, 군 복무 과정에서 생긴 트라우마가 유력한 동기로 꼽힌다. 리벨스버거는 생전 휴대전화에 남긴 메모에 "군대에서 겪은 생생한 경험들이 머릿속에서 계속 반복되는 듯하다. 살아갈 이유를 잃은 껍데기 같다"고 적었다. 또 "내가 잃은 형제들에 대한 마음을 씻고 내가 앗아간 생명에 대한 짐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했다.

리벨스버거가 정치적 의도를 갖고 범행했을 가능성도 아직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을 앞두고 범행장소로 트럼프호텔을 선택한 점,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 차량을 범행에 동원한 점이 미심쩍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휴대전화 메모에 "미국이 불치병에 걸려 붕괴로 향하고 있다"는 문구를 남겼다는 점도 이런 의구심을 뒷받침하나, 수사당국은 리벨스버거가 트럼프 당선인을 향해 적개심을 품었을 가능성은 낮게 본다. 친척들 증언에 따르면 리벨스버거는 공화당 성향으로 트럼프 당선인을 지지했다고 한다. 주변인들도 범행을 계획하는 듯한 낌새는 전혀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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