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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미래 주력사업인 자동차와 배터리는 물론 우리 기업들이 세계 정상의 지위를 유지하던 가전 분야에서조차 저품질이라는 과거 이미지를 탈피하고 첨단 신기술로 시장을 장악해나가고 있다. 중국 관련 업계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연이어 한국시장에 직접 진출 소식을 전하면서 국내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애국심에 호소하던 시절은 끝났다. 기술력과 품질로 앞서지 않으면 안방 시장까지 내줄 공산이 크다.
중국 광둥성 선전 비야디(BYD) 본사 전시관의 비야디 콘셉트카 모습.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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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자동차와 배터리가 몰려든다
내연기관 중심에서 친환경 전기차로 변화하고 있는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 자동차 업계가 전기차 분야에서 독보적인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8일 에너지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전 세계에서 등록된 전기차가 전년 동기 대비 25.9% 증가한 1559만1000대로 집계됐다. 그 가운데 중국 BYD(비야디)가 중국 내수 및 해외시장에서 43.4% 늘어난 367만3000대로 1위를 차지했다. 점유율은 2023년 20.7%에서 지난해 23.6%로 늘었다. 2위는 테슬라로 2.0% 감소한 158만3000대를 판매했다. 점유율 역시 13.1%에서 10.2%로 줄었다.
이어 지리그룹(122만5000대), 상하이자동차(SAIC·90만2000대), 폭스바겐 그룹(89만4000대), 창안자동차(59만7000대)가 3∼6위였다. 현대차그룹은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51만대의 판매량으로 7위에 올랐다.
올해부터 국내시장에 중국 자동차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비야디코리아가 승용차 브랜드 론칭을 앞두고 있으며 샤오펑 역시 한국지사를 설립하기 위해 지사 대표 및 딜러사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 최대 전기차업체인 비야디는 국내 자동차업계에서는 껄끄러운 존재다. 가성비는 물론 품질도 무시 못 할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중형 세단 ‘씰’,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토3’ 등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업체들과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배터리 분야에서도 중국은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8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중국 CATL은 7.0%(84.9GWh)의 성장률을 나타내며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 또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CATL 배터리는 테슬라, BMW, 폭스바겐, 현대차 등 다수의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또한 자국의 공급 과잉을 수출로 해소하며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2.7%포인트 하락한 45.6%를 기록했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 자동차 시장도 세계 시장과 보조를 맞추는 정도의 판매가 이뤄지도록 정부와 기업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세계적으로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자동차에 대한 대책도 요구된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 전기차 및 배터리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생산 방식의 혁신, 공급망 효율화 등이 필요하며, 자율주행, 스마트화, 디자인 등에서 차별화를 추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봇청소기 브랜드 로보락(Roborock)이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 마련된 팝업스토어에서 ‘S8 맥스V 울트라’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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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가전 터줏대감들…‘긴장’
세계 정상급 점유율을 자랑하던 국내 가전업체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최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중국 TV브랜드 TCL은 지난해 3분기 80인치 이상 초대형 TV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점유율 23%를 기록하며 2개 분기 연속 삼성전자(19%)를 앞섰다. 삼성전자는 전년 3분기 26% 대비 7%포인트 감소했다. 이어 중국 하이센스가 3위로 점유율 16.5%를 기록해 2.5%포인트 차이로 삼성전자를 추격했다. LG전자는 11% 점유율로 4위에 머물렀다.
중국은 지난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최대 가전 박람회인 CES 2025에서 1339개 업체가 참가했다. 이는 미국(1509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기업이 참가한 것으로 한국의 참가 업체 수는 1031개다. 불과 몇 년 전부터 중국 업체 수가 미국 다음으로 많아졌다. 신기술 각축장으로 불리는 CES에서 중국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할 수 있다.
국내시장 진출 소식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중국 샤오미는 한국 지사인 샤오미테크놀로지코리아를 설립하고 업무를 시작했다. 또한 오는 15일 첫 기자간담회를 통해 TV, 로봇 청소기,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 등의 제품을 공개하며 상반기 중 서울에서 오프라인 매장도 열 계획이다.
이미 국내에서 로봇청소기업계를 주름잡고 있는 중국업체 로보락도 판매 제품군을 확장했다. 로보락은 지난해 말 일체형 세탁건조기를 국내에 출시했다. TCL은 가격과 기술력을 앞세워 국내시장을 공략 중이다. LG와 삼성으로 안목이 높은 국내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대형 TV, 퀀텀닷 미니 발광 다이오(QD-Mini LED) 등 프리미엄 제품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결국 국내기업들이 또 다른 초격차를 준비해야 할 때다. 심우중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국내업체들이 AI(인공지능)를 활용한 국내 공장의 생산성 극대화로 국내 생산을 확대해야 하고, 스마트홈 서비스 개발∙운영 등의 밸류 체인 부문을 국내에서 담당하여 국내 부가가치를 제고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가정용 로봇, 개인맞춤형 기기 등 신제품 시장을 개척하고 글로벌 스마트홈 플랫폼을 확보하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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