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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오늘 아침 최저기온 영하 18도…올 겨울 들어 최강 한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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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제주도 산지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지난 7일 오전 한라산 어리목 일대에 눈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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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전국 곳곳에 한파특보, 충남·전북 서해안을 중심으로 대설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전국이 올겨울 ‘최강 한파’ 기간에 들었다. 10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21도에 달해 강추위의 정점을 찍을 전망이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서울 전역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 이틀 연속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도(주의보)~영하 15도(경보)일 때 내려지는 한파특보를 발효했다. 아침 최저기온은 9일 영하 18도, 10일 영하 21도, 11일 영하 18도 등으로 예보돼, 당분간 올겨울 가장 추운 기간이 계속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주말인 11일 아침까지 이러한 기온이 유지되다 이날 낮 이후 점차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9일엔 충남과 전라, 제주 산지를 중심으로 시간당 3~5㎝의 강하고 많은 눈이 내릴 전망이다. 광주·전남과 충남은 5~15㎝(많은 곳 20㎝ 이상), 전북 지역은 최대 30㎝ 이상 쌓이는 폭설이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날 서울시는 올겨울 처음 ‘동파 경계’ 단계를 발령하고 경기도는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가동하는 등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본격적으로 한파와 대설에 대한 대비에 나섰다.



이번 한파에 대해 기상청은 “중국 북동 지방에 위치한 상층저기압이 영하 30도 이하의 찬 공기를 우리나라로 유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북극 지방에 찬 공기를 가둬두는 제트기류가 약해져 한기를 머금고 있는 ‘극소용돌이’(polar vortex)가 북반구 저위도 지역까지 내려와 영향을 미친 결과로 풀이된다.



이런 상황은 북반구 곳곳에서 공통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6일(현지시각) 미국 동부와 중부 지역에도 10년 새 가장 많은 눈이 내렸다. 특히 눈이 잘 오지 않은 워싱턴 디시(DC)에서 2년 만에 최대 적설량(13㎝ 상당)을 기록했고, 중부 캔자스주 채프먼 일대엔 50㎝ 넘는 눈이 쌓였다.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도 약 28㎝ 눈이 내리면서 관측 역사상 가장 많은 적설량을 기록했다. 기온도 급격히 떨어져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지난 7일 텍사스 북부와 대평원에서 대서양 중부 지역에 이르기까지 기온이 예년보다 5~20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비슷한 시기 캐나다 대부분 지역에도 곳곳에 30㎝의 눈이 내려 기상 경보가 발령됐고, 일본도 앞서 연말연시에 엄청난 양의 폭설을 겪었다. 최근 일본 엔에이치케이(NHK)는 지난주부터 북일본 아오모리현 핫코다산맥에 누적 409㎝까지 눈이 쌓여 예년 기록의 2배였다고 보도했다. 지난 6일 영국과 독일 등 유럽 북부 지역에도 폭설·폭우가 내려 공항 등 일부 지역이 폐쇄되기도 했다.



한겨레

지난 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디시에서 폭설이 내린 가운데 미 연방 의사당 근처에서 한 탐지견이 하얀 눈을 보고 있는 모습. 아에프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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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상청은 극소용돌이를 최근 벌어진 한파와 폭설의 원인으로 풀이하고 있다. 북극을 맴도는 극소용돌이는 찬 공기를 감싸는 저기압 소용돌이로, 제트기류의 주된 동력이다. 극소용돌이 주변에 부는 강한 제트기류는 극소용돌이를 극지방에 가둬두는 구실을 하는데,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극소용돌이가 찬 공기와 함께 남하해 폭설을 내렸다는 것이다. 외신들 역시 전문가 분석 등을 활용해 극소용돌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6일 가디언은 “미국에서 일어난 겨울 폭풍 ‘블레어’의 근본 원인은 극소용돌이의 교란으로, 극소용돌이가 당분간 대륙을 가로질러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차가운 공기를 끌고 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온난화가 극소용돌이의 교란을 가져왔다는 지적도 나온다. 6일 알자지라는 “(지구온난화로) 북극이 다른 곳보다 더 빨리 따뜻해지고 있는데, 이는 극소용돌이와 제트기류를 약화시켜 극소용돌이가 유럽과 북아시아를 포함한 많은 지역으로 찬 공기를 가져오는 게 더 쉬워지게 만든다”고 보도했다. 8일 에이피(AP)통신도 “극저온의 극소용돌이는 보통 북극을 돌지만 가끔 미국이나 유럽, 아시아 남쪽으로도 돌진하는데, 일부 전문가들은 역설적이게도 이것이 지구온난화 때문이라고 지적한다”고 전했다.



한편 한반도에서는 이례적으로 높은 해수온이 폭설의 조건으로 작용하고 있기도 하다. 김해동 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번 한파와 폭설에 대해 “따뜻한 바다에서 고온다습한 공기가 육상으로 올라갔고, 북쪽의 찬 공기가 내려와 남쪽에서 올라온 고온다습한 공기와 만나 대규모 응결이 발생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김 교수는 “산업화 이후 계속 해양 온도가 뜨거워지는 상황에다, 제트기류 약화까지 더해지며 북반구 전반에서 폭설과 폭우가 내리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의 극단성, 돌변성, 특이성 등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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