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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모든 게 불타고 있었다"…'생지옥' 연상 불길에 LA 주민들 경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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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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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같았다. 주변의 모든 집이 불타고 있었다"

미국 서부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LA)에서 발생한 산불이 돌풍을 타고 빠른 속도로 시내까지 덮치면서 그간 건조한 산악 지대에서 발생한 화재를 자주 목격해왔던 LA 주민들조차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8일(현지시간) 미 CNN 뉴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4만여 명이 거주하는 LA 북부 교외 마을 알타데나는 전날 밤 인근 이튼 협곡에서 발생한 산불이 빠르게 민가로 번지면서 곳곳이 불길에 휩싸였습니다.

CNN이 촬영한 영상에 따르면 이미 불길이 휩쓸고 지나간 마을 곳곳에는 불에 탄 차량과 집들이 뼈대만 앙상하게 남은 채 버려져 있었고, 하늘은 자욱한 연기와 곳곳에 남은 불길로 온통 주황빛으로 물들어 있었습니다.

이곳 주민들은 한밤중에 다급히 인근 패서디나의 대피소로 몸을 피했습니다.

주민들은 인근에서 산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도 불길이 이렇게 빨리 민가로 내려올 줄 몰랐다며 긴박했던 순간을 전했습니다.

패서디나 대피소에 가족과 함께 대피한 케빈 윌리엄스는 로이터에 처음에 산불 소식을 듣고는 "가족들에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그 불이 여기까지 올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그런데 그렇게 됐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인근에서 거대한 폭발음이 두 차례 났으며 진동이 집에서도 느껴졌다면서 "나가야 할 때라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당시 상황이 "마치 전쟁터 같았다"면서 "바람은 거세졌고, 불길은 9∼12m 높이까지 치솟았으며 곳곳에서 '펑, 펑' 하는 폭발음이 들렸다"고 했습니다.

LA 근교의 건조한 산악 지대에서 나는 산불을 자주 목격해왔던 주민들도 최근 발생한 국지성 돌풍 '샌타애나'를 타고 한순간에 도심까지 덮친 이번 산불은 처음 겪는 일이라고 털어놨습니다.

패서디나 대피소에서 만난 71세 프란시스 코렐라는 로이터에 "수년간 화재를 겪어왔지만 이런 적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당국은 전날부터 LA 서부 해안가 퍼시픽 팰리세이즈를 시작으로 이 지역에 연이어 발생한 총 4건의 대형 산불로 5명이 사망하고 최소 7만 명이 대피했다고 밝혔습니다.

전날 오전 화재가 시작된 LA 해안가 부촌 퍼시픽 팰리세이즈 지역의 즐비한 호화 저택들도 불길을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퍼시픽 팰리세이즈 지역 의회 의장인 수 콜은 CNN에 마을의 "사실상 모든 것이 사라졌다"면서 "교회와 학교, 상점, 주유소 등 모든 것이 불에 탔다"고 말했습니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영화배우 제임스 우즈는 CNN에 대피 전 상황을 전하면서 "마치 지옥같았다, 우리 주변의 모든 집들이 불타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가족들과 급하게 옷가지와 안경, 약만 겨우 챙긴 채 대피했다는 그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어제는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고 있었는데,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이 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전날 이 지역 주변 도로에는 대피하던 이들이 차량 행렬에 갇혀 움직이지 못하자 차를 버리고 떠나면서 도로가 버려진 차들로 가득 채워졌습니다.

이에 소방관들은 화재 현장에 접근하기 위해 불도저를 동원해 도로에 버려진 차들을 치우기도 했습니다.

전날부터 동시다발적으로 터진 산불이 최고 시속 160㎞에 달하는 강한 돌풍과 건조한 기후를 만나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서 당국이 진화 작업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LA 소방국은 이 지역 소방 인력만으로는 이 정도 규모의 화재 4건을 대응하기는 역부족이라면서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앤서니 마론 LA 카운티 소방서장은 이번 화재는 "일반적인 적색경보 수준이 아니다. 우리는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LA 카운티에는 이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소방 인력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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