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멕시코만을 미국만으로" 주장에…고지도 펼쳐놓고 "북미를 멕시코 아메리카로" 응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멕시코 대통령이 미국의 국호를 '멕시코 아메리카'로 개칭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멕시코만'을 '미국만'(아메리카만)으로 바꾸겠다고 언급한 데 대한 응수로 풀이된다.
8일(현지시간) AFP통신·로이터통신·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을 종합하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대형 스크린에 17세기 고지도 이미지를 띄워 놓고 "북미지역을 멕시코 아메리카로 부르면 어떨까"라며 "좋을 것 같지 않나요"라고 농담 섞인 어조로 말했다.
해당 지도에는 미국 국토 대부분에 'AMERICA MEXICANA'(아메리카 멕시카나)라고 써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네바다·유타·애리조나·뉴멕시코 등 지역은 멕시코 영토로 표시돼 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대형 스크린에 17세기 고지도 이미지를 띄워 놓고 "북미지역을 멕시코 아메리카로 부르면 어떨까"라며 "좋을 것 같지 않나요"라고 농담 섞인 어조로 말했다. /AFPBBNews=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셰인바움 대통령은 "1607년 북미 대륙 명칭을 살필 수 있는 증거"며 "이곳을 왜 멕시코 아메리카라고 부르지 않느냐"고 미국을 가리켰다. 그는 이어 "멕시코만이라는 이름은 유엔에서 인증하는 이름"이라며 "17세기에도 멕시코만이라는 이름이 존재했고 국제적으로도 통용이 되고 있으며 미국이라는 나라가 생기기 전부터 확인되는 명칭"이라고 강조했다.
멕시코만은 미국 5개주, 멕시코 5개주, 쿠바 등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날 셰인바움 대통령의 설명은 "멕시코만의 명칭을 미국만으로 바꾸겠다"는 트럼프 당선인 발언에 대한 멕시코 정부의 입장으로 볼 수 있다고 외신들은 짚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전날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별장에서 "마이애미와 멕시코 칸쿤을 나누는 수역의 이름을 바꿀 계획"이라며 "미국만이라고 부르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은 언제, 어떻게 명칭을 바꿀지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AP통신은 "트럼프 정부가 실제 자국 내에서 '미국만'이라고 개칭해 부르자고 결정할 수도 있으나, 외국에서 이를 따를 필요는 없다"며 "관련 국제기구는 명칭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육로 국경에 있는 '리오그란데강' 역시 멕시코에서는 '브라보강'(리오 브라보)으로 양국이 서로 다른 지명을 쓰고 있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장벽, 마약 카르텔 등 멕시코에 대한 강도 높은 주장에 유연한 자세로 대처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셰인바움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장벽, 마약 카르텔 등 멕시코에 대한 강도 높은 주장에 유연한 자세로 대처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트럼프의 말에 주의를 기울이되 푹 빠질 필요는 없다"며 "미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이슈 하나하나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멕시코가 대외적으론 미국에 보복관세 부과 등 강경한 입장을 취하면서 물 밑에선 몸을 낮추는 듯한 태도로 미국과의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멕시코 정부는 트럼프 당선인 취임을 앞두고 북미 무역협정 당사국 지위를 잃지 않기 위해 일련의 정책을 내놓고 있다. 중국을 겨냥한 선제적 관세 부과, 모조품 불법행위 단속 등이 대표적이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