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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철통 방어벽에 스며든 '체감 -16.5도' 한파…尹 체포영장 집행 변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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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8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근처에서 이뤄진 집회. 윤석열 대통령 체포에 반대하는 집회(왼쪽)와 체포를 촉구하는 집회(오른쪽) 모두 강추위에 평소보다 사람이 줄어든 모습. /사진=이찬종 기자, 이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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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밤 서울 전역 한파주의보가 발효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강추위가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날씨가 용산 한남동 관저 인근에서 열리는 옥외집회와 경호 인력에 영향을 미치면서다.

기상청에 따르면 9일 오전 8시 서울 용산구 기온은 영하 10.2도에 체감온도는 영하 16.5도를 기록했다. 한남동 관저 인근에서 열리는 집회에 참여한 이들은 천막 밑에서 몸을 담요로 감싸고 핫팩과 컵라면 등으로 몸을 덥히고 있었다. 텐트를 치고 난로를 가져온 시민도 보였다. 이날 서울 낮 최고기온은 영하 8도로 예보됐다.

보수집회에 참여한 50대 여성 A씨는 "새벽에도 있으신 노인분들이 우려된다"며 "나는 핫팩을 3개씩 챙겼고 그나마 젊어서 괜찮다"고 했다. 또 다른 20대 남성 B씨는 "주위를 보면 밤새우는 노인분들이 있다"며 "노인분들 체온이 내려갈까 봐 너무 걱정"이라고 말했다.

집회 참가자 대다수가 중장년층으로 구성된 보수집회 특성상 한파 동안 집회에 참여하는 인원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질병관리청 건강정보에 따르면 노인은 추울 때 혈관을 수축해 열 손실을 감소시키고 신체를 떠는 등 보상반응이 일반 성인보다 낮아 한랭 질환에 취약하다. 또 노인이 동절기 이른 아침에 무리한 신체 활동할 경우 혈압이 상승하거나 심뇌혈관질환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와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 공조수사본부 입장에선 관저 진입 전 뚫어내야 할 '첫번째 방어벽'이 약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서 지난 3일 첫번째 체포영장 집행 당시 윤 대통령 지지자 30여명은 관저 앞을 점거하다 경찰에 의해 강제해산됐다.


경호 인력, 한파에 피로도↑체력↓…추위 절정인 오는 10일 영장 집행 용이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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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관들이 탄 차량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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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00여명의 경호처 인력도 강추위에 피로도가 심해지며 체력이 저하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추운 날씨엔 관절과 인대, 힘줄이 뻣뻣해져 작은 충격에도 쉽게 손상된다. 지난 3일 체포영장 첫 집행 당시 공조본은 경호처의 인간 벽을 뚫지 못하고 약 5시간30여분간 대치하다 철수했다. 한파 속 이같은 실외 대치가 계속되면 외부 인력 보강이 가능한 경찰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 대치 상황은 장기전으로 흐르는 모양새다. 공조본은 지난 3일 체포영장 집행 실패 이후 영장 기한을 늘리는 식으로 지난 7일 재발부받았다. 윤 대통령 측은 지난 8일 체포영장 발부 주체가 바뀌거나 구속영장이 나오면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파가 만들어낸 변수가 공조본을 도와주는 건 오는 12일까지다. 기상청은 지난 8일 오후 9시를 기해 서울 전역에 한파주의보를 발효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9일 열린 정례 예보 브리핑에서 "오는 10일 아침이 이번 한파의 절정으로 전망된다"며 "오는 12일부터 평년 수준으로 기온이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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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부장검사 등 공수처 수사관들이 지난 3일 오전 8시 30분 경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검문소에 진입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려 하자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55경비단 병력이 수사관들을 둘러싸 저지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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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이찬종 기자 coldbell@mt.co.kr 이현수 기자 lhs1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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