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만 맞대결, 18일 선정
"삼성 소형 평수 복도식 설계…아쉬워"
"금융 혜택은 삼성 우위…현대, 일률·단편 설계"
지난 8일 찾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한남4구역 재개발 구역은 오래된 빨간 벽돌 다가구주택과 노후된 기반시설, 오래된 가게들이 자리했다. /황준익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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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황준익 기자] "처음에는 조합 내부 분위기가 삼성물산 쪽으로 기울었는데 두 회사의 제안서가 나온 이후 현대건설로도 많이 넘어와 지금은 진짜 박빙이에요."(보광동 A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
지난 8일 찾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한남4구역 재개발 구역은 오래된 빨간 벽돌 다가구주택과 노후된 기반시설, 오래된 가게들이 자리했다. 빈 점포도 곳곳이 눈에 띄었다. 거리 곳곳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붙은 삼성물산, 현대건설의 한남4구역 홍보 포스터가 이곳이 재개발 지역임을 실감케 했다.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360번지 일원에 지하 4층~지상 22층, 51개 동, 2331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강북권 재개발 최대어'로 꼽힌다. 공사비는 3.3㎡당 940만원으로 총 1조6000억원에 달한다. 업계 1·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한남4구역 재개발 수주를 놓고 맞붙었다.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360번지 일원에 지하 4층~지상 22층, 51개 동, 2331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강북권 재개발 최대어'로 꼽힌다. /황준익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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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광동 B 공인중개사 사무소에서 만난 한남4구역 조합원 C씨는 "삼성물산 소형 평수 비율이 25%에 달하고 일부는 설계도 복도식에 엘리베이터도 2대에 불과해 8가구당 1대꼴"이라며 "여기에 소형 평수를 한 군데 몰아넣었는데 요즘 임대아파트도 이렇게 나오지 않는다. 일부 동을 성벽처럼 쌓은 건 삼성물산이 조합원을 우습게 본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합원 D씨는 "50평대인 원형 주동 앞에는 서빙고 고가도로가 있어 저층 세대는 한강 조망이 불가능하고 북향 세대는 앞에 병풍처럼 아파트가 일자로 있어 바람길이 막혀 있다"며 "원형 주동을 피하려고 50평대를 희망하는 조합원이 40평대로, 40평대는 또 30평대로 밀리면 결국 희망하는 평수에 못 들어가게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조합원 E씨는 "원형 주동이 특허받은 설계라 추후 랜드마크가 될 가능성을 두고 반응이 더 좋다. 현대건설은 일률·단편적인 설계라 큰 호응은 없는 상태"라며 "젊은 조합원들은 추가분담금이나 금융 비용 고민이 많은데 삼성물산은 착공 시기를 명확하게 제시해 이자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B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경쟁 입찰이 붙으면 입주 이후 변경할 수 없는 단지 배치, 창호, 층고 등의 하드웨어를 봐야한다"며 "특히 단지 배치가 잘못되면 같은 한강변인 한남 3·4·5구역 중 시세가 가장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남4구역 시공사는 오는 18일 결정된다. 사진은 용산구 보광동 내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붙어 있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한남4구역 홍보 포스터. /황준익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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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남4구역 매물은 씨가 마른 상태다. C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탄핵 정국이라 거래가 뚝 끊켰다"며 "추후 시국이 안정화되면 한남4구역은 평당 1억5000만~2억원까지 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남4구역 시공사는 오는 18일 결정된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용산구청 인근에 각각 홍보관을 열고 조합원 표심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물산은 전체 2360가구의 70%인 총 1652가구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하도록 설계했고 조합 1166가구 모두 한강 조망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또 분담금 상환 최대 4년 유예, 조합원 이주비 담보인정비율(LTV) 150%, 최저 이주비 12억원 등의 금융 조건을 제안했으며 전체 사업비를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0.78%로 조달하겠다고 제안했다.
사진은 한남3구역과 4구역 사이를 가로지르는 보광로. /황준익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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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관계자는 "둔촌주공 사태처럼 현대건설은 공사 중단과 착공 지연을 협상의 무기로 이용한다"며 "삼성물산은 공사 중단 없는 유일한 시공사로 준공과 입주일정을 반드시 준수하고 조합에 제시한 조건을 이행해 신속하고 안정적인 사업 수행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세계적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의 설계 철학을 반영한 외관 디자인을 선보였다. 고급 알루미늄 패널 8만8000장을 제안해 한강의 물결과 남산의 능선을 형상화한 곡선미로 세련된 이미지를 강조했다. 특히 천장고 2.7m와 높이 2.5m의 조망형 창호로 통풍과 채광을 극대화했고 6가지 유형의 테라스를 제안해 모든 조합원이 한강, 남산, 용산공원 등 프리미엄 조망을 누릴 있도록 했다. 현대건설은 책임준공확약서를 통해 공사 중단 없이 프로젝트를 완수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철거를 포함한 공사 기간을 49개월로 빠른 입주를 약속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공사비를 평당 881만원으로 책정해 경쟁사보다 조합원 분담금을 7200만원 절감하는 등 1억9000여만원의 절감 효과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plusi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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