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컬러 '블루' 대신 상대팀 컬러 '레드' 적용에 반대
팬들 "홈구장 상징색을 바꾸는 것은 팀 정체성 훼손"
축구팬 의견 보다 울산시장 의견이 반영된 색상 변경으로 해석
울산HD FC 공식 팬클럽인 '처용전사'가 9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울산시설공단이 진행 중인 관람석 색상 교체 공사에 대해 반대하는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최수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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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블루 색상을 대표로 하는 팀 컬러에 뜬금없이 레드 색깔이라뇨. 포항과 맞붙는 동해안 더비 때는 부정 탄다고 빨간색 양말 조차 안 신어요."
울산HD FC 팬클럽 '처용전사'들이 9일 기자회견까지 자처하고 나서 울산시에 강력 항의했다. 울산HD의 홈구장인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의 관중석 색상 교체 논란이 해를 넘겨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울산HD FC 팬클럽 '처용전사' 관계자들은 이와 관련해 이날 오전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손근호, 손명희 울산시의원과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관람석 교체 공사의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울산시설공단은 20억원의 예산으로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문수축구경기장 3층 관람석 개선 및 교체 공사를 벌이고 있다.
오는 3월까지 1만 5694개의 좌석을 옅은 파랑→빨강의 그러데이션 색상으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전체 3층인 문수축구경기장 관람석은 지난 2016년 1층 좌석을 파랑, 2022년에는 2층 좌석을 파랑→옅은 파랑의 그러데이션으로 교체한 바 있다.
그러다가 지난해 3층 좌석을 빨간색으로 교체한다는 소문이 전해지면서 울산HD FC 홈 팬을 중심으로 김두겸 울산시장이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 상징색으로 교체하려한다는 내용의 '정치색' 논란이 일었다.
이후 팬클럽이 경기장을 관리하는 울산시설공단에 교체 배경 등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수차례 문의했지만 시설공단이 묵묵부답하면서 문제는 더욱 불거졌다.
팬클럽 한 관계자는 "울산HD FC의 상징인 '블루'를 '레드'와 섞는 것은 팀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것이다"라며 "동해안더비에서 팀의 승리를 위해 빨간색은 금기와 같은데 팬들의 의견도 묻지 않고 홈구장에 빨간색을 넣는다는 것은 자존심마저 상하게 하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팬클럽은 이런 상황에서 구단 사무국이 이렇다 할 항의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구단에 대한 불만까지도 드러냈다.
울산HD FC 공식 팬클럽인 '처용전사'의 SNS 소통방. 팬들의 의견을 담아 관람석 색상 반대 의견을 울산시에 전달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처용전사들은 이같은 이의 제기에도 울산시의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처용전사 인스타그램 화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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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손근호 시의원과 손명희 시의원은 "김두겸 시장의 소속 정당 색깔이 빨간색이라 그런지 시 행사장, 시 홍보물 등이 빨간색 위주로 만들어지고 있기에 축구경기장에 정치색을 입히려 한다는 의혹이 타당성을 얻고 있다"라고 말했다.
게다가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 정치색을 입히려 한다는 의혹 이후 6개월이 지났지만 홈팬들과 대화와 소통으로 풀려는 울산시의 노력은 전혀 볼 수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울산시설공단은 "현재 추진되는 파랑→빨강의 그러데이션 색상은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선정된 것으로, 그동안 적색, 청색, 초록, 노랑 등 4색에서 축구의 역동성을 고려한 색 조합이다"라고 해명했다.
또 "국가대표 평가전 등 A매치 국제경기가 개최되는 국제규격축구장으로 관람석 전부를 청색으로 교체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니폼이 적색 계열인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와 파란색이 상징인 일본과의 경기를 사례로 들었다.
한편, 문수축구경기장은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경기장으로 지어졌으며, 3만 6243석의 관람석을 갖추고 있다.
울산 문수축구경기장. 울산시설공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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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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