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컴퓨터·메모리·센서·플랫폼 개발에 투입
"올해 양자 산업화 원년"... 'CES 2025'도 주목
핵심 인력은 정부 목표의 5분의 1 그친 500명
이창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제4차 K-퀀텀 스퀘어 미팅'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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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해 양자과학기술 관련 사업에 1,981억 원을 투자한다. 지난해보다 예산을 54% 늘려 과감한 투자를 하겠다는 설명이다. 선도국 수준의 상용기술 확보를 위한 ‘양자과학기술 플래그십(대표) 프로젝트’도 올해부터 본격 추진된다. 추격국으로서 양적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인데, 늘어난 투자를 감당할 핵심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이 난제로 꼽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9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제4차 K-퀀텀 스퀘어 미팅’을 열고 국내 양자기술 개발 현황과 올해 정책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과기정통부의 양자 사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핵심기술 연구개발(R&D)이다. 양자컴퓨팅(479억 원), 양자통신(377억 원), 양자센서(209억 원) 등 연구에 1,12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인프라 강화에는 양자연구 거점(플랫폼) 지원 사업(68억 원)이 새로 추가되는 등 417억 원이 배정됐다. 나머지 444억 원은 국제협력과 인력 양성에 쓰인다.
정부가 양자 분야 역량 결집을 위해 추진해온 플래그십 프로젝트도 올해 본격화한다. 2032년까지 △1,000큐비트(양자비트)급의 신뢰성 높은 양자컴퓨터를 개발하고 △양자메모리 기반의 양자인터넷을 개발 및 실증하며 △세계 최고 수준 양자센서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 예산은 252억 원이다. 이종우 과기정통부 양자과학기술산업팀장은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자체 예산과 기초연구 단위의 양자 관련 과제까지 감안하면 전체적으로 양자과학기술에 약 3,000억 원이 투입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세계 각국의 양자기술 연구가 기초과학을 넘어 산업화로 이행되고 있는 만큼 정부도 같은 방향으로 R&D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창윤 과기정통부 1차관은 “올해는 양자기술 산업화의 원년이 될 것”이라며 “양자전략위원회 등 중요 거버넌스가 조속히 출범하고 산업화를 위한 민간 협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산업 적용이 가능한 양자컴퓨터가 등장하기까지는 십수 년이 걸릴 전망이다. 지난 7일(현지시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에 참가해 “매우 유용한 양자컴퓨터가 나오기까지는 20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는 후발주자인 한국이 선도국의 기술을 추격할 시간이 남아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정작 그 핵심 역할을 할 가장 중요한 자원인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해 1월 기준 국내 대학과 연구소, 산업계에 있는 양자 분야 핵심 인력은 499명이다. 정부가 확보를 목표로 한 2,500명에 크게 못 미친다.
정일룡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양자국가기술전략센터 책임연구원은 “양자 분야 투자 금액이 늘어난다 해도 연구 인력이 적다 보니 크게 증액된 R&D 사업을 쫓아가기 버거워질 수 있다”며 “양자분야 기초 연구자에 더해 컴퓨터공학, 바이오 등 융합 분야까지 보다 폭넓은 인재가 유인되도록 판을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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